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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Oct 31. 2017

크루즈 승무원 다이어리

10월 29일 코린토, 니카라과

나카라과, 니카라과 한 번도 제대로 한 번에 불러 본 적 없는 이 나라를 두 번이나 오게 되었다. 몇시간 못 있었던 지난 크루즈 때의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는 듯이 이번에는 이틀이나 머물게 되었다. 오션드림호가 도착하자 니카라과 정부에서 준비해 준 마칭 밴드가 경쾌하게 연주를 시작했다. 마침 사진 찍으러 올라갔다가, 구경하게 되었는데 100여명은 족히 넘는 아이들이 우리를 위해 연주하는 것을 보니 참으로 고맙고, 감동적이다.

쉬는 시간이 짧으니 시내 구경이나 하자 싶었다. 작은 곳이라 사람들 사는 동네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즐겁지 않을까? 게이트를 빠져 나오니 지난 번 처럼 자전거 택시들이 즐비하고, 매일 이렇게 서는 것은 아닌 듯 한 기념품 파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2시간 거리의 레온에서 정부 주최 축제가 개최된다고 해서 손님들은 모두 그 곳으로 떠났는데, 그래서 이 도시가 휑하면 어쩌나 걱정 했었는데 기우였다. 지난 번엔 커피원두 한 봉 사서 들어왔는데, 이번에는 냉장고 자석과 도자기 골무가 없는 관계로 소수잔에 이쁜 그림 그려진 것을 데려왔다. 히히.

복잡한 곳을 빠져나와 요리조리 한 참을 걷고, 걷고 걸었다. 집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고, 사람들 사는 모습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렇게 한 참을 더 걸으니 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 마침 해가 질 무렵이었고, 우리보다 먼저 정박했던 실제로는 처음보는 홀랜드 아메리칸 크루즈가 출항 중이었다. 괜히 멋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법이지.. ㅋㅋ 바다에는 지역 주민들이 수영을 하고 있었고, 레스토랑에는 손님들로 가득 찼다. 나도 사실 뭔가 좀 먹을까 해서 레스토랑에 앉았는데, 메뉴 이름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가격이 도쿄 온 줄? 너무 비싸서 그냥 나왔다. 공부해서 오겠어! ㅋㅋ

다시 들어와 업무. 그리고 업무 끝.

8시도 되지 않아서 마쳤다. 메스에서 저녁을 먹고, 윈다와 나가서 맥주 한 잔 하기로. 윈다는 9시쯤 끝날 예정이었는데, 문제가 생겨 10시나 되야 끝날 듯 싶다고, 못 나갈 것 같다고 전해왔다. 나갈까 말까 살짝 고민했지만, 바람만 쐬고 오기로. 이 밤에 혼자 나가는 건 좀 위험하지 않을까 해서. 게이트 밖은 어둡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기념품 가게들이 있고, 음악도 나오고, 주민들, 우리 크루들 해서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허나 혼자 나갔기 때문에 조금 둘러보다가 괜히 무서워져서 들어가려고 했는데, 누군가 안녕 나를 부른다. ㅋㅋㅋ 남자 애들 무더기가 있다 ㅋㅋㅋ 다른 부서 크루들. 나오긴 했는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그들을 나는 음악 빵빵하게 나오는 펍으로 안내했지 ㅋㅋㅋ 그렇게 다들 니카라과 맥주 두 병씩 마시고 귀선 했다. 밤에 돌아다니는 건 언제나 즐거워라 ㅎㅎㅎ

인터넷 카드 사려고 크루바에 들렀는데, 윈다 발견 ㅋㅋㅋ 그냥 이대로 잘 수가 있나. 크루바에서 또 맥주 한 캔… 오늘은 맥주만 마시는 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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