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계약은 처음이었다. 20살 때부터 자취를 해서 매년 원룸 계약은 해 보았지만 상가라니. 해 보지 않은 일은 언제나 두려움과 설렘을 동반한다. 떨리기도 하고. 잘 몰라서 부동산에 도장이 필요한지 여쭤보기도 했다.
대망의 계약하는 날.
언니와 함께 해당 상가 건물 4층의 주인세대에 살고 있는 임대인에게 갔다. 인상 좋은 건물 주인과 계약서에 사인했다. 신분증 확인을 할 때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고향이 나와 같은 동해라는 것이었다. 세상이 이렇게 좁다. 나쁜 짓 하지 말고 착하게 살아야 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인터넷과 티비, 수도세는 따로 내가 내야 하는 것으로 부동산으로부터 전해 들었는데 월세에 포함해 주시기로 했다. 나의 주님은 천사가 아닐까 싶은 순간이었다.
열쇠를 받으니 그제야 실감이 난다. 2018년 8월 4일 토요일의 일이다. 입주는 학교가 종강하는 8일 이후에 하기로 했다.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
9월 이후로 미뤘던 공간을 얻는 일이 갑자기 진행되었다. 마음을 정하기 전 계속 상가 생각이 나고 여러 번 가보고 싶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마음속으로 꽤나 마음에 들었던 듯 하다.
계약 이후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에어컨이었다. 유난히 더웠던 2018년 여름이었으니까. 앞두고 있던 첫 학기의 기말고사보다도, 학생이기에 경제활동을 안 하고 있어 월세를 앞으로 어떻게 내야 할까하는 걱정보다도,
텅 비어 있는 이 공간을 어떻게 채울지.
앞으로 이 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찌나 설레고 즐겁기만 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