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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 연금술사 Jul 14. 2020

취업 빙하기에...

청년실업의 단상

현재 극심한 취업 빙하기가 갑자기 생긴 것 같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충격이 크다는 것은 맞지만

그 이전부터 우리나라 취업 시장에는 만성적인 정체기였어.


근데 이러한 결과가 생기게 된 원인은 무얼까?


이건 우리들이 오랜 시간 동안 정치를 혐오하고, 

도덕적 결핍을 방치해서 생긴 결과물이야.


방치된 정치와 올바르지 않은 교육이 원인이라고 생각해.



지금의 세상은

'나만 잘 살면 되지, 도덕성이 밥 먹여줘?'

'돈만 잘 벌면 된다, 부동산이 최고야' 

라고 외치던 사람들이 만들어온 괴물이야.


그들의 욕심에 세상이 그리 흘러가도록

정의와 공정보다는 나에게 지금 당장 이익을 탐했지.


그들을 대변하는 정치 집단을 지지하고,

잘못되고 비상식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눈을 감았던, 

당시에 선거권을 가지고 있던 우리들의 과오라구.


또 그걸 보고 자란 어린 세대들이 우리와 같은 시각과 기준에 익숙해졌어.

교육과 가르침에 있어 경쟁과 효율성에만 치중하다 보니

올바른 것, 중요한 것들에 대한 전달이 제대로 안 되었지. 


교육은 대입으로만 중심 돼서 역사나 윤리, 국사 등한시하고...

정치인이나 대통령 하겠다고 나온 사람들이 

아무리 사기 치고, 하자가 많아도 

경제전문가, 돈 잘 벌게 해 주겠다고, 부동산 띄우겠다고 하면 

막무가내로 찍어줬잖아.


그래서 살림살이 나아졌냐?




그 잘못된 판단들과 탐욕으로

지금의 자식 세대인 청년들에게 물려준 건,


스펙 만들기에 매몰되어버린 학창 시절과

취업이 목표가 되어버린 전공/학교 서열화,

수없는 경쟁에 익숙해져 버린 좌절감과 바닥까지 찍어버린 자존감,

노력해도 헤어 나오기 힘들 거라는 패배감이야.


그게 반복되고, 심화되면서 

청년들은 공무원이나 공기업/대기업만을 바라보게 되고,


그렇게 배웠으니까,

그렇게 세상이 돌아가니까,

그것밖에 안 보이게 된 거야.


청년들이 희망이 없다고 자조하는 모습에 

그래도 힘내라고 말해주려 해도 

전혀 힘이 안 날정도의 환경에 처한 걸 알기에...

솔직히 힘내란 말 꺼내기도 미안해.


탈조선, 헬조선 말하는 걸 욕하기 전에 

왜 그들이 그러한지를 살펴봐야 해. 

그들에겐 그 방법밖에 안 보이는 거라고.


지금의 청년들에게 선택권을 잃어버렸다는 표현이 가슴에 와 닿아.

그렇게만 배웠고, 그게 진실인 양 알았고, 그렇게 성장했으니까.

그렇게 가르쳤으니까.



일단 청년들이 힘든 이야기들을 가만히 들어봐. 

세대차이란 변명으로 귀 막지 말고, 먼저 다 들어줘봐. 


그리고 문제를 하나하나 어디서부터 해결할지 기성세대들이 대안을 제시해줘야 해. 

그게 어른이지. 


언제까지 청년들 보고 근성이 없느니 우리 땐 안 그랬느니 꼰대질 할래?


갠 적으로 내가 만난 청년들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우리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하여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더라고.




1. 우선 빚에 대한 부담을 해결해줘야 해.


소득주도 성장 아무리 해도 서민들의 소비가 늘어날 리 없어.

왜냐면 벌어봤자 우선 빚 갚는데, 이자 내는데 돈 쓰거든.


청년들의 대다수는 사회 나오자마자 몇 천의 빚쟁이들이야. 


빚을 탕감해주란 게 아니라 

소득계층에 따라, 연령에 따라 

갚는 빚의 이자를 더 제한하고, 연장해주어야 해. 


특히, 학업이나 자기 계발에 들어가는 대출의 이자를 낮춰주고 

승인 범위를 완화할 필요가 있어.


적어도 중소기업에 취업하더라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면서 빚을 갚아 갈 수는 있어야 할거 아냐.


빚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로또 당첨이라는 허황된 꿈이 아니라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꿈을 꿀 수 있도록 

기회는 만들어 줄 수 있잖아.




2.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기본소득이란 단어만 보면 무조건 반대하고 빨갱이냐고 화내는 분들이 있는데...

유럽에서 실패한 기본소득 제라던가 최저임금에 준하는 수준의 기본소득제는 나 역시 반대야.

목적과 기대효과가 긍정적이지 않고, 현실성도 없거든.


근데 이번에 코로나 사태를 통해 지급되었던 재난 기본소득이 힌트가 되더라고.


"사용에 대한 기한이 정해져 있는 기본소득 말이야."


정부가 돈을 아무리 풀어도 돈이 안 돌게 뻔해.

근데 기한 내에 써야 하는 지원은 생활 소비 활동으로 돌아가는 걸 우리가 경험했어.


