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힐로, 하와이
날씨가 개었다. 해가 났다. 이렇게 맑을 수가 없다. 어제는 그렇게 비가 오더니! 오후 1시에 출항. 오전 1-2시간 남짓의 쉬는 시간이 애매해 캐빈에 있었다. 어제 너무 다리가 아파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그러다 보게 된 메이즈러너. 이렇게 잘생긴 어린 애들이 총 출동해서 나오는 영화가 흔치 않은데. 영화를 보느라 점심도 거를 정도였다. 배가 고파도 괜찮아. 보기만 해도 배부른 아이들을 보았으니까 ㅋㅋㅋ 하루 종일 생각이 났다 ㅎㅎ 으흐흐.. 머쪄머쪄… ㅋㅋㅋ
맥주 한 잔 하러 크루바에 갔는데 크루 오피스 크루들하고, 윈다, 포트 에이전트 사람이 함께 앉아 있다. 나도 합석을 하면서 이야기 했다. 온 화두는 내일 우리가 무사히 나갈 수 있느냐 없느냐. 부디. 부디…
정말 내일 마지막 기항지 호놀룰루에 정박하고 나면 이제 정말 끝이다. 크루즈 승무원은 일하고. 쉬고. 일하고. 쉬고. 단 두가지다. 승선. 하선. 끝이 보이는 건 참 좋은 일. 하지만 8개월은 좀 긴 듯. 6개월 정도가 딱 적당할 것 같은데 그렇게 일을 시킬 회사들이 아니지. 그래도 운이 좋게 중간에 한국에 10일 정도 비자 문제로 휴가를 다녀왔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듯 하다. 지금 돌이켜보면 작년 8개월은 정말 힘들었다. 어떻게 그걸 해 내었지….
우선은 쉬고 싶다. 쉬면서 보고 싶은 이들 만나고. 평창 올림픽도 보고. 좀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혹 봉사활동 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해보고 싶다. 알아봐야지. 민들레 읽다가 재미있는 글귀 발견. 백수가 과로사 한다. ㅋㅋㅋ 내가 그럴 듯.. 아마도 ㅎㅎ
걱정은 안 하려고 한다. 연애 빼고 다 잘하는 나니까 ㅋㅋㅋ 그러니 걱정해야 하는 건가 ㅋㅋㅋ
메이즈러너 다시 보다가 1시가 넘은 이 시각 잠자리에 드는 건 비밀. (6시 반 출근인데-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