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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 연금술사 Oct 26. 2017

누군가는 좋아할 이야기! 힘들다.

우린 그냥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별일 없다.

장기하 씨의 "별일 없이 산다"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다.


일단 노래 가사를 잘 읽어보면.....


(장기하와 얼굴들, 앨범 자켓, 이거 장기하씨 홍보대신 해주는거 아님? ㅎㅎㅎ)


니가 깜짝 놀랄 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 거다

뭐냐 하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니가 들으면 십중팔구 불쾌해질 얘기를 들려주마
오늘 밤 절대로 두 다리 쭉 뻗고 잠들진 못할 거다

그게 뭐냐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이번 건 니가 절대로 믿고 싶지가 않을 거다
그것만은 사실이 아니길 엄청 바랄 거다

하지만 

나는 사는 게 재밌다 하루하루 즐거웁다
나는 사는 게 재밌다 매일매일 신난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나는 사는 게 재밌다 매일매일 아주 그냥




우리는 어릴 적부터 

경쟁사회에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상대방에 대한 칭찬과 격려보다는 

시기와 질투를 쉽게 나타낸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이 속담을 만든 선조님은...

참 통찰력이 있다고 해야 할지...

심성이 베베꼬였다고 해야 할지...-_-;)


스타트업(Start up) 중에 

스타(Star)가 되는 기업들이 있다.


부럽고, 배우고, 인정해 주어야 하는데...

비꼬고, 문제점을 찾기에 급급한 사람들이 있다.


성공하는 길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을 비판하고, 깎아내리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모습을 종종 보면서


참~ 못났다.




스타트업이 별일이 없다는 것은 좋은 현상일까?


별일이 많아야 정상이지 않을까?


한 동안 브런치와 블로그, SNS 활동을 하지 않았다.


별일이야 진짜 많았지.


자랑하고 싶은 일도 있었고,

격일로 밤새는 것도 다반사였고,

위로받고 싶은 일도 있었다.


한마디로

그동안 진짜 바쁘게 살았다.


전시회, 바이어 미팅, 해외 IR 다니고...

제품 양산한다고 협력사 다니고...

종료되는 과제도 마무리하고...

상도 받고, 언론에도 나오고, 광고도 넣고...


한편으로는

생각보다 일이 잘 안 풀려서

나 자신에게 실망하기도 했고,

나의 부족함에 좌절할 일도 있었다.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다.

정신 차리니까 추석 연휴가 끝나 있더라.


굳이 따로 말하고 다니지 않았으니

몇몇 분들이 별일이 있는지 알더라.


안 좋은 쪽으로 말이다.




하나하나 일일이 설명하기가 귀찮아서

별일 없이 산다고 말했다.


항상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계획처럼 일이 잘 안 풀리기도 하고,

실수도 하고,

사기가 떨어질 일도 생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 변화가 생길 일들이

매일 반복적으로 생긴다.


지친다.

힘들다.

어렵다.

두렵다.


부정적인 말을 내뱉기 직전까지 가는 게 

하루 이틀의 일이랴.


창업자들 중에 항상 다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짓말쟁이 거나 현실 직시를 못하는 사람일 거다.


차라리 거짓말쟁이가 더 낫다.


대표가 표정 관리하고,

마인드 컨트롤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니까.


근데 현실 자각을 못 하고 있는 경우라면,

무능하고, 대표로서 본분에 충실하지 못한 거다.


그래서...

알면서도 웃는 것과

모르면서 웃는 것이 다르다.




내가 되고자 하는 대표의 모습은 무엇일까?


지치지만 더욱 힘내 본다.

힘들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어렵지만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두렵지만 더 당당하게 보이려고 애쓴다.


그렇게 되고 싶다.


여전히 미숙하기에

누군가는 눈치채기도 하고,

누군가는 위로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술자리에서 안주 삼아서

내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


그래서 더더욱 

나는 별일 없이 산다고만 말한다.


별일을 별일 아닌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오해나 과도한 오지랖을 피하기 위해

별일이 없던 것으로 포장할 때가 있다.


근데 

진실은

늘 별일이 많고, 별 보고 퇴근한다.



우리와 같은 스타트업들은

항상 별의별 일들과

별의별 사람들과

별의별 이슈들이 끊임없다는 게

살아있다는, 생존하고 있다는 뜻이고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실은 별일 없이 살지는 않는데...

별일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서

내가 아는 몇몇 분들께 거짓말을 했다.


뭐 근데 앞으로도 

이 거짓말을 계속될 거란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주위에 "힘들다"로 하는 대표님이 있다면,

속으로 웃거나, 비웃거나, 비아냥거리지 말자.


오죽하면,

대표라는 사람이 힘들다고 말할까.


이 말이 타인에게 전할 정도면

거의 SOS를 치고 있는 거다.


도움이 필요한 상태인 거다.


같이 힘든 마당에 도움은 못 줄 지언정

내심 고소해하거나 힐난하지 마라.



지극히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고,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는 없지만,


남에게 몹쓸 짓한 사람은 

그 이상으로 당한다고 믿고 있다.


설령 그게 현실에서는 눈에 띄지 않더라도

언젠가... 꼭 그럴 거라 믿는다.


그래서 

난 종교가 있는가 보다.

(이럴 때 보면 난 참 나약한 놈이란 걸 깨닫는다.)




사업하는 내내

별일이 계속되며

별이 되길 소망한다.


누군가에게는 닮고 싶은 모델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감탄사가 나오는 제품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함께 하고 싶은 회사가 되는


Star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어딘가 비뚤어지고 베베꼬인 사람들에게

비아냥의 대상이 될 기회조차 주고 싶지 않다.


힘들다고 말하면 찾아와 

난도질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술안주 거리가 되고 싶지 않다.


그럴수록 더더욱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가야지.

그럴수록 더더욱 냉철해지고,

더더욱 리스크를 줄여가며,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야지.


더불어서

늘 내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내 표정만으로도 날 위로해 주는

좋은 사람들, 멋진 사람들이 있어서


오늘도 "힘들었다"라는 말을 대신

오늘도 "수고했다"라는 말을

나 자신에게 할 수 있어 감사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내 주변의 누군가에게도


나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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