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안 전부 수정각
몇 달 만에 하는 한국어 수업이
설렌 마음보다는 꽤나 부담스러웠다.
한없이 부족한 내가 과연 이런 수업을 해도 되나
하는 자기 성찰부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올 것만 같은 쓸데없는(?) 걱정까지...
사전에 요청받은 대로
말하기 게임 활동(+쓰기는 활동지로)으로 구성된 10회 수업 안을 짰다.
놀이 중심으로 즐겁게 말하기 연습
할 수 있도록.
그. 러. 나.
결론만 말한다면...
최선을 다해 준비했던 수업을 모두 수정
해야 한다ㅠ
털썩.
역시ㅋ
이렇게 미리 뭔가 준비가 착착 잘 되더라니ㅎㅎ
괜찮다.
이 또한 고민하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니까.
이유는
아이들이 말을 너무 잘했다!!!
이런 경험은 정말 처음이었다!!!
제발 한글만 읽을 수 있게 해주세요.
수업 시작 전, 나의 소박한 바람이 무색하게,
'보다'라는 항목에서 '지구보다 빅뱅이 크다'라고 쓴 아이도 있었...ㅋㅋ
대한민국은 어떻게 다 알고 쓰는 거며,
지구라는 단어는 어떻게 아는 건지ㅋㅋ
내가 준비한 활동은 아이들에겐 너무 쉽고,
불필요한 활동들이네...ㅠ
말하기 진단 평가지와 채점표도 준비해 갔는데
할 필요가 없...ㅠ
차라리 읽기, 듣기 평가지를 함께 가져갈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글을 듣고, 읽은 후 정확히 이해하는지 알고 싶어졌다.
일단 쓰기 평가에서 띄어쓰기와 자음 몇 개 필순, 그리고 모음 ㅏ를 ㄴ처럼 쓰는 아이들이 많아서 관련해서 지도해야겠다 생각했다.
(*2013? 2015년도 자료인데 혹 필요하신 분 있으면 말씀하세요. 링크 보내드릴게요.)
1문장으로 시작해서 5문장까지
안녕하세요. 저는 ㅇㅇㅇ입니다.
저는 ㅇㅇ초등학교에 다닙니다.
저는 4학년입니다.
제 나이는 11살입니다.
저는 ㅇㅇ를 좋아합니다.
- 첫날이니까 내 이름도 소개하고(물론 앵두라고ㅎ)
그냥 하면 재미없었을 텐데 친구들 이름도 소개해달라고 한 공놀이. 주사위 공(스펀지 그냥 공이 없는 관계로)으로 던지면서 받은 사람이 자기소개하기.
별 거 아닌데 활동적인 것을 아이들은 좋아한다.
손가락 포인터가 세일을 하는 관계로 아이들 수만큼 구매 ㅎㅎㅎ
여기가 어디예요?
ㅇㅇㅇㅇ 공부방!
2학년 아이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
아이고 예뻐라~
갑자기 예전 초등학교에서,
여기가 어디예요?라는 질문에.
학교요.
무슨 학교예요?라는 질문에도.
학교요.
학교 이름이 뭐예요?
학교요.
하던 것이 생각났다.
왜 ㅇㅇ초등학교를 알지 못하니...ㅠㅠ
정말 30년 전 노래 -_-
'깊은 산 연못 속에'를 응용해서
'ㅇㅇㅇㅇ 공부방에 선생님,
ㅇㅇㅇㅇ 공부방에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ㅇㅇㅇㅇ 공부방에 선생님!'
노래 엄청 불렀다.
목 너무 아프다 ㅠㅠ
ㅇㅇㅇㅇ 공부방에 선생님, 선주~ 이렇게
ㅇㅇㅇㅇ 공부방에 선생님, 선주~
선주~, 선주~, 선주~, 선주~
ㅇㅇㅇㅇ 공부방에 선생님, 선주~
손가락 포인터로 이름 순서인 사람 가리키면서 노래했는데 순서도 외워야 하고 친구 이름도 정확하게 발음하면서 노래해야 하니까 재미있는지 좋아했다.
아이들 이름 두세 명이 너무 헷갈려서 정확히 발음해 주지 못한 게 미안하다ㅠㅠ
스티커에 예쁜 바탕을 프린트해갔다.
명함같이 보이려나?
백상지를 명함 사이즈로 잘라갈까도 생각했는데
그러면 테이프가 필요하니까 스티커로.
담당 선생님께 개인 파일을 준비해주십사 이야기했는데 쓰기 활동지나 그린 그림, 기타 활동한 것을 모아 놓으면 좋을 것 같아서.
오늘은 첫날 자기소개 날이니까, 자기 이름과 친구들 이름을 다 써보기로 한다.
사실 자기 이름은 많이 써 봤을 텐데
친구들 이름은 써보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에서.
앵두 선생님도 쓰라고 했더니 이렇게 써 줬다!
안 쓴 사람은 누굴까?
글씨도 또박또박 잘 쓰고
ㅐ이중 모음도 잘쓰고ㅎㅎ
시간이 애매해서 할까 말까 하다가 이름표도 붙인 개인 파일에 뭐 하나 넣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활동지 나눠주고 쓰게 했다.
그림이 있고, 빈칸이 있는 활동지.
돌아다니면서 ㄹ예쁘게 쓰게 하려고 지워줬다.
마침 오늘 월요일이라 '월'의 받침을 다 흘려서 쓰길래 지우고 다시 써 보자~ 하기에 좋았다ㅎ
다음 수업은 숫자인데, 원래는
*숫자 읽기 - 고유어, 한자어
*주사위 굴려서 나온 숫자 말하기
*숫자 빙고
*숫자 위아래 게임
*케이크에 촛불 켜기
*디지털시계 읽기
*시계 만들기
등을 하려고 했으나 전면 수정해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