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하는 말이 있다. 가장 미안한 학생(수강생)들은 바로 내가 초짜일 때 내게 수업을 들었던 이들이라는 말이다.
실력보다 열정'만' 앞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는 시기에 두 눈 초롱초롱 하며 나만 바라보는 수강생들에게 가장 미안한 마음이 있다.
영어를 가르치는 초창기의 나의 수강생분들께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고, 초등학교에서 나를 만난 아이들에게도 그랬다.
지난 학기 처음 시작한 토픽 수업의 수강생분들께도 그런 마음이 한편에 있었다. 처음 해보는 토픽 수업이라 나 나름의 유형 분석을 하고 수업 준비를 했지만 그 깊이가 경력자 선생님들과는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수업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이게 맞는 것인지
수업이 있는 화요일에는 두렵고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다행히도 한국에서 거주한 지 오래된 분들이라 (최소 10년 이상) 설명 위주의 수업이 가능했다. 의사소통도 어려움이 없다.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한국에 온 지 15년이나 되었는데
왜 이제야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는지 모르겠어요.
온라인 수업이라 일하는 저 같은 사람한테는
이 수업이 너무 좋아요.
어렵지만 배우는 건 무조건 도움이 되는 거니까
어려워도 열심히 해요."
내 수업이 도움이 될까 아닐까만을 놓고 고민했던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었다. 언어란 것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님에도 나는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유난히 2학기는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11월이면 벌써 종강이다. 남은 시간까지 미안한 마음은 조금 접어두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