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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Nov 08. 2017

크루즈 승무원 다이어리

11월 6일

크루 드릴이 있는 날이라 오전 시간이 빨리 갔다. 오늘도 내가 느끼기에는 변함없는 평범한 하루. 승객들도 내일 있는, 크루즈 항해의 대미를 장식할 가장 큰 행사, 대운동회 준비로 바쁜 듯 싶다. 리셉션이 조용하다. 4개팀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팀별로 응원 연습이며, 운동회 종목 준비가 한창이다. 요 며칠 온통 신문이며, 승객들 사이며 운동회 이야기만 한다. 내일은 시간을 내어 올라가 봐야지 ㅎㅎ

오후에는 어제 그리다 만 영국의 성을 그리며 시간을 보냈다. 완성된 모습을 보니 그림에 소질이 있나 싶을 정도로 언뜻 보면 멋지다. 얼마나 집중을 했는지 눈이 다 피곤하다. 그래도 뭔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건 좋다. 계속 즐거운 나의 취미가 되기를…

보통 쉬는 시간에는 영화를 본다. 요즘은 셜록홈즈 시리즈를 무작위로 보는 중. 하나에 빠지면 이렇게 지겨워질 때까지 돌려본다. 핸드폰에도 셜록홈즈를 넣어 놨기 때문에 자기 전에도 침대에 누워 졸릴 때가지 두고두고 본다. 시즌 3과 4는 윈다한테 받은 거라 영어 자막. 슬슬 자막 단어들을 좀 찾아보며 공부 좀 해야겠다. 지금까지는 대충 해석하며 보았으므로ㅋㅋㅋ

어제 친구들과 카톡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배 안에서 인터넷 되는 게 신기하다고 말한 친구가 있었다. 나도 신기하다. 이런 망망대해 위에서 인터넷이 되다니. 카톡을 보낼 수 있다니. 예전에 한 번 말한 적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보내는 거다.

우연히 어제는 브런치 공지를 자세히 보게 되었다. 그동안은 그저 글 올리고, 잘 올라갔는지 확인만 하는 게 다 였는데(이 조차도 버거운 속도 ㅋㅋㅋ) 브런치북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다. 브런치를 접하게 된 이유가 이 브런치북 이벤트를 보고 응모하면서 부터였는데(크루즈 승무원 매거진 말고 다른 매거진의 글들로 응모한 적이 있다ㅎㅎ), 벌써 5번째라니 감회가 새롭다. 처음에 한 번 응모한 게 다 일 뿐인데 괜히 감회가 새롭다. 써 놓은 글이 많으니 15개 글발행에는 충족하고 응모를 하려면 PC에서 접속해 설정을 변경해야 했다. 살짝 노트북으로 인터넷 접속을 해 보았는데 무리데스요. 로그인을 하지도 않았는데, 브런치 홈페이지를 여는 것 자체가 무리데스요. 선상 인터넷 속도로는 무리데스요. 12일까지도 계속 항해 예정이므로 무리데스요. 아쉽지만 브런치북 이벤트는 사요나라 ㅠㅠ

200여명의 페이스북 친구들, 어느새 600여명에 임박한 브런치 구독자 여러분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두에게 흥미로운 이야기, 도움이 되는 이야기는 아닐 테지만 몰래 눈팅 해주시는 분들, 늘 끊임없는 애정과 사랑을 보내주시는 분들, 귀찮으실 텐데도 무려 댓글까지 남겨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특히나 브런치에는 사진도 없는 글만 올림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만, 한창 질풍노도와 삶의 힘듦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던 때에 위로 받은 건 ‘글’ 이었습니다. 좋은 ‘글’ 들을 통해서 말이죠. 그래서 글을 통해 위로 받으려 하고, 힘을 내려 하고, 행복해 지려고 합니다. 저 또한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고 말이죠. 브런치를 참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글 쓰는 것을, 글 읽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곳이니까요. 야금야금 상업적으로 변하는 모습도 보입니다만…

오늘은 뜬금없는 페북 친구들, 브런치 구독자 분들에 대한 사랑고백으로 일기를 마칠 까 합니다.염치 없지만 항상 응원 부탁드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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