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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Oct 09. 2017

크루즈 승무원 일기

10월 8일

아침에 일어나니 배가 이미 항을 떠났다. 오로라 투어 때문에 하룻밤을 정박한 듯 싶은데 취소가 되었으니 승객들은 얼마나 아쉬울까 생각이 들었다.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서부터 배가 또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 텀블러가 넘어져 의자며 바닥 카펫이 다 젖었다 ㅠ 커피 아닌 게 다행 ㅠ 아침에 잠시 리셉션을 오픈 했었는데 덕분에 내 책상에 일거리가 쌓여 있었다. (다행히 나는 평소같이 출근 해서 새벽에 일어나지 않아도 되었음) 일을 처리하고, 일을 처리 하고, 일을 처리하니 점심 시간. 밥 먹고 와서 일을 처리하고, 일을 처리하고, 또 일을 처리 하니 쉬는 시간 ㅋ 어제의 여파가 컸는지 하루 종일 눈만 뜨고, 손가락만 움직였다.

내일은 결제 내역서 출력하는 날이라 하루 종일 또 바쁠 예정이다. 그야말로 나만 바쁜 날 ㅋㅋㅋ 그 이후 이틀은 정산하는 날이라 다같이 바쁠 테니 오늘부터 부지런히 뉴욕 승하선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막간을 이용해 뉴욕에 가서 무얼 할까 관광책자를 좀 살펴 보기도 하였다. (일본어로 되어있다는 게 흠이라면 흠….) 센트럴 파크, 자유의 여신상, 브로드웨이, 타임스퀘어, 어딘가 전망을 볼 수 있는 곳. 이 정도면 가도 성공이지 않을까? 저녁엔 스테이크 먹고 ㅎㅎ 뉴욕에 아침 일찍 정박하여 그 다음날 저녁 늦게 출항하지만, 내부적인 사정에 의해 긴 휴식 시간은 못 갖을 것 같고, 쪼개 질 듯. 그래도 나에겐 밤에 있으니까. 으흐흐…. 밤새 즐겨야지!!!!! 예!!! 체력이 받쳐 준다면………………. 여튼 일주일 항해 이후 다음주 일요일 뉴욕 도착. 가는 길목에 멋쟁이 큰 빙하를 다시 보았으면 좋겠다.

다같이 피곤한 날인지, 서둘러 정리를 하고 미팅까지 하고 다 끝나니 7시 30분 대박. 일요일이라 저녁에 고기 나오는 날. 물론 평소에도 고기는 나오나….. 일요일 고기는 스테이크 비스무리한 고기. 오늘은 해산물 코코넛 카레 비스무리한 것도 나왔는데 그 오묘한 맛이 넘 맛있어서 엄청 많이 먹었다. ㅎㅎ 한국에 가면 꼭 코코넛 밀크를 넣은 카레를 해 먹어야지.

수고했어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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