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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Dec 03. 2017

크루즈 승무원 다이어리

11월 23일-24일 요코하마, 일본. 승객들하선일

다음날 요코하마에서 승객들 하선이 있기 때문에 밤까지 쓴 결제내역서를 출력해야 해서 낮에는 조금 일하고 새벽 1시에 일하러 갔다. 크루즈에 한 번 있는 것이니 불평할 이유가 없고, 매니저도 스케쥴 배려를 해 주기 때문에 괜찮다. 물론 낮에 쉰다하여 잠이 오는 것은 아니라는 게 함정. 잘 쉬다가 리셉션 마감 관계로 다시 나와야 한다는 불편함은있지만. 그저 일찍 끝나기를 바라는 수 밖에. 지난 크루즈때에는 결제 프로그램이 빨리 도와줘서 일찍 끝낼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상황 완전 대역전. 3시 정도면 끝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3시가 되어서야 첫출력을 시작했다. 오… 하느님… 저를 제발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 고작 700명 분을 출력하는데 이 정도 시간이 걸리다니. 지난 크루즈 회사에서는 3,700명 분을 4일에 한 번씩 출력했었는데 이 곳에서 사용하는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음에 틀림없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한다 ㅋㅋㅋ 

사실 오늘 배가 정말 많이 흔들렸다. 아이슬란드에서 미국 넘어갈 때와 비슷하게 배가 흔들렸다.원래 스케쥴 대로라면 오늘 오후에 내일 하선 승객들의 짐을 운반해야 하는데 안정상의 이유로 엘리베이터 운행이 전명 중단 되었다. 그래서 짐 운반도 중단 되었지. 결국은 당장 내일 7시에 하선을 시작해야 하는데 새벽 3시 반부터 짐 운반을 시작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관련하여 캡틴및 주요 결정권자들과 관련자들 간의 긴 회의도 했다. 안전이 제일이니까. 그렇게 관련 안내 방송을 했다. 승객들 몇몇은 리셉션에 얼마나 컴플레인을하시는지. 요지는 나는 그때 일어나는 게 싫으니 지금 당장 짐을 가져가라고. 얼마나 소리를 지르시는지. 전화로는 부족한지 직접 찾아오셔서 소리를지르신다. 모두의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것만으로는 설득하기 힘든 부족한 설명 이었나보다.

열심히 결제내역서를 출력하고 있을 때 짐운반 관련 담당자들이 3시반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후훗… 나는 또 나대로 어떻게 출력했는지도모르게 비몽사몽 출력을 하고, 다 마치니 5시에 끝이 났다. 정리하고 캐빈으로 돌아온 시각 5시 반. 출근은 6시 45분이다. 뭔가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부분이다. 잘 수 있는 시간은 단 한시간이다……………………………………………………

아침에 정말 비몽사몽으로 보냈다. 아침 스케쥴은 또 어찌나 길게 짜놓았는지. 70여명의 손님들이 한꺼번에 결제하러 오느라 바쁘다. 70여명이한꺼번에 오는 건 바쁘지 않는데, 다른 크루즈나 호텔처럼 개개인이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관리하기 때문에 누군가 더블체크 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걸 내가 한다.더블체크하고 잔돈 거슬러 주고를 한다. 비몽사몽이라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요코하마 승객들 모두 하선 이후에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더’ 빌 클로징을 한다. 낮에는 더 많은 이들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때문에프로그램이 더 느리다. 젝일…

오후에는 잤다. 잠이 절대 부족이다.리셉션 마치는 시간에 팔로업해야 하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다시 잠시 나와서 일을 했다. 그리곤오지 않는 잠을 다시 청한다.

내일 고베에서 하선하는 손님들 빌 클로징을 새벽 1시에 ‘또’ 해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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