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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 연금술사 Nov 06. 2018

명견만리

매우 주관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으로 이 제목의 책을 읽은 서평입니다.

 보통은 잠들기 전에 읽었는데, 이번에는 주말에 좀 시간 내서 읽었어. 뭐 그런 날 있잖아. 머리 회전도 안 되고, 일도 진척이 없고, 몸은 쉬고 싶을 때(라고 쓰다가 다시 생각해 보니 결국은 낮잠이나 한 숨 푹 잘까 해서 책을 들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결국은 또 잠들려고 책에 손댔군;;;)


읽고 난 후에 적는 이 서평은 지. 극. 히 내 좁은 생각과 좋은 책에게 쓸데없이 태클 걸면서 나 혼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잠드는 수준에서 남기는 개인적인 글이야. 하긴 내가 책을 깐다고 좋은 책들이 안 좋아질리는 없지 뭐.




 2012년부터 지금까지 TV 수상기를 끊어서 티브이를 안 보아온 나에게는 가끔 혼동이 올 때가 있어. 저번에 "미생"이야기를 하니까 다들 TV 드라마(?)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만화책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말이야. 하긴 근데 티브이를 안 본다는 거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은 다 하고 있다~~~! 나 무시하지 마라~~~!! 원시인 아니다~~!! 개인적으로 명견만리는 유튜브를 통해 명강사 분들의 인사이트를 엿볼 수 있어서 틈틈이 시청했었지. 그러다가 이번에 읽은 책이 바로 "명견만리"야.




 사실 매년 발간되는 그 유명한 OOO 교수님과 그쪽 연구원님들이 출간하는 트렌드 OOO보다는 이게 더 낫더라. 이런 말은 그렇지만 나도 매년 그 트렌드 책 나오면, 강연하고 홍보하는 곳 가서 듣고 오는데... 이게 안 들으면 뭔가 찝찝하고, 듣고 있으면 별로 공감은 안 가고 그러대? 지나고 나면, 뭐 몇 개는 맞는 거 같고, 안 맞는 것도 있고... 하긴 뭐 그러려니 해야지. 얼떨결에 딴 책을 디스 해버렸네. 반면에 '명견만리'라는 이 책은 과거와 현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 웬만한 트렌드 관련 서적이나 인사이트를 던져주는 서적에 비해서는 꽤 괜찮은 편이야. 

 허걱~! 이 글을 읽어왔던 분들! 괜. 찮. 아. 요? 마.니. 놀. 랐. 죠? 

 웬일로 "이 놈(나)"이 책에 대해 좋은 말을 하지? 이 책이랑 아무 연관 없고요. 그냥 읽고 나서 사색도 잠기고, 다시 펼쳐보고 중간중간 멈추고 반복해서 읽어보고 한 책이라서 좀 더 후하게 점수 줍니다(그리고 최근에 읽고 서평 남긴 책들이 좀 퀄이.... 좀... 내 기준에서는 쫌.... 그랬어)




 이번에 읽은 "명견만리"라는 책은 [정치/생애/직업/탐구]라는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책이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법이 논리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지. 통계와 최근에 일어난 현상과 뉴스/소식들, 그리고 과거 사례를 언급하면서 비교하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논리 정연하고 반박하기 힘든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야. 물론 통계자료가 약간은 미묘하게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건 무시해도 될만하다고. 


 먼저, 정치에 대한 이야기는 아마 한국사람이라면 정치를 싫어하면서도 가장 폭넓게 알고 있는 분야일 거야. 하긴 외국 친구들과 대화하다 보면, 한국인들은 정치와 부동산, 경제에 너무나 빠삭하다며 심지어 할아버지부터 아줌마까지 다들 어떻게 그렇게 전문가들이냐고 하더라. 그만큼 땅덩어리 좁고, 사람은 많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봐라 이 자슥들아. 살아가면서 나도 모르게 부동산이랑 주식 그리고 정치는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툭치면 입 열리는 수준은 자동으로 되더라.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합의"지. 여당과 야당이 합의를 통해 법을 제정하듯, 정부와 국민이 서로 합의하면서 사회 공익실현과 개개인의 자유에 대한 타협점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사례를 들어 소개하지. 그리고 특정 지역의 지역주민과 이해관계로 얽힌 문제들을 어떠한 소통방법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아.




