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계약 종료. 마지막 수업을 했다. 아이들은 '마지막' 이라는 단어를 알던가. '마지막' 알아요? 누구는 안다고 하고 누구는 모른다고 한다. "내일 한국어 수업 없어요. 내일 모레 한국어 수업 없어요. 오늘 마지막이에요." 했더니 "학교에 와요?" 그런다. 그래. 우리 아이들에게는 지금 학교에 오는지 안오는지가 중요하겠지ㅋ 암암 그렇겠지. 오늘 한국어 수업의 마지막 여부보다는... "학교에 와요! 1학년 교실에 가요. 2학년 교실에 가요. 한국어 교실에 안와요." 얘기했더니 시무룩이다... 하하...
수업을 마치고 벽에 붙였던 장식, 활동지들을 다 뗐다. 아이들이 그동안 수업한 것도 다 떼고. 책상 서랍에 활동지도 다 버리고. 사물함에 있던 것도 책이며 학습 교구들도 조금 정리해서 아이들 별로 따로 넣어두었다.
내가 그동안 만들어서 사용했던 교구들도 모두 종이 가방 한가득 넣었다.
3단짜리 서랍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 곳도 모두 정리했다. 버릴 것은 버리고 가지고 올 것은 종이 가방에. 쓰던 교재도 넣고, 그동안 참고하려고 봤던 책들도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두 시간 정도를 정리하니 정리가 되었다. (내 우산은 왜 2개나 있는 것인가... 들고 오느라 고생 고생 ㅠㅠ)
왜 이렇게까지 깨끗하게 정리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계약 종료니까 정리하고 싶었다. 모두 다.
예산이 계속 나온다면 내가 내정자가 되어 형식적인 서류를 다시 내고, 형식적인 면접을 보고, 형식적인 최종 발표를 하고, 다시 일을 하게 되겠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일수가 달라 지난 주에 함께 일하는 강사 선생님들과 금요일에 점심을 함께 했다. 오늘 계약 종료가 되는 나와 다른 한 선생님은 평소처럼 수업을 하고, 평소보다 조금은 더 많이 청소를 하고, 그리고 '고생하셨습니다!' 서로에게 인사를 하고 평소처럼 교문을 나섰다.
학교의 그 누구에게도 수고했다, 고생했다 말 한 마디 듣지 못한 채.
그래서 완전 시원 '섭섭'하다.
난 그저 수업하고, 돈 받는 사람일 뿐이었구나. 아니라고 생각했던 내가 바보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