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 앵두 Apr 23. 2018

크루즈 승무원 승선 짐싸기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짐싸기

심심찮게 문의 주시는 분들이 있어 지극히 개인적 취향이지만 '승선 짐싸기' 글을 하나 써야겠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귀차니즘; 어제 쪽지를 하나 또 받고서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올려보는 

"크루즈 승무원 승선 짐싸기"

사실 짐이라는 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나는 보통 몇 인치인지는 모르지만(제일 큰 거 말고, 두번 째로 큰 사이즈), 꽉 채우면 17~20kg 쯤 나가는 캐리어 하나와 옷만 잔뜩 넣은 비닐가방(약5kg) 를 가지고 승선했다. 그러나 승무원이 아니더라도 2개 짐 부치는 것은 복불복이 될 수가 있다. 참고로, 이번에 하선 한 칭따오를 빼고는 이제껏 허용 무게만 넘지 않으면 별 무리 없이 2개 부쳤다.

항공편에 따라 부치는 짐이 1개만 허용되는 곳도 있는데 이럴 때는 마법의 말을 쓰면 된다. 
선원. Seaman. 
선원수첩을 보여주며 선원이라고 이야기를 하면 2개를 부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욱 정확한 것은 에이전시를 통해 확인하시길. 제주도 갈 때는 선원이라고 언급만 했는데 옷가방을 부쳐주셨고(나만 특혜주신 줄), 이번에 하선 할 때는 그쪽에서 너무 완강하게 1개만 된다고 한 나머지 당황하여 선원이라고 말하는 것 조차 잊어버려, 그 무거운 옷가방을 들고 비행기 탐 -_-ㅠ

자, 그럼 이제 짐을 싸야 할 텐데,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

[기본]
기본적인 치약, 칫솔, 클렌징, 화장품, 양말, 잠옷, 기타 여벌의 옷 등은 챙길 것이고, 샴푸, 린스 등 무게와 부피가 나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1-2주 정도 버틸 수 있을 만큼 가져가고, 기항지에서 현지조달 하면 좋다. 
나는 클렌징과 로션을 피부 트러블 때문에 세타필만 써서, 그 무거운 세타필을 넉넉히 가져가느라 부피가 좀 나갔다. 천연비누도 꼭 챙겨가야 해서 비누 넣는 김에 비누곽에 넣었다. 
생리대도 넉넉하게 챙겼다. 기항지에 나간다고 해서 꼭 슈퍼에 갈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만약을 대비해서.
없으면 괜히 불편한 실핀과 머리끈도 넉넉히.


[유니폼 관련]
유니폼에 맞춰 준비해야 할 사항들은 회사마다, 부서마다 다르기 때문에 에이전시를 통해 알아보거나, 현직 그 회사, 그 포지션 승무원들에게 문의하면 좋다. 예를 들면, 코스타 GSO 는 하복, 동복 유니폼에 따라서 흰색 구두, 까만색 구두를 신어야 했고, 하복을 입는다고 해도 포멀 나이트에 입는 유니폼에는 반드시 까만색 스타킹과 까만색 구두를 신어야 했기 때문이다. 여성 분들은 머리망도 신경이 쓰일 텐데, 내가 승선할 때 에이전시에서 머리망 필요하다고 해서 몇 개 준비해 갔는데, 선택이지 필수는 아니라서 쓰지 않았다. 유니폼이 치마냐 바지냐에 따라서 짧은 스타킹과 팬티스타킹의 준비 유무가 달라지니 불안하면 조금씩 다 준비하는 게 좋다. 까만색 스타킹을 준비하지 않아 현지조달 했는데, 알다시피 인터넷으로 10개 들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걸, 낱개로 사느라 비쌌.... 
오션드림 승선 전에 유니폼 사이즈와 신발 사이즈 알려달라고 해서 신발은 제공이구나. 생각했지만, 그래도 편한 내 신발이 좋지. 하며 까만색 구두를 챙겨갔는데, 신발 제공은 아니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회사마다, 부서마다 다르다.

