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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 연금술사 Jan 22. 2020

"좋은 건 너만 알고 있다."

마케팅과 고객중심에 대한 이야기

진짜 잘 만들었고진짜 좋은데 고객들은 왜 몰라주는 걸까요?”

고객에게 알리기는 했나요?”     



처음에 스타트업 창업자는 누구나 다 소비자/고객이었어. 

그리고 니즈를 발견해서 해결책을 찾기 위한 기획자가 되고 누군가는 주로 개발자의 역량을 발휘하고, 누군가는 탁월한 조직 관리를 통해 제품/서비스를 완성 해가지. 


딱 여기까지가 시제품 단계와 제품화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는 한계점이야. 이제 그 이상의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마케팅과 영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야 하고, 고객을 직접 만나 알리고 팔아야 하는데...      


 어설프고 허접했던 아이디어를 뚝딱뚝딱 손보면서 무한루프 같던 시행착오를 다 겪고 이제는 곧 고객들 앞에 그간 노력과 열정의 결과물을 선보일 날이 다가오고 있어. 들뜬 꿈과 기대를 가지고 런칭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마음의 반대편에서는 혹시나 하는 두려움도 있을 거야. 안타깝게도 거의 안 좋은 예감은 꼭 맞더라.     



 첫 아이템이 크게 성공하는 케이스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템들은 실패하지. 이상하지 않아? 왜 하필 가장 고민하면서 심혈을 기울인 첫 제품 또는 서비스들이 잘 안 풀리는 걸까? 노력과 투입한 시간에 비해서 모든 게 처음이라 네 눈에는 보이지 않고 고객 눈에만 보이는 결함들 때문 일 수도 있어. 또는 고객지향적인 아이템이 아니라 개발자/공급자 입장에서 불분명한 니즈를 가진 채 왜 탄생했는지 어정쩡한 제품/서비스이기 때문일 수도 있지. 그럼에도 간혹 누구도 부인 못할 멋진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세상 빛을 제대로 보기 전에 사그라든 경우도 있더라구.     


 “이렇게 좋은데, 정말 좋은데...”


고객들이 구매하지 않는다고 푸념하며 시장 탓, 고객 탓, 세상 탓하는 어리석은 바보가 되지 말자구. 고객이 알아주지 않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알려지지 않았기에 모르는 건 고객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의 잘못이야. 그럼 무엇이 문제였고 어떻게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이야기 나눠 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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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객은 찾아오지 않는다너란 존재를 알기 전까지는...


 좋은 제품이면 뭐하니? 고객들이 너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데 어떻게 구매할 수 있겠어? 이런 게 있는지도, 설사 알게 되더라도 어디서 사야 할지도 모르는 제품이 생각보다 많아. 그 중 하나의 사례가 우리 첫 제품이기도 했지. 최소한 자사 홈페이지라도 있던가, 네이버 스토어팜이나 쿠팡, 위메프, G마켓 또는 앱이나 게임이라면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스토어 정도에는 올려 야 하지 않을까? 더 나아가 타오바오든 쇼피나 이베이, 아마존 등에 계정을 만들어 올라와 있으면 좀 더 낫지. 검색을 했을 때, 불특정 다수에게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필요로 하던 사람들 눈에는 띄어야 구매가 이루어 진 다구.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 아냐. 네이버 블로그나 검색엔진도 얼핏 풍문으로라도 소문은 듣지 않았을까? 고객들을 만날 수 있는 채널이 있다면, 일단은 노출이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 해야 해.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이 전부가 아니야. 마케팅이 없이 잘 팔리는 제품은 드물어. 거의 산업제 제품이나 소수의 특정한 납품형 제품들 외에는 마케팅이 필수야. 그래서 대표들도 마케팅을 따로 공부해야 하고, 직접 몸으로 부딪혀 보면서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우리를 알릴 수 있는지, 어떻게 브랜드를 만들어갈지를 고민하고, 우리에게 맞는 방법과 채널, 컨텐츠를 검증해 가야 해.


 어쩌면 우리가 마케팅에 약한 건 의사소통의 장애일 수도 있어. 전문적이거나 어려운 단어로 백날 말하면 고객들은 오히려 거부감이 들거나 선뜻 지갑을 열지 않게 되지. 잘 모르는 제품을 살 정도로 고객은 어리숙하지 않거든. 그러니까 고객의 언어로 번역해 말해줘야 해고객이 일상적으로 자주 접하고 사용하는 단어와 설명의 범위가 단순해야 한다구


2. 화장은 더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전략이야.


 고지식한 제품은 포장도, 마케팅도 정말 진솔하더라. 뭐 이것도 우리 첫 제품 이야기야. 그게 의도한 마케팅 포인트로 성공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고객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더 보기 좋은 심미적 아름다움에 끌려. 그래서 눈에 확 들어오는 색상이나 트렌디한 디자인 역시 제품력이고 상품의 가치를 더 끌어 올리는 중요한 요인이야. 


 연구자/개발자 출신의 대표들은 특히 디자인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어. 기능과 효과, 작용에 대한 부분도 중요하지만 디자인도 심미적인 기능 외에도 기능적 디자인이라는 게 있어. 그립감을 준다든지 특정 파장대의 빛을 차단하는 색감을 사용한다든지 안전을 위해 모서리에 라운드를 넣는 경우들이 그 적절한 예시랄까? 


