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내는 날은 왜 이리도
빨리 돌아오는지

by 꿈꾸는 앵두

공간을 얻을 때, 언니가 그런 말을 했다. 이 년 계약이니까 월세를 스물네 번 곱한 그 금액만큼은 버린다 생각하고 시작하라고, 그러면 즐겁게 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사실 그렇다. 처음부터 돈을 벌겠다는 욕심은 없었고, 단지 내 목표는 매달 수익이 제로, 영이 되는 것이었다. 일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목표는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찌 되었든 첫 달부터 적지만 수익이 났으니 성공이다.


매달 10일에 월세를 내는데 왜 이 날은 이렇게 빨리 돌아오는지. 한 달이 금방이다. 이는 비단 나만이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월세와 카드값은 한 달에 두 번 내는 느낌이 들고 월급은 두 달에 한 번 들어오는 느낌은 누구나 갖고 있을 테니까. 1년이 금세 지나갔다. 앞으로도 월세 내는 10일은 빨리 돌아올 것이다.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겠지.


월세가 부담이 아니라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그동안 저축한 돈으로 어느 정도 버티고는 있지만 대학원생이니까 학비도 내야 하고 생활비도 충당해야 하는 내게는 당연히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은 본분인 학생으로서 공부하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돈을 버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가시적인 성과나 진행이 보이지 않아 약간 불안할 뿐.


지금은 영어 수업이 수입원의 대부분이다. 당분간은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 월세도 내고, 전기세도 내고, 여러 물품들도 사야 하기 때문에 사실 남는 것은 많이 없지만 '공간 지기'로써의 자부심이 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공부하고 배우면서 하루하루 한 뼘의 성장을 하고 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누군가는 그렇게 욕심이 없어서야 앞으로 어떻게 돈을 벌겠냐고 걱정과 우려 섞였지만 오지랖인 말을 하기도 하는데 돈에 대한 가치 기준은 다른 것이니까.


그래도 월세내는 날은 너무 빨리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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