[빨래]
유니폼은 회사에서 세탁을 해 주니 문제가 없지만, 내 개인적인 옷은 빨래를 해야 한다. 크루 세탁실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준비되어 있지만, 직원이 천 명인데 세탁기 10대 정도. 작동되는 건 3-4대. 그것을 차지하기에는 하늘의 별따기 일 때가 많다. 코스타 승선했을 때는 개인 옷 무조건 손빨래 했다. 다행히 룸메가 큰 대아(?) 같은 게 있어서 함께 사용했다. 오션드림 승선했을 때는 1번(30개까지)에 1불 씩 내면 되는(심지어 월급에서 자동 차감) 좋은 복지 제도가 있었다. 그래도 속옷이나 스타킹은 손빨래를 해야 할 텐데, 빨래 걸이를 가져가면 편하고 좋다. 다이소에서 작은 거 1-2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속옷전용 빨래비누 천원짜리 하나 사도 8개월에 하나 다 못 쓴다. 세탁기 이용할 것을 염두해서 세탁 세제도 조금 가져가면 편리할 듯. 나 같은 경우에는 코스타 때는 제주 기항을 했기 때문에 크루즈 터미널 옆에 있는 제주도 이마트에서 뽑아 쓰는 것으로 조달했다. 나중에는 하선 하는 친구들이 주고 가는 경우도 많음.

[옷]
옷은 정말 개인 취향. 나는 굳이 크루바 갈 때 꾸미고 가지 않았으므로 옷이 별로 없었다. 기항지에서 사진들 보면 참 잘했어요, 돌려막기ㅋㅋ 코스타에서는 늘 크루바 갈 때 코스타 잠바 입고 갔다 ㅋㅋ 오션드림에서는 늘 유니폼ㅋ 아이러브유 유니폼ㅋ 애니메이터들(각종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포지션)은 포멀 나이트에 개인 드레스(?)를 입어야 하기 때문에 준비해 가면 좋을 듯 하다. 나라마다 날씨가 다르니, 그리고 추운 날, 더운 날을 고르게 맞이하게 될 것이니 긴바지, 긴팔, 반바지, 반팔 고르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유용하게 쓴 것]
탁상시계. 손목시계. 근무 중에는 핸드폰 사용을 못하기도 하고, 난 핸드폰 시계를 절대 믿지 않는다. 시차가 바뀌는 경우에 이게 제대로 작동 안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 실제로 한 동료가 출근하지 않아 전화했더니 핸드폰 오작동이었음. 알람기능 있는 탁상시계 무음으로 된 것(예민하면 신경 거슬릴 수도) 하나와 손목시계는 준비해 가면 좋다. 
텀블러. 뜨거운 물 마실 때 좋음. 아픈 날이 있을 테니. 물론 컵 기능도 하니까.
바느질고리. 바느질 할 일이 가끔 있었다.
선물. 아무래도 외국 친구들하고 일을 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기도 하다. 내가 가져갔던 유용한 선물은 책갈피, 열쇠고리였는데, 서울에 산다면 인사동에 가보면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아니면 인터넷 구매도 좋다. 소주모양 열쇠고리도 좋고ㅎ 부피도 안 차지하고 좋다.
.개인적인 취향. 읽을 책, 공부 책, 일기장, 노트 등
영화.뭔가 보고 싶은 날이 있다. 핸드폰과 USB(or외장하드)연결하는 잭도 있다. 침대에서 누워 연결해놓고, 핸드폰으로 영화 보기도 함 ㅋ
슬리퍼. 캐빈에서 편하게 신음. (전임자가 놔두고 감)
다이소 정리함. 실핀, 머리끈, 악세사리 같은 경우는 다이소에서 파는 칸칸이 나누어진 약통에 넣어갔다가 닫으면 보관도 용이하고, 이동도 용이하다. 
드라이기. 나처럼 꼭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길 추천. 
어답터 필요 없음 X. 승선했던 두 배 모두 220V. 하지만 혹시나 하고 두 번 승선 모두 챙겨감ㅠ 왜그랬지.
손톱깍기.집에 굴러다니는 돌잔치 선물로 받은 손톱깍기 세트를 챙기자!

우선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
생각 날 때마다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질문은 댓글로, 도움이 되었다면 밑에 하트도 꾸욱 주셔요ㅎㅎ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인 크루즈 승무원은 몇 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