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잘하면서 살아가는 이의 고민
어제 아는 동생에게 어설픈 조언을 해 주고 있었다. A,B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 스럽다는 것이었는데. 나는 A 는 이미 해 보았으니 B 는 어떠냐고 물었고, 아는 동생은 뭔가 하나로 경력쌓고 싶다고, 다른 거 막 하다가 이도저도 안되지 않겠냐고 이야기 했는데, 나는 괜히 찔렸다. 찔릴 필요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찔려서 요즘 쓰고 있는 출간기획서의 자기소개를 엄청 쥐어짜며 멋드러지게 써대기 시작했다. 나는 잘 살아왔어, 하고 증명하려는 듯이. 아니 위안하려는 듯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고, 잘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아주 떨친 것은 아니다. 단지, 그 불안이 찾아올 때마다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생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좀더 터득했을 뿐. 새로운 시작은 늘 기대와 설레임을 가지고 있지만, 두렵고, 무섭고, 어려운 것이 시작임을 잘 알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며 살아가고는 있지만, 이게 정말 맞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돈과 관련된 이유가 크다. 이제까지 하고 싶은 거 좋아하는 거 다 하고 살았으니 이제는 더 늦게 전에 좀 진득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에 휴가 온지 한 달도 안되서 머리 아프게 이런 생각이 자꾸만 든다. 자꾸만 취업사이트를 들락날락 한다. 에잇! 그러다가도 하고 싶은 일들이 이렇게 많은데 안될 소리라고 혼자서 결론을 낸다.
제목으로 잘하는 일을 더 잘하는 것보다라고 썼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잘하는 것도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도 든다. 그렇게 좋아하는 일을 잘 할 때 쯤엔 다른 일을 선택한다. 이 상황들이 자꾸만 반복이 되어, 결국엔 잘하는 게 하나도 없게 된다. 뭔가 서글프다.
+덧붙여
나를 글로써 포장하려고 하면 할 수록 내가 초라해지는 느낌을 받는 건 기분 탓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