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오지라퍼
누군가 내게 그랬었다. 오지랖이 참 넓다고.
그도 그런 것이 클럽메드 지오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모아서 이야기도 하고. 워킹홀리데이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 모아서 이야기도 하고. 크루즈 승무원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마찬가지고. 예전에 블로그로 질문하거나 쪽지 보내준 사람들은, 그 이후에 지오도 하고, 워홀도 가고, 크루즈 승무원도 하고 있다면, 혹여나 아니라면 지금은 어떻게 사는지도 궁금해서 연락도 하고, 만나자고 하는 사람 있으면 한국 올 때 연락해서 만나고. 뭐 그런다.
정말. 프로 오지라퍼다.
사실 난 이 모든 과정을 정말 철저히 외롭고, 힘들고, 치열하게 준비했다. 그나마 위에 언급한 일들을 준비할 때에는 최근이라 인터넷이 잘 되고, 정보도 많으니 수월한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2006년 4월에 미국 어학연수를 갔는데, 준비했던 2005년부터 떠나기 전까지, 그리고 떠나고 나서 돌아왔던 12월까지. 혼자 미국에 버려진 아이처럼. 그때는 정말. 다시 하라면 못할 듯 ㅠ 그나마도 이모댁에서 두달 함께 살았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
https://brunch.co.kr/@seonjusunny/12
내가 잘 알지 못하기에, 예상하지 못했기에 힘들었던 시간들이 많다. 알았다면 각오했다면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를 할 수 있다는 건 기회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영어의 중요성은 귀가 따갑도록 들었을 테지만, 나의 개인적인 영어의 중요성이라 한다면 언어의 장벽없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외국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기도 했지만. 워홀때 생각 외로 영어의 준비 없이 열정만으로 온 친구들이 많아 가끔씩은 안타깝기도 했다.
주변에는 영어를 하기 싫지만, 부모가 시켜서 울며 겨자먹기로 하는 사람들도 있고(보통은 어린이, 청소년들), 영어를 하고는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영어를 뛰어나게 하지도 않고, 영어를 전공한 것도 아니지만, 내가 아는 만큼만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꼭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 왔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지만.
무료 영어 과외를 시작했다. 지난 겨울 배 타기 전 무료 한국어 과외는 했었는데 영어 과외는 중학생 한 번 가르쳐 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7-8년 전에.
내가 원하는 것은 단 두 가지. 일주일에 최소 2번 이상 시간을 낼 수 있을 것. 성실하게 공부할 것.
브런치에 무료 영어 과외 모집 글을 써봐야하나 이래저래 고민하고 있던 차에 지인찬스를 쓰기로 했다. 운이 좋게도 처음으로 물어본 지인에게 한 분을 소개받았다.
서로 지방에 사는 관계로 수업은 전화나 화상으로 진행될 예정이고, 오늘은 오리엔테이션으로 첫 통화를 하였다. 외국인을 접할 기회가 가끔 있고,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영어를 하는 모습을 보며 당당하고 싶어 영어를 공부하고 싶으셨다고. 일 특성상 이틀에 한 번 쉬시기에 쉬는 날 공부를 하기로 하였다. 카톡으로 예습단어를 정리하여 리스트, 발음할 때 주의점, 발음 녹음을 하여(내가 녹음했는데 보내고 나니 너무 부끄러워서ㅋ 네이버 사전 발음으로 다시 녹음해 보내드렸다) 보내드렸다. 내일 모레 수업때에 예습해 오시면 도움이 되겠지...
설레어 하셔서, 나도 덩달아 설레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