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관 인터뷰 후기
미국 승무원 비자를 받기 위해 한국에 잠시 왔다. 사실 회사에서 나의 이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참으로 의아스럽다. 아무리 회사가 나에게 연장 제안을 했다고는 하지만 10일을 한국에 와서 비자를 받겠다는 데 당장 오케이 하다니. 나로서는 굉장히 고마운 일.
꿈에 그리던(?) 하와이에서 나가지 못하고, 와이키키 해변을 거닐지 못하고 캐빈에 처박혀 있었다규...
우여곡절 끝에 온라인으로 비자 신청을 했고 이또한 회사가 모두 처리해주었다. 선상에서는 인터넷이 느리니 해 준 친절이었는데, 비자 신청을 위해 작성해 달라는 회사 폼이 모두 일본어로 되어 있었다는 건 ....... 참고로 일본회사 크루즈에서 일본인들과 일본 손님들과 일하지만 나는 일본어 1도 못한다는 건 아이러니 하지만 사실... ㅎㅎ 이 서류 작성하는 게 더 어려웠음!;;; 비자비 입금이 국내계좌이체만 되어 시간이 지체됨. 우리 회사는 일본 회사라 원화를 입금해야 하는데 실패함.. ㅋㅋ 그렇게 내가 이체를 하고, 빠르면 며칠 뒤에도 인터뷰 예약을 할 수 있다더니 예상과는 다르게 2주나 지나서 인터뷰 예약을 잡을 수 있었다. 그래서 부산에서 내리려던 꿈은 사라졌고, 일주일 이상 늦게 하선, 덩달아 일주일 이상 늦게 승선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괜찮아. 비자만 받을 수 있다면...
월요일에 미국 대사관에 가서 인터뷰를 보고 비자 승인 답변을 받긴 했지만, 3-5일 걸린다고 하긴 했지만 광복절이 낀 주라 반신반의 했는데, 오늘 목요일 1시에 집으로 비자 붙어있는 여권이 도착을 했다. 야호. 내일쯤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받게 되었다. 며칠은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겠군 ㅎ
다음 크루즈에 있는 뉴욕 오버나잇을 누구보다 즐기겠다!! 고 다시 다짐해 봄.
1.
대사관에서 큰일 날 뻔(?) 까진 아닌 사건 아닌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사진. 비자 사이즈 5x5 사이즈가 아니라서, 업로드한 비자 사진(3x4)을 스캔해서 출력했는데 너무 흐리다는 것. 사진 찍고 다시 오셔야겠어요 를 말씀하시는데 머릿속이 얼마나 복잡한지. 지갑 속에 여권사진, 그리고 3x4 사진이 있길래 보여주면서 사이즈가 달라서 다시 출력해서 흐리다 말씀드리고, 여권사진은 완전 선명한데 여권을 2015년도에 찍은 거라 6개월 이내에서 탈락. 사이즈 작은걸 스캔하시는데 심장이 콩닥콩닥 쫄깃해졌... 다행이 되었는지 바쁘게 손을 움직이셔서 휴.. 했다. 감사합니다. 저 앞에 긴 대기줄. 들어와서도 긴 대기줄. 중간에 시간 되면 짤린다는 소문을 들은 터라... T.T 그렇게 사진은 일단락.
2.
파란줄로 가서 기다리라 해서 파란줄에서 기다리고 있었음. 빨간줄, 노란줄, 파란줄. 색으로 표기해 놓음. 그렇게 5분쯤 지났을 까... 직원분들이 돌아다니셨는데, 내 서류를 보며, 어머, 자기는 왜 여기에 있어? 파란줄로 가라고 했는데요? 여기 말고, 저기 파란줄이예요. 하셨다. -_- 파란줄 말고 다른 색으로 만들어 놓으란 말이다!! 파란색이 두 곳이면 나보고 어떡하란 말이냐! 괜히 부끄럽게; 쭈뼛쭈뼛 파란줄로 감.
3.
사실 별것 아닌 수도 있는데 괜히 떨리는 미국 대사관. 10년전 학생비자 받으러 왔을 때도 옆에 어느 젊은 여성분이 비자 거절 당하셨는데, 울며 불며 매달렸던 그 모습이 기억에 남는 미국 대사관. 이번에도 기다리는데, 어떤 남자분은 10분 넘게 이야기 하신다.... 잘 안되는 듯. 긴장하신 듯. 아니면 답변을 잘 못하시는 듯. 질문 하시는 분이 거짓말을 할 시에는 평생 미국 입국이 거절될 수도 있다. 라고 근엄하게 설명 중. 그러더니 풀 죽은 얼굴로 떠나심. 그 뒤에 분도 답변 하시는데 목소리가 겁네 커짐.
4.
드디어 내 차례가 됨.
서류를 10장 넘게 준비했는데 보여달라는 말을 안함. 그러다가 내가 이미 예상했던, 꼭 피하고팠던 질문을 함. 예전 비자를 보여달라는. 예전 비자는 나의 전, 전 여권에 있는데 여권이 내게 지금 없다. 하지만 여기에서 면접을 보고 비자 받았었다. 답변 함. 내가 여권을 새로 받으면서 내 영문이름의 "-" 를 뺐었는데 얘기 할까 하다가 이런 곳에서는 묻는 말에만 자신감있게 정확하고 간결하게 답변하는 게 상책이므로 잠자코 있음. 컴퓨터를 막 두들겨 보시더니. 드디어 듣고 싶었던 그말. Your visa has been apporved 라고 말해주심. 세상에서 제일 예쁜 분이 내 앞에서 나에게 비자승인을 해주고 계심. 3-5일 걸린거다 친절히 덧붙여 주심. 야호!
5.
오늘 목요일 1시경 집으로 여권이 도착함.
홈페이지에는 꼭 본인이 수령해야 하고, 사인도 해야 하고, 신분증도 보여줘야한다고 했는데....
그냥 주심.;;;;;;;;;;;;;;;;;;;;;;;;;;;;;;;;;;;;;;;;;;;;;;;;;;;;;;;;;;;;
감사합니다.
아.. 쓰다 보니 길어졌다.
10년이 유효기간이니 좋쿠나. 물론, 내가 10년을 더 배를 타지는 않겠지만. 길어야 안전교육 유효기간인 5년이 지나기 전에는 땅으로 복귀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게 주어진 4일의 휴식. 잘 준비해서 다음 100일을 지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