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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Oct 17. 2018

[크루즈승무원] 해적 대비 훈련

해적 대비 훈련


 선내에는 여러 가지 신호가 있다. 긴급 상황에 승무원들이 그 상황을 인지하고, 각자 맡은 임무를 하기 위한 신호말이다. 승객과 공유하는 신호도 있고, 승객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승무원만 인지하는 신호도 있다. 그 중에 하나가 해적 관련인데, 해적이 침입했을 경우, 선내에 알려지는 방송이다. Bravo Tango. 브라보탱고. 세레나 호에서도 비슷한 브라보를 썼었는데 공통어인 듯 하다. 


 오션드림 호의 노선이 보통 아시아에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여 유럽으로 가기 때문에 홍해를 진입하기 전 해적 출몰 지역을 지난다. 해적 대비 훈련이 있는 날엔 승객들과 승무원들은 브라보 탱고 신호를 듣는 즉시 캐빈으로 돌아가서 창문 커튼을 치고, 창문에서 떨어진 곳에서 캐빈 문을 잠그고 대기해야 한다. 사무실에 있다고 해도 사무실 문을 잠그고, 오피서들은 높은 직급의 승무원을 알아볼 수 없게 차고 있는 안창을 뗀다. 승객과 승무원, 승무원만 따로 등의 훈련을 주기적으로 한다.


 해적 출몰 지역을 항해함에 따라 그에 대한 대비로 각 객실의 창문을 닫는 작업이 시작된다. 빛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로 모든 객실의 창문을 철제로 된 판을 고정시킨다. 공공장소도 마찬가지다. 유리문마다 검은색 천으로 막는다. 밤에는 야외 데크의 출입도 통제된다. 이렇게 며칠을 있어야 한다. 승선전 필수교육인 부산에서 안전교육을 받을 때 해적에 대한 관련 동영상을 보았을 때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대비 훈련과 조치를 하는 것을 보니 긴장감이 든다. 


 해적의 공격을 받은 선례가 있다고 하니 더욱더 조치를 강하게 하는 듯 하다. 철저하게 대비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어느 지점부터는 일본 회사의 배이기에 일본 해군의 에스코트도 받는다. 사실 크루즈 선은 많은 인원이 승선하고 있기 때문에 해적의 주 타켓은 되지는 않는다. 크루즈 선보다는 크기는 크지만 몇 안되는 선원이 승선하는 화물선이 표적이 되기 쉽다. 


 해적 관련 유명한 영화로는 [캡틴필립스]가 있다. 2013년 개봉한 미국 영화로, 2009년 발생한 미국인 관련 최초 피랍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소말리아 인근 해상에서 필립스 선장의 화물선이 해적의 공격을 받고, 점령하는데, 선원들을 대피시키고, 선장은 인질이 되어 해적들로부터 구출되는 이야기인데 세레나 호에 승선해서, 바다 위에서 본 첫 영화라 더욱더 마음에 와 닿았다. 보면 볼 수록 감정이입되어 흥미진진한 영화다.


 승선 당시 두 번 해적 출몰 지역을 지났는데, 충분한 준비 덕택에 다행히 아무런 일 없이 지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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