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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Aug 14. 2018

[The앵두] 공간을 결심하다

나는 사실 서점 주인이 되고 싶었다. (물론 게스트하우스 주인도 되고 싶다... ^^ ) 그저 그런 학습지, 문제집 파는 서점 말고 독립서점. 특별히 독립서점이라 이야기 한 것은 크루즈 승무원이었을 때 제주도 기항 당시 독립서점 [Like it]을 우연히 간 적이 있었다. 너구리님의 [회사가 싫어서]를 비롯해 몇 권을 무작정 사다가 읽었었는데 마치 대안 교육을 처음 접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 하선 후에 동해에서 머물 때 상가도 한 군데 정도 보고, 지인 찬스로 상가도 찜해놓고 했었는데. 그때 안 한 이유는

"지금은 내가 생각하는 만큼 나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는 판단 때문이었다. 좀 더 책을 사랑한 후에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여튼, 그래서 독립서점 주인은 잠시만 안녕...

청주에서 잘 적응하던 중에 우연히 영어 과외를 시작하였다. 성인 3명과 함께 하는 그룹 과외인데 우리는 장소가 없어서 계속 까페를 바꿔가며 공부했다. 비용도 비용이고, 장소도 장소고 공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스물 스물 생기기 시작했다. 나름 사회 생활로 아는 이들이 조금씩 많아졌는데 누군가를 만날 때 꼭 어디에 가야 하고, 그런 것들이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혼자 집에서 공부하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학교 근처 임대라고 쓰여있는 상가를 유심히 보기도 하고, 집 근처 부동산에 가서 상가를 보고 오기도 했다. 그래도 그당시 망설여진 것은 아마 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도 다녀야 했고, 시험도 봐야 하니까 9월 이후로 미뤘다. 그러자 미련도 조금 없어졌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러다 어느날. 두 달 정도가 지났다.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신축 + 화장실 + 1층 좋은 가격이라고 했다. 나는 당시 대학원 개강을 막 한 상태라 바빠지고 있었기에 언니와 며칠 뒤 주말에 시간이 있으면 가볼까 했다. 그런데 언니도, 나도 바빠서 가지 못했다. 그러다 그 다음주 주말에 상가 생각이 나서 부동산에 연락을 해 보니 아직 안 나갔다고 했고, 상가를 드디어 가 보았는데. 어머 어머. 믿을 수 없는 가격, 위치, 신축, 화장실. 그 모든 것이 완벽했다. 관리비 등 궁금한 부분을 물어보았고, 내 마음만 정하면 되었다.

언니가 여름 휴가를 간 동안 나는 마음을 정했고,  계약금이라도 걸까 하다가 언니가 돌아오면 함께 하기로 했다.(언니 아는 부동산이라...) 그러다 금요일이었던가. 언니가 시간이 되면 저녁에 가서 계약하려고 했는데 바쁘다고 해서 그럼 내일 하자 하고, 에어컨 관련 문의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얼마 뒤 온 연락은 오후에 누군가 계약하러 오기로 했다는 것. 

바로 계약금을 넣었다. 그렇게 이 공간은 내게로 왔다.

아주 아주 크게 나온 내 공간, [The앵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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