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나는 지금보다 훨씬 성숙했음을

by 꿈꾸는 앵두

2011년 1월 7일에 네이버 블로그에 쓴 글이다.

지금의 나보다. 훨씬 성숙하고 생각이 깊다.

호주에서 워홀러(라 쓰지만 실상은 외국인노동자)로 살던 때.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아 큰일이네...

아직도 궁금하다. 난 언제쯤 어른이 되는 것인지.



새해가 밝았습니다.

저도 한국식으로 치면 나이 한 살을 더 먹어 이제 28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와 외국에 있을 때의 다른 점 중 하나는 외국에 있으면 나이에 구속받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동안 나이를 잊고 살다가 새해가 되어 문득 한 살 더 먹은 제 나이를 보니, 나도 한국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덧 20대 후반이네? 이런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한국에 있을 때 몇 살에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이뤄놓아야 하는 그런 고정관념 속에서 살아가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지금 한국에 있었다면, 사람들이 정해놓은 그런 고정관념 속에서, 몇 년의 사회경력과 얼마 간의 저축액, 그리고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지 않은 스스로를 다그치지는 않았을까 상상해 봅니다. 불안해하기도 했을 꺼구요.



사람들은 각기 개개인마다의 생활방식을 가지고 살아가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배려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식사를 할 때도, 국부터 먹는 사람, 물부터 마시는 사람, 밥부터 먹는 사람, 반찬부터 먹는 사람 이렇게 다양한 모습들을 가지고 있는데도 말이죠. 대학을 졸업해서는 취업을 하고. 일을 하면서는 돈을 모으고, 돈을 모아서는 결혼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20대의 모습이랄까요?



그래도 이러한 사람들의 인식이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제가 1년간 정식적인 일을 하지 않고, 쉬고 있을 때 저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이 더 심했던 것을 생각하면(그래서 덩달아,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것을까 얼마나 고민이 많았었는지.. 하지만 지나고 나면 그 1년이 얼마나 값진 시간이었는지 요즘 새삼 느낍니다), 아직도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자신도 모르는 고정관념이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저도 조금씩 내공이 쌓여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을 조금의 흔들림 없이 잘 지켜내고 있습니다. 삶의 방향에 대한 생각, 인간 관계에 대한 생각, 돈에 대한 생각, 이런 것들에 대한 확실한 신념이 있다면, 불안할 이유도, 걱정할 이유도 없겠지요… 오직해야 할 일은 즐겁게 생활하는 것 뿐일 겁니다.



그나저나 저는 항상 궁금합니다. 언제쯤 어른이 되는 걸까요?? ^^



덧붙이기.



요즘 며칠간 예전 룸메이트 언니가 준 다큐 몇편을 보았습니다. MBC 에서 방영하는 저도 한국에 있을 때 가끔 보았던 ‘사랑’ 이라는 휴먼다큐입니다. 제가 본 몇 편은 눈물없이는 보지 못할, 죽음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주인공들은 시한부 인생을 사는 암 말기 환자들였지요… 문득 저도 엄마가 암 초기 진단을 받고, 수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프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위로도 위로가 안되더군요…

어제 본 다큐의 주인공은 저와 같은 나이 28 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꿈도 많은 주인공의 환한 미소가 잊혀지질 않습니다. 그리고 그 옆을 2년 간이나 지키던 그녀의 남편… 삶. 죽음.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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