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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Jan 05. 2019

17.크루즈 승무원 이후, 지금의 나

박수칠 때 떠나라!

 20171128일 하선을 하였다. 하선 당시에는 20184월 승선 예정으로 회사와 이야기를 하고 하선했다. 사실 처음 회사에서는 12월에 다시 2개월 승선, 이후 2개월의 휴가, 다시 4월에 승선하기를 원했지만, 한 달도 채 못되어 다시 승선을 한다는 것은 너무 급박한 감이 있었다. 휴식이 필요했으므로. 4월까지 쭉 쉬겠다 의사표명을 했고, 회사에서도 받아주었다.


 하지만 난 지금 한국에 있다.


 지금은 대학원생이 되었고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있다. 처음부터 대학원에 진학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계획대로 20184월에 승선하여 배 위에서 2018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난 크루즈를 꼭 다시 타야만 하는 이유를 결국 찾지 못했다.


 코스타 크루즈의 두번째 계약을 거절한 것은, 그리고 난 후 회사를 옮긴 것은 한중일 노선을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결국 내 바람대로 한중일 노선을 벗어났고, 더 멋진 세계일주 노선을 두 번이나 탔다.


 그렇게 세계일주를 두 번이나 하고 하선하고 보니 다시 배를 타고 내린다면 내겐 뭐가 남을까 생각을 해 보았다. 경험, 약간의 돈,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남을 것 같았다.


 당장 하고 싶은 것이 없다면 배를 타는 것이 맞다. 우선 승선을 하고 이후를 준비하는 게 맞다.


 하지만 난 한국어를 공부하여 가르쳐보고 싶(한중일 노선이었던 코스타 크루즈 하선 후 6주의 한국어교원양성과장을 이수한 후 내린 결론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한국어공부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렇게 걸론을 내렸다 하더라도 각 대학마다 대학원 입학 전형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진학 기간이 애매하다면 배를 타는 것이 맞다.


그러나 원했던 대학원 세 곳 중 한 곳이 추가모집전형을 했고, 2월에 접수하여, 면접을 보고, 합격을 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타이이었다.


 여전히 배가 그립기도 하다. 추억하며 사진들을 업로드하고,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쪽 벽면은 세계지도, 한쪽 벽면은 온갖 엽서들, 그리고 다른 한 벽면은 기항지에서 데리고 온 온갖 기념품들로 장식을 해 놓았다. 매일 그때를 추억할 수 있다.


 그러나 뼈를 묻을 미래가 아니라면, 승선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면 박수칠 때 떠나고 싶었다. 언젠가 다시 크루즈 승무원으로든, 크루즈 승객으로든 다시 만날 날이 있를 거라 생각한다.


크루즈 승무원 시절을 돌이켜보았을 때,

행복할 수 있다면,

그리울 수 있다면,

웃음지을 수 있다면

지금은 비록 그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잘 살았다고 내게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에도.

크루즈 승무원이었을 때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변함없는 나로.

후회없이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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