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사이트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직장 생활할 때만해도 "인사이트"란 말을 딱히 쓴 기억은 없어.
직장 상사나 경영진들끼리는 자주 사용했을지 몰라도 실무진 선까지 내려 온 일들은 일단 "까라면 까고, 하라면 하는 업무"가 주를 이뤘거든.
그러다 스타트업에 한 발 내딛는 순간 인사이트랑 단어를 엄청 듣게 되더라고.
멘토들의 인사이트, 선배들의 인사이트, 대표들의 인사이트...
그만큼 인사이트라는게 사업을 하고, 이끌어가면서 중요하다는 거겠지?
그래서 인사이트에 대한 정의를 한 번 이야기 하고자 해.
영어 단어 [insight] 인사이트를 번역하면 "통찰력" 정도가 적당할거야.
통찰력이 무엇이냐. 바로 꿰뚫어 살필 수 있는 능력이라는 거지.
그럼 무엇을 꿰뚫느냐!
일반적으로 잘 알아내기 힘든 사물이나 현상의 본질이라던가
속사정, 드러나지 않거나 숨겨진 가치 같은 걸 콕 집어서 파악하는거야.
때로는 예측이 잘 안 되는 미래의 리스크라던가,
시대의 흐름/변화/트렌드 같은 것에도 적용 될 수 있어.
원석 같은 아이템이나 아이디어에만 떠올리기보다는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창업자나 팀멤버 등 사람을 분별하는 능력도 포함되지.
그러한 이유로 인사이트가 있는 사업가나 투자자에 대하여 사람들이 환호하고 부러워하곤 하는거야.
그럼 인사이트는 어디서 생기는 걸까?
본격적으로 Insight 라는 영어 단어를 파해해보자.
in(안) + Sight(보다)
내부를 살펴보는 것이 통찰력이라고 정의하는 뜻이기도 하지만 중의적으로 자신의 내부를 아는 것에서부터 생겨나는 능력이라는 뜻으로 볼 수도 있어.
통찰력의 시작점은 외부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살펴보는 것"에서부터라구.
가장 먼저 내가 무엇이 필요하고, 가진 것은 무엇이고, 무얼 준비해야하고,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자기성찰에서 통찰력은 시작되는거야.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을 적용해서 보자면,
나로부터 시작해서 우리 회사에 대하여, 고객에 대하여, 시장에 대하여, 경쟁자에 대하여 점차 확장해 나가는 인지의 단계적 과정이랄까?
다들 알고 있을만한 옛날 이야기를 들어 볼께.
옛날 옛날에~~~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시칠리아에 말야~~~
허세 쩔어서 순금 왕관에 혹한 나머지 지름신이 도래한 [히에론 왕]이 일단 질렀다더군.
근데 주변에서 왕이 호갱이라는 소문이 들리는거야.
팔랑귀인 왕도 긴가민가 의심이 막 들어서 [아르키메데스]라는 똑똑한 멘토를 부르지.
왕관이 진짜인지 아닌지 알아내라고 반협박을 날리면서 못 알아내면 벌을 주겠다는거야.
이거 완전 꼰대왕, 상또라이아니겠어?
어쨌든 [아르키메데스]는
몇날 몇일을 왕관 앞에서 해결방안을 고민했어.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해. '어떻게 알아 낼 수 있을까'
그 동안 공부 했던 모든 지식을 되살펴 보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계산을 썼다가 지웠다를 반복했을거야.
그러다 목욕하러 가서 욕조에 몸을 넣는 순간 물이 넘치는 걸보고는!!!
"이거다~! 찾았다!"하면서 [밀도]를 이용한 물질의 비교 방식을 떠올린거야.
참고로 [아르키메데스]는 "유레카(eureka)" 사건을 통해 엄청 배운 사람이고, 똘끼 충만한 인물이란걸 알 수 있어.
(단순하게 물이 넘치는 간단한 현상을 통해 밀도라는 걸 알아낸 것도 평소에 무게와 부피, 수학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고, 알몸으로 밖으로 뛰어나가며 유레카를 외친걸로 봐서 남의 시선보다는 문제 해결 자체에 더 의미를 두었다는 점에서 난 그렇게 생각해.)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일/업무에 대하여 잘 파악하고 있어야 장단점과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어.
자나깨나 집중해서 파고 들었고, 계속 온통 그 생각만 하던 와중에
외부의 어떤 현상이나 계기를 통해 "유레카!(알아냈어!)"를 외치면서 접목시킬 수 있는거지.
통찰력의 시작은 내부에서 시작한다고 그랬지?
근데 힘이라는 건 키울 수록 강해지고, 반복하고 익숙해 질 수록 더 발달하는 특징이 있어.
통찰력 역시 마찬가지야.
[아르키메데스]는 당대에 뛰어난 학자였어.
자연현상과 수학에 조예가 깊었지. 평소에도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하고, 연구를 많이 했을까?
그러한 배경 속에서 문제에 마주했을 때, 본질에 대한 질문을 되뇌이고 되뇌이다가 해답을 발견하는거지.
그렇듯 싹이 튼 통찰력을 확장시키고 키우는 방법은 외부를 많이 관찰하고, 경험과 지식을 쌓아가는 거야.
현상에 대한 관찰에 호기심과 의문을 가질 때, 문제를 파악하게 되고
문제에 대한 답을 타는 목마름으로 갈구할 때, 해답에 근접하게 되는거지.
인사이트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관한 이야기야.
누구나 자신만의 관점과 기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분석하고, 의미를 부여하지만 그 능력을 더 단련시켜서 본질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눈을 말해.
본질을 바라볼 줄 알아야 거기서 파생되는 여러 갈래의 곁가지들을 유추할 수 있게 되는거야.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도 그리 "인사이트"라는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
그러나 단련할 수 있고,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천적인 발전 가능성을 지녔기에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초능력이라고 생각해.
사업을 하면서 많은 사업가들을 만나고, 많은 투자자들을 만나.
각 방면에서 뛰어나다고 일컫는 프로들을 만나기도 해.
그들의 인사이트는 뭔가 달라도 다른 특별함이 묻어나지.
그 능력을 얻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소비했으며,
때로는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았던 희생들이 뒷받침되어 있었어.
우리도 초능력자가 될 기회가 있다는 게 얼마나 짜릿하니?
우리도 그들이 현상을 너머 볼 수 있는 세계를 보게 된다면, 얼마나 놀랍고, 신기한 일일까?
지금도 늦지 않았어.
우리도 진실을 뛔뚫는 눈, 본질을 바라보는 눈, 문제를 예측할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어.
지금 이글을 읽은 이 순간부터라도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되는 인사이트를 키워나가자구.
추신...
혹시나 누군가는 궁금해 할까봐 남기는데...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란 이야기에서 밀도는 질량/부피라서 같은 물질의 질량이 동일할 경우, 부피도 동일 해야 하는데 만약 무게가 같은데 부피가 다르면 같은 물질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는 거야. 그걸 물이 넘치는 양으로 비교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