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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Oct 21. 2017

크루즈 승무원 다이어리

10월 19일 나소, 바하마

바하마 제도가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른 채, 오늘 시내에 나가서 지도를 보고서야 알았음. 내 평생 이 곳에 오게 될 꺼 라는 생각도 못한 채, 상상도 못한 채 정말이지 아무 생각없이 이번 95회 크루즈를 시작했는데. 감사하고 감사하다. 버뮤다와 비슷한 느낌. 


하지만 이번엔 드디어! 드디어! 수영을 함! 기필코 이쁜 해변을 가리라. 다짐했고, 배가 정박한 곳에서 10-20분 도보 거리에 바다가 있다 했다. 우선은 시내 구경을 했다. 관광지 답게 기념품 가게가 상당히 많았다. 개인적으로 앵커 무늬 큰 가방을 사고 팠는데, 언제나 그렇 듯이 냉장고 자석, 도자기 골무, 엽서를 샀다. 그리고 걸어 가장 가깝다는 해변으로 갔다. 사람들도 많고, 해변 주변에 바들도 많았는데... 흠… 이쁘긴 하지만, 뭔가 부족해.

 

버스를 타기로. 봉고차 버스에 올랐다. 자리가 없어 쭈뼛쭈뼛 하고 있으니 기사님이 앞자리에 앉으라며.. ㅋㅋㅋ 목적지는 Cable Beach. 그런데 해변 앞에 대형 리조트들이 있어서 그 앞에만 서고, 어떻게 해변으로 가는지를 알 수가 없는 거지. 운전기사님이 내려준 곳은, 뭔가… 이상했어;; 반대편 버스를 타고 내려 또 들어가보았는데, 이번에는 리조트 전용 해변이라며 들어가지 못함. 결국 길거리에 친절해 보이는 지역 주민에게 물어보았고, 역시나 친절했던 그 분은 안내 표시는 없지만 바다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리조트 앞 바다였지만 전용 해변은 아니었다. 리조트들이 마련해 놓은 의자들이 있었지만, 난 거기 손님이 아니니. 준비해간 대형 곰돌이 푸 타월ㅋㅋ 을 깔고, 나만의 방식으로 이 해변을 즐기는 수 밖에. 음식이라도 싸올 껄 그랬나봐…. ㅋㅋㅋ


바다바다, 수영수영 노래를 불렀지만, 이렇게 혼자서 잘 놀 줄은 몰랐음. 새로운 나를 발견 했다고나 할까. 언젠가 밝힌 적 있지만 난 수영을 못한다. 물에서 노는 행위=수영 이지모… ㅋㅋㅋ 혼자 해변을 오는 가장 큰 고민거리는 가방이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내가 물에서 오래 놀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체력이 딸림…;;), 해변에 사람이 많이 없었다. 날씨는 좋았지만 해가 조금 아쉬운 날씨. 내 카메라가 이 풍경을 잘 담아내지 못함이 아쉬웠다. 사진도 신나게 찍고, 동영상도 좀 찍고, 바람을 맞으며 누워있기도. 사실 내가 기대했던 해변은 각종 레스토랑과 바들이 즐비한 곳에서 나도 그 의자에 앉아 주문한 음식과 맥주 한 잔 하면서 지루해지면 수영하고, 하는 여유를 기대했는데. 정말 조용했던… ㅎㅎㅎ 그래도 좋았다. 좋았다규!!

 

시내에서 간단히 요기하고 들어가기로. 기항지날 크루즈 디너(말이 크루즈 디너지ㅋㅋㅋ)를 먹는 건 쫌.. ㅎㅎ Conch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고 들은 것 같아서 비스무리한 걸 시키고, 맥주도 한 잔 시켰다. 타코야끼 비스무리한 것이 나옴. 해산물이 씹히는 맛이 좋았다. 맥주 컵을 준다고 해서 생맥주를 시켰다. 병맥을 시킬 껄 그랬나… 그래도 컵이 지금 내 캐빈에 있고, 하이트를 사와서 따라 마셨다. 으흐흐… 좋다… ㅎㅎ


21시에 마침 예정이었는데, 또다시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일들이 생겨버려서 10시 반이 넘어서 마쳤다. 내일은 항해하는 날이니까 괜찮다. 물에 몸을 담가서 그런가. 캐빈으로 돌아오고 나서부터 계속 피곤함… 언능 정리하고 자야지.. ㅎㅎ 이제는 쿠바로 간다. 쿠바… 하바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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