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대지 마세요
가끔씩 생각해 본다.
만약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서 아르바이트 없이 바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다면 어땠을까?나의 대답은, 글쎄…이다. 그랬다면 처음으로 외국 생활을 했고, 그것을 해낸 어학연수가 내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었을까. 글쎄…
어학연수를 위해 아르바이트하면서 너무나 힘들었다. 정말 힘들었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9개월. 그 지역에서 매출 1위의 피시방이었고, 흡연구역 금연구역이 형식적으로 나누어진 곳이라 담배 냄새도 많이 났다. 그리고 나름 타이틀이 직원이라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기에 힘들었다. 물론, 함께 일하는 동생들이 너무 좋아서 힘들지만 즐겁게 일했지만 말이다.
그 기간이 무엇이든 짧은 시간 아닌 장기간을 하나만을 보면서 달려간다는 건 생각 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이제는 못할 것만 같다. 또 닥치면 하겠지만, 그렇게 닥쳐야 할 상황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바이트를 했던 그 과정은 굉장히 뜻깊고, 유익했다. 나의 스스로에게도 토닥토닥 해 주고 싶을 정도로. 내 스스로 일궈낸 일이라 더욱이. 물론, 나중에는 돈이 모자라 부모님의 도움을 조금 받았지만. 말이다. 후에 내가 미국 어학연수를 간 이야기를 들으신 교수님께서는 내가 기특하셨는지, 칭찬을 정말 많이 해 주셨다.
어학연수는 너무 가고 싶은데. 근데 그 놈의 돈이 뭔지. 부모님한테는 손 벌리기 싫고, 또 손 벌린다고도와 주시지도 못하고. 요즘은 외국에 한 번쯤은 다 나가 본다는데, 그러지 못하는 내 자신이 싫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되지 않는다면, 그 답은 간단하다.
벌어서 가라!
나를 봐라, 내가 해 냈다. 너무 간단한데, 언제까지 ‘가고 싶어. 가고 싶어’ 생각만 할 것인지.
1년 뒤의 나를 생각해 보자.
그때도 가고 싶어. 가고 싶어. 생각만 하고 있을 것인지. 선택하자. 내 인생이다.
비용 계산은 해 본 적도 없으면서, 비싸다는 편견만 가지고 있을 것이고, 아르바이트? 벌면 얼마나 번다고
되는 이유보다 안 되는 이유를 먼저 대고 있다면, 핑계거리만 찾고 있다면.
가지 말라.
그렇게 이것저것 머리로만 생각을 100번 하는 것보다 1번 움직이는 것이 훨씬 낫다. 정말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라면, 지금 그렇게 고민할 시간이라면, 자기 합리화를 위해서 핑계 찾고 있을 시간이라면, 인터넷으로 정보 하나 더 읽고, 가까운 유학원에 가서 정보도 얻고, 상담도 하고, 학비는 얼마나 들까, 생활비는 얼마나 들까 계산도 해보자.
9개월 동안 하루 9시간씩 한 달에 3일 쉬면서 일했다. 그것도 담배냄새 풀풀 나는 PC방에서. 나처럼 PC방에서 일해서 어학 연수 가라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이 핑계, 저 핑계, 핑계 대는 것에 대한 답을 하는 것이다.
차라리 솔직하게 그냥 그렇게까지 해서 가고 싶지 않다 라고 말하라.
그게 훨씬 더 솔직하다. 못 간다고 생각하지 마라. 못 간다고 이야기하지 마라. 스스로가 선택한 거다. 안 가겠다고, 그러면서 괜히 핑계대지 마라. 솔직해 지자. 자, 이제 결정 하자. 할 건지 말 건지. 인생에 있어 1-2년 아무것도 아니더라. 하지만 지금 쓰고 있는 이력서가, 지금 하고 있는 영어 공부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거 계속해야 한다. 그래야 후회 안 할 테니까.
하지만, 전혀 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
어학연수 가고 싶다면.
가라.
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