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다 똥 될 뻔

by 꿈꾸는 앵두

두 달 만에 부동산에서 연락이 와서 사실 놀랐다. 당연히 잊어버렸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적당한 매물 두 개를 알려주며 관심 있으면 시간 날 때 보라고 했다. 얘기해놓았던 것을 잊지 않고 연락을 주셔서 감사했다. 상가 위치는 사는 곳 반대쪽이었는데 도보로 이동 가능했다. 학교를 다니고 있었기에 평일에는 학교 수업과 과제로 바빴고, 언니도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주말에 한 번 가보자 했다.


그런데 언니도, 나도 바빠서 바로 그 주 주말에는 가보지 못했다. 정신없는 바쁜 날들이었다. 다시 돌아온 주말에 상가 생각이 나서 부동산에 연락을 해 보니 아직 안 나갔다고 했다. 마침 언니도 시간이 괜찮아서 가보게 되었다.


어머 어머. 정말 놀랐다. 1층 상가이고 화장실이 안에 있었다. 위치, 믿을 수 없는 가격, 그 모든 것이 완벽했다. 신축 건물이라 내부와 화장실이 너무 깔끔했고 인테리어를 따로 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부동산에 관리비 등 궁금한 부분을 물어보았고, 이제 결정만이 남았다. 내 마음만 정하면 되었다.


거리를 측정하려고 살고 있는 원룸에서 걸어가 보았다. 버스를 타고도 가 보았다. 밤에도 가 보았다. 친구와도 가보았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다는 결론이 났다. 다른 매물은 혼자 따로 가보았는데 가격도 비쌌고 크기도 작았기 때문에 비교해볼 필요도 없었다.


내가 고민하는 동안 언니는 여름휴가를 갔고 며칠 고민 끝에 예상했듯 마음을 정했다. 계약금이라도 걸어놓을까 하다가 부동산과 언니가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계약은 언니와 함께 하고 싶었다. 휴가에서 돌아온 날 언니가 시간이 되면 계약하려고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못해서 다음날 가보기로 했다. 그러나 곧 언니에게 온 연락은 그날 오후에 누군가 계약하러 오기로 했다는 것이다. 혹시나 하여 언니가 다음날 계약하러 간다고 부동산에 연락을 취했는데 듣게 된 비보였다.


갑자기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고심하여 어렵게 마음을 정했는데 눈앞에서 계약을 놓치면 너무 억울할 듯했다. 수업시간에 받은 연락에 언니에게 다급히 부탁했다.


"어서 빨리 계약금을 넣어!"


그렇게 공간은 내게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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