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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Dec 25. 2018

04.크루즈 승무원의 계약과 휴가

대박사건! 승선 중 단 하루의 휴무도 없다

 크루즈 승무원의 계약은 가 일했던 세레나 호와 오션드림 호를 기준으로 설명을 하겠다. 선사마다, 포지션 마다 상이할 수 있다.


 세레나 호는 아시아인일 경우, 보통 8개월의 계약을 한다. 자국민인 이탈리아인들은 보통 6개월. 오피서(Officer:보통 어깨에 견장을 달고 있는 직책), 디렉터(Director:쉽게 말해 오피서들의 상사)급은 4개월, 캡틴(Captain:선장)은 2개월이다. 필요에 따라 계약기간은 좀 더 길어질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일반 승무원들은 대체 인력이 상대적으로 많으니까 보통은 8개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높은 직책의 승무원들은 대부분의 경우 길어진다. 나같은 경우는 이틀 모자란 8개월이었다. 


 후임자가 오지 않으면 보통은 후임자가 올 때까지 계약기간이 길어지는데 말단인 승무원들은 슬프지만 사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기에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매니저들 입장에서는 바쁠 때 손이 하나라도 더 있으면 좋으니 연장을 시키려고 노력한다.


 계약을 마치고 하선하기 전에 다음 계약이 정해지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는데 그럼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이다. 내 경우 하선 3주 후에 승선 날짜가 나왔다. 보통은 한달이나 두달 정도 후에 승선 날짜를 받는다고 한다.


 크루즈 산업도 비수기, 성수기가 있어서일까. 보통은 3-4월에 승선해서 11-12월에 하선한다. 겨울에는 최소인원만으로 운항하는 듯 하다. 승객의 수도 반 정도 줄어든다고 들었다. 


 오션드림 호는 100일의 세계일주 크루즈이기 때문에 계약은 쉽게 두 번의 크루즈를  마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계약기간이 7개월도 안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세계일주를 마친 배가 바로 다시 출항하는 것이 아니라 오픈하우스 행사도 하고, 선체 점검 등의 이유로 쉬기도 하고, 10일 정도의 짧은 크루즈도 운항하고 해서 보통 8개월. 하선하고 후에는 보통 다른 100일의 크루즈가 끝나고 난 뒤에 승선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크루즈 승무원의 휴가는 하선 후 다음 계약 전까지가 휴가 기간이 되며 무급이다.


 크루즈 승무원의 휴무에 대해 덧붙이자면 단 하루의 쉬는 날도 없이 일한다. 계약 기간이 8개월이라면 승선해있는 8개월을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일하는 것이다. 정말 불가능할 것 같은 '휴무없이 8개월 동안 내내 일하기'는 인간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보여준다. 슬프지만 잘 적응한다.


 근무시간은 배에 따라 부서에 따라 달라지는데 세레나 호에서는 평균 11시간, 최대 14시간 정도까지 일하기도 했다. 오션드림 호에서는 평균 8시간 일을 했다. 세레나를 먼저 경험했던 난 늘 오션드림은 천국이라고, 내가 분명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클럽메드 발리에서 일할 때에는 새벽 1,2시까지 주6일을 일했는데 참 힘들었다. 허나 크루즈 승무원이 되고 나서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쉬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을 어찌나 했던지. 그때가 좋았지 하면서 말이다. 


 크루즈에서 일한 나는 이제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다! 주 5일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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