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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Oct 18. 2017

크루즈 승무원 다이어리

10월 17일

평범한 일상. 뉴욕의 아쉬움이 점점 옅어 지는 기분. 에잇 ㅠㅠ

승객들과 하는 드릴이 오전에 있었다. 크루들은 일주일에 한 번, 승객들은 한 달에 한 번 씩 드릴(비상안전대피훈련)을 한다. 보통은 그저 기다림의 연속인데 오늘은 캐빈에 남아있는 승객들의 캐빈 리포트가 많이 와서 캐빈마다 찾아가서 깨우고, 확인하고를 반복하느라 바빴다. 승객들이 다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9시 반에 시작된 드릴은 11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시간이 빨리 가는 느낌이다.

엊그제, 어제 인터넷이 되지 않았다. 쉬는 시간에 인터넷이 되길래 업데이트하고, 메시지 확인하고를 했다. 기회는 있을 때 잡아야 하는 것… ㅎㅎ

요즘 매일 하나씩 뭔가를 그려보고 있다. 창의력이 0이기 때문에 좀 키워보고 싶기도 하고, 사실 집에 연필스케치, 색연필 스케치 책은 많이 사 놨는데, 앞의 몇 장 끄적이다가 말았다. 나의 꾸준함은 나의 관심에 못 미치기 때문에. 사실 색연필도 사고, 수채화 물감도 사고.. ㅋㅋ 언제나 시작은 하지만 끝은 없다 ㅋㅋ 주로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연필로만 대충 그려본다. 비슷하게 그려지는 것도 있고, 이건 뭥미 하는 것도 있고. 누구의 조언대로 관찰력이 중요할 듯 싶다. 그래도 따라그리는 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우선 연필로 연습을 조금 하고, 색을 시작 해야지. 그림 잘 그리는 사람 부러버…. 새로운 취미 중 하나 ㅋㅋㅋ

뉴욕 한인타운에서 한국인 동생이 사온 종갓집 열무김치를 개봉했다!! 얼마만에 먹어보는 열무김치인지. 이런 맛 그리워쪄ㅠㅠ 나도 원래 어제 자유의 여신상보고 와서 한인타운에 들러 김치를 살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랬는데……. ㅠㅠ 꿀맛이다. 아.. 열무냉면, 열무국수 해서 먹고 싶으다…. 으흐흐.. 다음달이면 하선이니! 29일이라는 게 함정… ㅎㅎ

맛나게 저녁을 먹고, 댄스 경연대회가 있어 오랜만에 7층 브로드웨이 극장에 가 보았다. 중간부터 보았는데, 꽤 재미있었다. 단지, 점잖은 일본인 관객의 호응이 없어 좀 아쉬운? 이런 댄스 경연대회는 중간에 환호도 해주고 해야 하는데… 젊은 친구들도 있었고, 60-80대로 구성된 팀도 있었고. 오랜만에 즐거웠다. 그 결과는 어찌 되었는지 모르지만, 결과가 중요한 건 아니니까. 잘하고 못 하고가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연습하고, 이렇게 무대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참가자들에게는 의미가 있는 것일 테니까.

문득 클럽메드 생활이 그리워지는 건 왜 일까. 매일 매일 춤추고, 업 되어 있는 상태로 지내다가 너무 얌전하게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해서 그런가… 아님 조금은 지루한 생활이라 그런가? 후훗. 아니면 격식 차려진 유니폼이 부담스러운가. ㅎㅎㅎ (색깔별 폴로티셔츠에 하얀 반바지가 유니폼이었던 클럽메드. 밤에는 그날 그날의 드레스 코드에 따라 멋진 드레스를 챙겨 입고, 화장도 진하게, 화려한 액세서리, 쇼에 참가할 때는 무대위의 주인공이 되어… ㅋㅋㅋ 언능 휴가로 놀러 가야지!!!)

캐빈으로 돌아와 며칠 째 안 한 일본어 공부를 초큼 하고, 일기를 쓰고 있다. 낼 모레 바하마 제도의 아름다운 섬 중 하나인 나소로 가게 되는데 아름다운 해변들이 많이 있는 듯. 기대를 하며 나의 비키니를 꺼내 봄. ㅋㅋㅋ 으흐흐…. 윽… 낼부터 다이어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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