 그리고 심미적인 디자인은 고객의 눈길을 한 번 더 머물게 하고, 다시 한 번 구매를 고민하게 되는 요인이 되기도 해. 포장재나 디스플레이도 그런 의미에서 고객들에게 제품을 더 부각시킬 수 있는 제품력의 일부라구. 화장을 안 한 쌩얼이 더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화장을 통해 더 자신감 있고, 더 생기발랄한 이미지를 상대에게 줄 수 있어. 호감을 얻고 매력적이게 보일 수 있도록 자신을 꾸미는 것도 경쟁력이라구. 츄리닝 반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끌면서 떡 진 머리로 누군가를 만나면서 ‘사람은 속이 중요한 거야’라고 말한다면 순순히 공감할 수 있겠니? 단정하고 말끔한 모습으로 같은 말을 하는 것과 비교해서 떠올려봐. 


 이전과는 달리 요즘 맛집을 찾아가는 손님들은 단지 음식의 맛이나 영양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식장의 분위기나 직원의 응대, 매장의 청결함, 정갈한 반찬과 같은 여러 요소들을 고려하면서 만족감을 느낀다구.


3. 고객이 원하는 결정적인 매력이 있던가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끄트머리에서 수변공원이라는 장소로 발걸음을 재촉하다보면, 곳곳에 수산시장을 끼고 회를 파는 상가들이 줄지어 있어. 서로 더 싸고, 더 싱싱하고, 더 많이 주겠다며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영업 멘트를 날리지. 그러다 잠시 망설이는 기미가 보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가와 마음이 흔들리는 갖가지 추가 서비스 제공을 제안하고, 정신차려보면 어느새 나와 동행들은 상인들의 틈새에서 흥정을 하고 있더라구. 


 너 말고도 다른 경쟁자들은 너의 회사가 탄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고객과 유대관계를 맺고 있어. 후발주자인 너도 그들과 같은 방법을 따라하면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고객들은 이왕이면 더 익숙하고, 더 신뢰 할 수 있는 곳을 찾아가.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 모르는 회사를 쉽게 믿지 못하는 건 고객의 문제가 아니라 차별성을 어필하지 못하거나, 기존과 다른 매력이 없는 우리의 문제라구. 


 우리가 뭔가 다른 확실한 매력이 있어야 해. 마케팅이나 브랜딩을 잘해서 그나마 고객들이 우리와 경쟁자들 사이에서 망설일 때, 결정타로 너를 선택할 수 있는 강력한 마무리 한 방! 어떤 고객은 가성비를 중요시하고, 어떤 고객은 제품의 철학이 될 수도 있지. 디자인이나 트렌드, 색감, 기호에 따른 구매에 비중이 높다거나 리뷰나 성분, 효능, 기능이 구매결정 요인이 되기도 해. 이 모든 걸 다 충족하는 제품이 있다면 어떻게든 팔기 쉽겠지만, 현실적으로 스타트업들은 최소요건을 갖춘 제품을 만들어내기도 벅차지. 대신 그 하나의 장점이 매우 뾰족하고 날카로워서 다른 경쟁제품이나 서비스보다 더 우월한 점이 있어야 해. 그리고 그 포인트를 원하고 있는 타겟 고객에게 집중해서 매력을 어필해야 해.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잖아. 이번 칼럼을 쓰면서 우리 회사와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어. 


이미 이론과 지식으로는 알고 있었고,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패한 경험도 다수 있고, 제품을 출시하기 직전에서 다음 단계로 못 넘어간 아이템도 많아. 

출시 한 후에 마케팅과 영업을 제대로 못 해서 쌓인 재고를 보며 한 숨 쉬기도 했지. 그리고 지금은 다시 여러 제품을 출시하면서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어. 

그래서 지금 이 이야기는 너에게 전하는 이야기인 동시에 나 자신에게 전하는 기록이자 반성문인 셈이야.


 더 잘 알리고, 다 많이 팔기 위해 오늘도 난 영업을 뛰고, 조언을 구하며, 고객들과 마케터들을 만나러 다니고 있어. 우리의 방식이 지금은 맞고, 훗날에는 틀릴 수도 있고 역으로 지금은 틀리고, 훗날에는 맞을 수도 있어. 


네가 찾은 답은 너만의 답이고, 내가 찾은 답은 나만의 답이라는 것도 기억해 주길 바래. 


스타트업에게 정답은 없어. 해답이 존재할 뿐이지. 


그럼에도 모든 일에 적용되는 한 가지는 책상에 앉아서 책을 100권을 읽는 것보다 1줄의 문장을 읽고 행동으로 옮기고 검증하여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참된 지식이라는 거야. 


 서점에서 백날 마케팅이나 영업의 지름길이나 마스터하는 공식을 알려준다는 책을 붙잡고 있어도, 설령 지금 이 글을 보고 ‘아! 그렇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여도 결국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면 시간 낭비고, 헛된 지식이야. 


그러니 너를 알리기 위해 행동해. 너의 아이템을 전하기 위해서 소리쳐. 고객을 만나기 위해서 뛰어. 네가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 네게는 생소하고 상관은 없겠지만 나에게는 꼭 만나봐야 했던 나의 고객들을 향해 뛰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그렇게 눈이 마주쳤을 땐, 서로 웃으며 응원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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