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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Nov 19. 2017

크루즈 승무원 다이어리

11월 19일

오늘은 드디어 크루 운동회가 있는 날이다. 줄다리기, 자루달리기 가 준비되어 있고, 더불어 솜사탕도 준비 되어 있다. 승패를 가리기 보다는 오랜만에 크루들이 한데 모여서 시간을 보내는 뜻깊은 날이라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승선하고 처음 있는 운동회였다. 벌써 1-2주 전부터 팀을 가르고 준비가 한창이었다. 치어리딩을 맡았기에ㅋ 이면지에 우리 팀 명인 Gado gado campur (인도네시아 음식 이름) 큼지막하게 쓴 플랜카드를 만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날씨. 아침부터 배의 흔들림이 심상치 않다. 점점 심해 진다 -_- 걷기 힘들 정도. 결국. 2시부터 운동회가 시작이었는데, 1시에 취소 결정이 났다. 얼마나 아쉬운지 ㅠㅠ

인수인계 관계로 말을 너무 많이 해서인가 피곤하다. 요즘은 낮 쉬는 시간에 잠을 잘 자지 않는데 배가 이렇게 흔들리는데도 꿀잠을 잤다.

이제 금요일 요코하마 도착이다. 세계일주의 끝이다! 승객들뿐 만 아니라 크루들도 많이 하선을 한다. 이번 크루즈 마지막 크루 파티다. 9시경 갔는데 준비가 한창이다. 마가리타를 큰 통에 만들고 있기에 사이다 붓는 걸 좀 도와주고 나니 음식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이제껏 보았던 것 중 최고의 메뉴다. 피자. 타코야끼. 으흐흐… 한가득 음식을 담아, 쿠폰을 맥주로 바꾸고 맛나게 먹었다. 난 저녁도 먹었는데 이렇게 또 맛있게 먹을 수 있다니 새삼 놀랍다. 빵빵한 사운드를 자랑하며 노래도 나온다. 한국 노래도 한 두 곡 나왔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다. 헐…

캐빈으로 돌아와서 캐리어를 꺼내 그동안 산 것들(기념품도 있고, 잡다한 것들도 있고….)을 넣어보았다. 흠. 반 정도 찬다. 옷이랑 책은 따로 짐을 쌀 것이니 충분하지 싶다. 짐은 나중에 싸야지. 귀찮다. 선내 엑스레이 검사하기 전날 싸면 딱 좋을 듯 싶다.

갑자기 간장게장이 먹고 싶은 날이다. 하선날 28일이 내 고향 오일장날이니 엄마에게 사 놓아달라고 부탁해야겠다. 한마리만 ㅋㅋ 군침 도는 구나 ㅋㅋㅋ

이 크루즈 승무원 다이어리도 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 괜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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