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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Nov 12. 2017

크루즈 승무원 다이어리

11월 10일

업무 사진을 찍으러 야외갑판 10층에 올라갔는데 오늘 바다 색이 너무 이쁘다. 날씨도 따뜻하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내가 딱 좋아하는 날씨. 바다색은 그야말로 시퍼렇고. 아… 좋다. 점심을 먹고 남는 시간은 캐빈에서 영화보거나 책을 보거나 하는데 오늘은 핸드폰을 들고 올라갔다. 시퍼런 바다를 찍으니 기분이 좋다. 내 사진도 몇 장 찍고 ㅋㅋ 미니 삼각대로 ㅋㅋ CCTV가 있는 곳은 피해가면서. 브릿지에서 보게 되면 부끄러우니까. 최고층인 11층까지 올라가 보았다. 날씨가 좋아 그런지 아니면 원래 승객들이 이렇게 날씨를 즐기는지 많은 승객들이 나와 있었다. 아… 아… 그냥 좋다 오늘은.

내일 힐로와 호놀룰루 기항 준비를 하며 바쁘게 오후를 보냈다. 4시부터 쉬는 시간인데 마침 오션드림호는 하와이 섬의 화산인 어느 산 앞에 멈춰있다. 6층 후방 크루 전용 지역에 사진을 찍으러 가 보니 이미 몇몇 크루들이 올라와 있다. 오호라. 저기가 하와이 섬이군… ㅋㅋ

캐빈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독서를 한참 하고 있는데, 캐빈 메이트가 오더니 좌현에 무지개가 있다며 핸드폰을 가지러 왔다. 나도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올라가보니 와. 아까 흐릿하게 보였던 무지개가 덩치가 커져 있었다. 멀리서 사진을 찍었는데도 보일 정도의 무지개. 오늘은 뭔가 계탄 날인가보다.

엄마가 내가 보낸 고기를 잘 받았다며 ㅋ 잘 먹고 있다며 연락을 해 오셨다. (안믿기겠지만 난 집에서 굉장히 무뚝뚝한 딸이고, 방안에만 있고, 해외 생활을 그리 하면서도 연락도 잘 안한다 -_- 엄마빠도 나에게 연락도 잘 안하시고 ㅋㅋㅋ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서로 믿으며-믿는 것인지 무관심인지 알 수 없지만-) 사진과 함께 ㅋㅋ 지난 번 한국 갔을 때 카톡으로 사진 보내는 것을 알려드렸는데, 역시! 알려드린 보람이 있다 ㅎㅎㅎ 여튼 이래저래 흐뭇 ㅎㅎㅎ

내일은 긴장의 날이 될 것이다. 크루들이 나갈 수 있느냐 없느냐. 제발…. ㅋㅋㅋ 캐빈에서 잠잔 이야기 말고 무지개 폭포 다녀온 이야기로 돌아오겠다! 기필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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