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자원봉사 후기

청주2018IPC세계사격선수권대회

by 꿈꾸는 앵두

통역이라는 말에서 주는 무게감이 있다. 아무리 뒤에 자원봉사 라는 말이 붙었다고 하더라도 그 무게감이 부담감으로 변할랑 말랑 했다. 일반자원봉사, 통역자원봉사가 있길래 어떤 것에 지원할까 하다가 그래도 조금 할 줄 아는 영어가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통역으로 지원했다.

자세히 이야기 하면 길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들로 대회 시작 며칠 전에 연락을 받았고, 교육에는 연락을 받지 못하고, 첫날부터 공항에 아무런 정보 없이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는 조직위원회 사무실에 상주하는 통역자원봉사자가 되었고(라고 쓰지만 결론은 여기 저기 다 불려다니는ㅋㅋ) 오늘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IPC는 국제 패럴림픽 위원회다. 많이 들어보았을 IOC 국제 올림픽 위원회와 같은 성격이다.

12일 짧은 기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무슨 한 두 달 일 한 줄. 타기관 일용근로자 원서내고 면접 보느라 하루 이틀을 빠질 줄 알았는데 그 시간을 배려 받고, 그 대신 늦게 끝나고, 결론은 하루도 빠짐없이 꽉 채운 12일을 마무리 하게 되었다.

처음 해 보는 통역 자원봉사였는데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배웠다.

우선 자원봉사지만 통역 자원 봉사는 아르바이트 하는 것 마냥 일비가 세다는 것. 사실 엄청 놀랐는데, 다른 대회들은 더 세다고 하니 더욱더 놀라운 일이다. 이번 대회가 돈이 적다고 이야기 하는 분도 계셨다.

개인적으로는 청주에 이사 오고 나서 첫 공식 사회 활동이었는데 너무나 갑자기 많은 이들을 알게 되어 얼떨떨 하다. 물론, 좋은 분들을 너무 많이 만나, 조직위원회 관계자 분들, 함께 일하는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세계 각국의 선수들 까지. 그것으로 되었다. 너무 좋구나. 아는 이 하나도 없었던 청주에 갑자기 좋은 분들과 함께 사는 기분 좋은 느낌.

통역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그동안 헛살진 않았구나 하는 컴플렉스 회복을 조금 했다는 것.
아이러니 하게도 영어는 나의 컴플렉스 중 하나이다. 해도 해도 안되는 것 같고, 늘 한계와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전문 통역사가 아닌 것 치고는 그래도 못하는 것은 아닌 듯 싶다. 사람이 없어서인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이번 대회 기간에 개막식 당시 문체부 장관님 통역으로 배정 되었고(물론, 통역 할 일은 별로 없었지만), IPC(국제 패럴림픽 위원회) 관계자분과 청주시장 권한대행님과의 만남에도 통역으로 다녀왔다. 꾸준히 더욱더 열심히 공부해야지.

처음에는 몸이 불편한 분들을 대하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졌고, 편안해 졌다. 전국 각지에서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대형 버스가 총출동 되었고, 사격장 자체도 이번 대회를 위해 엘리베이터 공사 등을 진행했다고 들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많다). 숙소였던 호텔 1층 로비 옆 여자 화장실은 계단을 내려가야 이용 가능하고, 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개.폐막식을 했는데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도 단 2칸. 일반칸은 10칸이 넘던데... 그리고 각 칸 공간도 좀 커야 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처음 설계 때 부터 전문가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건축법상 의무적으로 해야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 선수만 300여명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편의를 위한 영어 표기는 부족했다. 내가 느끼기에는 서울도 그런 듯 싶으니 청주도 조금씩 수정이 되겠지. 이는 사격장 뿐만 아니라 청주 시내 혹은 외부 관광지(청남대나 시내, 현백 등) 도 마찬가지였고. 음식을 준비함에 있어서도 무슬림, 채식주의자, 유제품 알레르기 등 재료 표기가 명확해야 할 것인데 아쉬웠다. 이런 부분들이 특히 내게 잘 보였던 것은 세계 각국의 손님들을 상대했던 리조트, 호텔, 크루즈에서 일했던 경험이 컸다. 그래서 더욱 아쉬웠다.

내부적인 이야기를 자세히 할 수는 없겠지만, 운영 부분에서도 제3자가 느끼기에 아쉬운 점도 크고. 모쪼록 이번 대회를 계기로 크고 작은 훌륭한 대회를 많이 개최하는 청주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 12일. 길고도 짧은 12일. 아쉽... 아니 후련합니다.. 으흐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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