 두 번째는 생애에 대한 이야기야. 주된 내용은 우리의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젊은 때 벌어들이는 소득으로는 노후가 보장이 안되고 이에 따른 복지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져. 사실 국민연금이 있다고 한들 나도 그렇고, 내 나이 또래 이하로 젊은 세대들은 다 불안해하고 못 미더워하잖아. 게다가 복지에 관련 예산이 늘어날수록 기뻐해야 하는데 오히려 나중에 우리의 노후 때는 재정이 동날까 봐 복지에 대한 반대 여론도 잠재적으로 커져가고 있고 말이야. 그러다 보니 노후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소득을 얻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 아직 창창한 나이에 노후 걱정을 해야 하다니... 씁쓸하다.




 직업에 대한 파트부터는 매우 신나게 읽었어. 왜냐고? 그래도 내가 창업가잖아. 직업과 탐구라는 파트는 나와 매우 밀접하고, 또 공감대가 큰 이야기들이거든. 이제는 직장 다니다가 잘리면 창업이라는 공식이 아니라 일단 대한민국에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공무원이 아닌 이상은 창업을 한 번쯤은 크게 고민해야 할 시대야. 어차피 일반 직장에서 정년보장을 기대할 수 없기도 하고, 직장이라도 들어가면 다행이지만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고된 취준생의 터널이 호락호락하지 않거든. 그러다 보니 이제는 중/고등학교일 때부터 창업에 대한 교육과 관심이 크게 늘어났지. 


 그리고 어떤 일에 덕후 기질이 있거나 괜찮은 아이디어로 성공한 스타트업 스토리가 부쩍 증가하면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엄청 늘어났어. 예전에는 치킨/커피나 프랜차이즈/요식업에 몰렸지만, 그나마 최근에는 다양한 산업으로 창업이 일어나고 있지. 

 특히 에스토니아라는 나라가 있는데, 근래 들어서는 실리콘밸리보다 여기를 더 집중 조명하더라고. 스타트업의 천국이라는 식으로 소개되는 곳인데, 뭐 그건 그때 그때 달라지는 거라 그다지 관심은 없어. 스타트업이 늘어난다고 마냥 좋은 건 아냐. 너도나도 몰리면 그것도 그 나름대로 부작용이 일어나거든. 책의 마지막 두 챕터를 통해 다시 한번 창업에 대하여 생각하게 만들더군.




다 쓰고 보니... 나답지 않게 좀 좋은 점만 쓴 거 같아. 오해하지 말아 줘. 나는 책을 깔려고 이런 글을 쓰는 게 아니야. 읽고 나서 책이 좋은걸 좋다고 말하는 것이 그냥 내 솔직한 리뷰야. 분명한 점은 이 책은 읽고, 다시 찾아 읽고, 추천할 만한 책은 된다고 봐. 하지만 내가 소장하라고 하면, 굳이 소장하진 않을 거야. 


내가 책을 소장하는 경우는 시간을 타지 않으며, 계속 읽어도 질리지 않는 건데. 일단 이 책은 정보와 생각의 깊이와 논리력에서는 확실히 인정해. 하지만 시간을 타는 책이야. 그 이유는 양날의 검이랄까? 현재의 이슈와 자료 들을 근거로 현상을 분석하는 형태의 구성은 지금은 공감대가 크고, 유용하게 받아들여지지만, 반대로 시간이 더 지난 후에는 지나간 정보, 공감력을 서서히 상실해 가는 특징이 있거든. 뭐 그런 이유에서 나는 소장하지는 않되, 생각날 때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찾아보는 정도의 책으로 적당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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