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 앵두 Dec 07. 2017

크루즈 승무원 이야기 – 휴가

휴가인데 앞으로 뭘 할거냐 물어보다니요 ㅎ

휴가 중임. 한국에 도착해서 제일 처음 만난 언니와 형부에게, 집에 와서는 엄마빠에게 그리고 친구들에게, 이제 뭘 할꺼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쉬어야지. 난 휴가 중이니까. 내가 너무 하선의 기쁨을 이곳 저곳에 표현하고 다닌 바, 마치 지겹고 지겨웠던, 힘들고 힘들었던, 지긋지긋한 배 생활을 정리하고(말하자면, 회사를 때려치우고) 하선한 줄 아는 사람이 대부분. 

크루즈 승무원들은 보통 8-10개월 정도의 계약을 하고, 계약을 마치면 하선을 한다. 그리고는 휴가. 휴가는 1-3개월 정도가 대부분이라 보면 되고 경우에 따라 + - 된다. 단 하루의 쉬는 날 없이 매일 일하며 배 생활을 하기때문에 쉬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나는 4월 3일에 승선을 했고, 11월 28일에 하선을 했다. 운이 좋게도 중간에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회사의 배려로 한국에 10일 정도 들어갔다 올 수 있었지만. 총 개월수를 따지면 8개월 계약 후 하선한 것이다. 지난 크루즈 회사도 4월 5일에 승선해서 12월 3일에 하선했으니 8개월 계약. 후에 거절했지만 그 후 다음 계약은 2월 7일이었다. 

하선하기 전에, 혹은 하선한 후에 회사와 협상(?)을 하게 되는데 이번 회사는 하선하기 전에 스케쥴에 대한 협상이 있었다. 회사에서 제시한 12월 19일을 거절했다. 내가 무슨 수퍼맨인가? 1월 시작되는 오세아니아 크루즈에 대한 미련은 조금 남았지만, 좀더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호주는 나중에 내 돈 주고 가서 편히 쉬다가 오겠어! 위로하며 거절. 그리고 그 이후 60일아시아 크루즈는 회사에서 아예 내게 처음부터 제시하지 않은 것이라 그 다음에 타기로 협상을 하였다. 그래서 사실 다음 승선 날짜까지 정해져 있다. 4월 23일. 약 5개월간의 긴 휴가.

이 휴가 기간 동안 무엇을 할 지는 머릿 속에 구상은 많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진 않았다. 뭘 그리 장기전으로 계획하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그동안 참 스펙타클하게 살아왔으니 앞으로도 비슷하겠지… 4월 23일. 그날 승선 할지 안 할지는 나도 모름 ㅎㅎ 

허나 중요한 사실은 지금은 휴가 중이라는 것! 공식적으로ㅎㅎ

매거진의 이전글 크루즈 승무원 다이어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