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공간인가 2) 집에서 하는 공부는 힘들어

by 꿈꾸는 앵두

이후 대학원 진학을 하게 되었고 2018년 3월 청주로 거처를 옮겼다. 청주에는 직장을 이유로 10년째 사는 친언니가 있었는데 언니를 제외하면 아무런 연고도, 아는 이 하나도 없는 곳이었다. 학생 신분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혼자 살기에 적당한 원룸을 구해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일단은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겠다고 마음먹었다.

입학한 대학교의 교육대학원은 계절제로 운영되어 첫 1학기 수업은 3월이 아닌 7월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총 6학기 과정이니 3년 동안은 청주에 살아야 했다. 청주에서의 생활은 순탄했다. 하루의 대부분을 대학원 관련 공부했다. 공부 관련 책이나 개인적으로 읽을 책을 빌리러 가끔 대학교 도서관에 가긴 했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원룸이었다. 밥을 먹고, 공부하고, 쉬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한 곳에서 했다.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답답하게 느껴졌다.

학교 도서관이나 독서실에서 공부가 잘되는 사람도 있지만, 나랑은 먼 이야기라 다른 방법이 없었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좋아해서 학부 때도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한 적이 없었다.

답답한 마음은 있었지만 뾰족한 수 없이 집에서 공부하는 생활을 이어가던 중 우연히 성인 3명에게 영어를 가르치게 되었다. '드디어 청주에도 아는 이가 생겼다'는 기쁨도 잠시, 장소가 문제였다. 마땅한 장소가 없으니 근처의 카페를 전전하며 수업했는데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마음속으로만 가졌던 나만의 공간에 대한 욕심이 점점 생겨나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공부와 영어 과외 수업을 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5월경 친언니가 아는 부동산에 동생이 공부방을 할 거라며 조건을 이야기해 두었다. 부동산에서는 여자 혼자 운영할 곳이라는 점을 들어 무조건 깨끗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여러 곳을 알려주셨는데 딱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

한 번 부동산과 연락을 하고 나니 이후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가다가도 학교 근처에 임대라고 쓰인 곳이 보이면 관심이 갔다. 궁금한 곳은 부동산에 전화해서 조건과 가격을 물어봤다. 부동산에서 권리금을 이야기할 때는 잘 몰랐던 권리금에 관해 공부했고 조건도 꼼꼼하게 살폈다. 그러나 매물을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만만치 않음을 느꼈다. 집 근처의 다른 부동산에 가서 상가 한 곳을 보기도 했는데 공동으로 쓰는 외부의 화장실과 이미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지라 새로 해야 하는 인테리어가 마음에 걸렸다.

내 마음에 100% 드는 곳은 없을 것이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나은 곳을 선택하고 싶었기 때문에 마땅한 곳이 당장 없으니 급하게 찾지 말고 마음을 편하게 먹고 기다리기로 했다. 어차피 7월 개강이니 우선 처음 학기 대학원 수업을 듣고 9월 초에 있는 한국어 관련 시험 준비도 해야 하니 시간적으로 여유가 되면 다시 하기로 했다. 그렇게 공간을 구하는 일은 9월 이후로 미뤘다.

7월 중순 개강했고, 하루 6시간의 꽉 차 있는 대학원 수업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업과 과제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두 달만의 연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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