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뷰티 연금술사 Nov 01. 2018

알리바바 마윈의 12가지 인생 강의

매우 주관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으로 이 제목의 책을 읽은 서평입니다.

 매일경제신문사에서 발행한 책인데 늘 그렇듯, 잠이 안 올 때는 역시 책을 읽는 게 좋아. 사전에 책에 대해 알아보고 고르기보단 그냥 아무거나 눈길 닿고 손에 잡기 편하고, 혹시나 한 번에 다 읽을 수 있는 정도면 손이 가더라고. 그렇게 읽게 된 책에 대한 지. 극. 히. 개인적인 독후감이다.





 마윈 하면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본 인물이잖아. 아주아주 개성적인 외모와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엄청난 투자를 유치한 기가 막힌 이야기.


 마윈이 6분 정도 말하고 손정의 회장에게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받아낸 스토리는 지금도 곳곳에서 사업계획을 프레젠테이션하는 기준이 되어버렸지. (솔직히 이거 너무 한 거 아니오~! 창업자들에게는 마윈처럼 왜 군더더기 없이 자신의 사업을 설명 못 하냐고 하는데.... 그럼 심사하는 투자자는 왜 손정의처럼 단박에 투자 결정 내리는 능력과 꿰뚫어 보는 인사이트는 없는 것이요.)


 자! 여기서 문제! 손정의 회장님이 마윈을 보고 그냥 단순하게 한 번 만나서 6분 동안 순수하게 사업 이야기만 듣고 "너 사업 굿! 너 발표 굿! 나 투자할게"라고 했을까? 과연???


 마윈이 손정의 회장을 찾아갔을 때는 이미 마윈은 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상태였다는 걸 잊으면 안돼요. 한 마디로 이미 다른 곳, 다른 투자자들에게서 검증받았어. 손정의 회장님의 안목과 인사이트를 깎아내리려는 게 아니라, 중요한 점은 마윈은 벌써 준비가 다 되었고, 확인 절차로 투자까지 얻어낸 완성도를 가진 상태에서 추가 투자를 이끌어 냈다는 거야. 그러니... 사실 나는 엘리베이터 피칭이라던가, 짧은 사업계획/투자 IR을 초기 창업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좀 적용하기 무리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뭐... 그렇다고;;;




마윈이 했던 이야기 중 우리처럼 몬~~ 생긴 외모를 가진 남자들의 희망고문!


"꿈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하면 외모는 상관이 없다. 남자의 재능은 용모와 반비례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아... 이런 달콤하고, 어둠 속에 빛이 되는 명언을 주시나이까~~~ 하고 잠깐 글빨에 휘둘리지만... 문장 끝을 봐봐.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런 메아리가 울리잖아. 경우가 많다고 하는 거지 확신은 없어. 그냥 자기 생각이야. 근거나 물증, 통계 따위는 필요 없는 마윈에게 해당되는 인생살이에서 자기 합리적인 사견이야. 이게 마윈이 성공했으니까 통하는 이야기지. 베이징대학교에 가보면 잘 생기고, 공부 잘하는 애들 엄청 많아. 세상에 재능과 용모가 정비례하는 경우도 많아. 근거나 물증, 통계 제시하라고? 아... 나도 마윈처럼 증거는 제시 못 하겠고, 살아오면서 보니까 그렇더라고. 이봐이봐! 나도 너랑 동질감을 느끼는 동족이야. 나라고 이렇게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글에 딴지 걸고 싶겠냐? 같은 편끼리 왜 이래? 그건 그거고, 눈에 거슬리는 논리/사실관계는 다시 한번 짚어주는 습관을 연습해야 할 것 아니겠니~~? 




"오늘 힘들고 내일 더 고통스러우면 모레에는 아름다운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건 금과옥조 같은 말씀이십니다~!!!! 근데 오늘도 고통스럽고, 내일도 더 고통스럽고, 모레도 더더 고통스러우면, 또 다음날도... 그렇게 반복되어도... 훗날의 아름다운 성과를 위해 견뎌야겠죠? 흑흑흑~!! 지난 나의 글들을 찾아보면 내 솔직한 심정이랄까 아니면 내가 찾은 나의 좁은 철학이랄까... 노력을 아무리 한다 해도, 꼭 보상을 받지는 않는다는 거야. 매일 땅을 파는 노동자에게 내일도, 모레도, 시간이 흘러 자식의 대까지도 이어져 우물을 찾는 아프리카의 어떤 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기억하거든. 아름다운 성과는 꼭 노력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아. 지식(정보)과 전략(계획), 환경, 타이밍, 사람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조성되어야 해. 물론 노력조차 없으면 바뀌는 건 없다는 건 동의해. 노력과 끈기가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기 위한 필수 요소 중 하나라는 거야.


나같이 이런 프로 불편러 독자를 위해 한마디 더 던져 놓았더라.




"당신은 지금 마라톤을 하고 있다. 길가에는 수많은 음료수가 있다. 너는 마시면서 달리고 또 뛰면서 마신다. 달릴 수만 있다면 일단 달려가야 하지 않겠는가?"


 네네~~ 한마디로 책에서 서술된 대로 정리하자면 [죽도록 버티면 기회가 생겨난다]인 거죠? 휴우~~~ 달리는 것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달리기는 하는데, 음료수를 비치해 둔 간격이 좀 긴 거 같아요. 마라톤이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어떤 애는 중간에 택시 타기도 하고요, 어떤 애는 다리 걸기도 하고요, 어떤 애는 미리 결승점에서 기다리고 있대요. 그래도 공감합니다 마윈 형~! 달릴 수만 있다면.... 일단 달려가야죠. 이런저런 상황 다 따져가면서 안 달리는 것보다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달리는 거니까요. 마라톤에 참가한 이상, 룰이 어쩌고, 상대가 저쩌고 할 시간에 짧게는 다음 음료수가 있는 구간까지, 길게는 꼭 1등이 아니더라도 최종 결승점이라는 목표에 도달하여 완주하는 걸 상상하며 뛰어야죠. 그 부분은 절실하게 인정합니다!




 책 내용은 총 12가지 챕터로 이루어져서 마윈이 했던 말들을 기준으로 소개되어 있어. 그리고 다 읽고 나면, 좀 원론적이면서도 딱히 새로울 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 온갖 미디어나 창업, 스타트업, 리더, 기업가정신에 관련한 서적들이 많고, 다들 웬만하면 거기서 거기인 이야기들의 나열이다 보니 감흥이 적을 수도 있어. 나에게는 고만고만했어. 잠은 잘 올 것 같네 뭐.


 한 가지는 확실해. 유명해지면, 성공하면, 영향력이 있으면... 무슨 이야기든 다 통한다는 거. 그의 삶이 증명이자 살아있는 본보기니까. 잠들면 꿈속에서라도 마윈이 되어 있으면 좋겠네. 아... 외모는 빼고요. (마윈 형님 외모보다 제가 더 낫다는 건 아니고... 저도 형님과 같은 동류의 잘생기지 않으며 평균이라는 기준보다는 조금 모자란 편의 얼굴입니다만, 마윈 형님처럼 저도 제 얼굴이 마음에 들거든요. 제 꿈이니까 제 맘대로 꿀게요)



매거진의 이전글 우중충한 컨디션! 께라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