길거리를 지나 다니며 가장 위협적인 존재 중 하나가 바로 비둘기다. 사람이 가까이 가도 물러서지 않고 고개를 까딱거리며 조류 공포증을 양산해 내는 비둘기. <스파이 지니어스>는 비둘기에 대한 새로운 시선으로 극혐 비둘기마저 사랑스럽게 표현한 애니메이션이다.
모두의 우상인 잘 나가는 스파이 랜스. 빌런 킬리언의 계략으로 한 순간에 누명을 쓰고 쫒기는 신세가 되고, 괴짜 사이언티스트 월터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찾아간다. 그러나 월터가 실험 중이던 액체를 마시고 하필 비둘기로 변신한다. 혼자 일하는 것이 원칙인 랜스는 비둘기로 변하면서 할 수 없이 월터, 그리고 비둘기 친구들과 공조하게 되고 함께 빌런 킬리언을 찾는다. 비둘기로 변신한 랜스와 비둘기 친구들의 팀워크가 어찌나 적재적소에 발휘되는지 감동적일 지경. 이게 바로 비둘기들의 집단지성인가.
SELLING POINT. 액션, 코미디, 메시지까지 살린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을 보면 '저건 실사는 못하겠다' 싶은 장면들이 있다. <스파이 지니어스>에서는 액션 씬들이 그랬다. 랜스의 아우디 추격전과 같은 볼만한 액션 시퀀스들로 초반 눈길을 끈다. 비둘기로 변신한 독특한 액션까지 더해져 독창적인 액션을 보는 재미가 있다.
한편 랜스와 월터, 비둘기들과의 호흡은 그 자체가 코미디. 거기에 지니어스 월터의 기상천외한 무기들은 중요한 순간에 피식피식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한국 드라마 시청을 빼먹지 않는 한국 덕후 월터 덕분에 영화 속 한국 문화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지막으로 자의든 타의든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했던 랜스와 월터가 공조하고 협동하는 모습은 꽤 훈훈한 메시지를 던진다.
내가 비둘기를 귀엽다고 생각할 줄이야. 영화관을 나오며 적잖히 충격을 받았지만 비둘기라서 신선했던 애니메이션. 세상에 없던 비둘기 팀플레이를 <스파이 지니어스>에서 만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