기본 소득도 그러한 형태가 되어야 소비 증가로 인한 

취업시장의 80프로 이상을 담당하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일자리가 늘어나며, 점차 일자리의 질도 점차 나아지게 될 거라 기대해.

(물론 그러려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인식과 노동자 처우에 대한 제도도 뒷받침되어야겠지)


또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지출 내역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사실은 주거비야.

주거비용만큼의 지출만 좀 줄어들어도 다들 삶의 질이 나아질 거야.


딱 그 정도 금액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연구와 실험이 이루어지면 좋겠어. 


너무 많은 금액을 지원하면, 

재정적 부담뿐만 아니라 수혜 받는 편에서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는 꼴이야.


취업과 근로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주어야 하는 거지, 

취업을 안 해도 먹고살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오히려 독이 될 것이 안 봐도 눈 앞에 선하거든.


주거비 정도를 기한 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지원할 때, 

청년들의 취업 선택의 폭이 

적어도 지금처럼 "공무원만이 답이다"라며에 몰빵 하는 상황보다는 나아질 거야.


추가적인 기대효과로 

꼭 집을 안 사도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혀 

우리나라의 기괴한 부동산 시장도 보유 개념이 아닌 거주 개념으로 전환될 거야. 



3. 취업을 위한 교육과 세상에 대한 교육


취업을 위해 너도나도 대박에 입학하자마자

공모전/해외유학/외국어 자격/인턴경력 등 스펙 전쟁에 뛰어들게 되지.

(이런 말 하는 나 역시 취준생일 때, 온갖 스펙을 갖추기 위해 별별 활동을 다 했지 뭐. 근데 놀라운 건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중고등학생일 때부터 이러한 압박에 스펙 쌓기를 시작한다는 거야)


근데 정작 회사에 입사하면 그리 쓸 일이 많이 없어. 

회사는 재교육을 통해 자신들에게 적합한 직무/자리에 배치되도록 새로운 교육을 시작하지.

그런 무의미한 [스펙 줄 세우기]를 알면서도 그걸 취업의 조건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뭘까?


바로 줄 세우기가 편하거든. 

단지 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로는 

누굴 채용할지 변별력이 없다 보니 스펙이라는 걸 제시하며

누가 더 낫네 하는 식의 비교평가를 하기 쉬워져서 그래.


그 순간부터 대학은 학문의 깊이를 더하는 교육기관이 아니라 

취업을 위한 준비 기관이 되어 버린 느낌이야.


취업을 위한 교육기관이 무조건 나쁘지는 않아. 

문제는 모든 대학들이 너도나도 그렇게 한다는 거야.


그렇게 대학교들은 

학문의 다양성보다는 취업 실적에 치중하게 되고

특정 전공/학교/지역에 서열화를 만들게 되지.


대학들이 기업들의 채용기준에 끌려다니게 되는 이유는 

취업생이 많을수록 대학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고

그에 따라 정부 지원부터 기부금과 더 많은 학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되니까.


사실 교육제도에 대한 문제는 매우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있어서

쉽사리 해결책을 도출하기 힘들어.

정부도 대학 구조조정과 교육과정 개혁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거나 가로막혔었지.


가장 근원적으로 취업을 위한 교육에 몰입된 대학의 기능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어.


인디애나 존슨을 보며 고고학을 꿈꾸던 사람,

유동주의 "서시"를 읽고 끓어오르는 마음으로 국문학도가 되고자 하는 사람,

세상과 정치를 바꾸고 싶다는 열망으로 정치외교학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경제적인 힘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 등


세상에는 많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교육을 취업에 국한하면서 획일적으로 공장에서 찍어내는 세태가 지금의 문제 발단이라고 생각해.


그렇기에 정부는 오히려 취업을 위한 교육보다 

꿈을 위한 교육을 장려하는 교육기관들을 더 장려하고, 지원해야 해. 


더불어 기업들도 편협한 스펙을 기준으로 줄 세우기보다는 

오히려 고집 있고, 꿈을 좇는 인재들에게 관심을 가지면 좋겠어.


남들 다하는 스펙 쫓는 사람들보다 

꿈을 좇은 사람들이 더 차별성이 있고, 뭔가 남들과 다른 스펙이잖아.

어차피 회사에서 재교육을 할 거니까 말이야.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 당연한 이야기임에도

지금은 그것이 쉽지 않은 세상인 거 같아.


가난한 자나 없는 자, 병든 자, 약한 자든...

어떠한 사람이든 사람답게 살 수는 있어야 하잖아.


특히, 청년들이 떠난 나라는 미래가 없어.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힘든 시기더라도 그 고리를 끊어야 해.


어느덧 나도 이제 법적으로 청년보다는 중년이 되어버렸어.

그렇다 보니 청년의 때보다 지켜야 할 것들이 더 많아져 버렸어.

아마도 그때보다 지금은 가진 것이 늘어났기 때문일 거야.


그렇기에 나를 비롯해서 윗대 인생 선배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여력이 생겼다고 생각해.


우리가 꿈꾸던 세상의 부조리함과 시스템의 미비점을

우리가 먼저 바꿔 나아가야 해.


그렇게 세상을 바꿔 나아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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