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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1015.죽음을 준비하는 방법, '웰다잉'

영화 '죽여주는 여자'와 드라마 '판타스틱'전하는 말

이번 주말에도 제가 본업으로 삼고 있는 영화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난주 소개해드린 판타지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에 이어 두번째인데요, 올해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돼 최근 개봉한 이재용 감독의 신작 '죽여주는 여자' 입니다.


이 작품은 최근 고령화와 1인가구, 결혼은 선택이라는 사회 인식이 변화하면서 웰빙 만큼이나 관심이 높아진 웰다잉(Well dying)을 소재로 채택하고 있지요.


서울 파고다공원 등지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매춘을 생계로 이어가는 박카스 할머니가 등장하고 영화제목인 '죽여주는'이 중의적으로 사용되며 독거노인의 존엄사, 치매노인의 안락사 등 에피소드가 이어지는데요.



이른바 죽음을 앞둔 이들이 생애 마지막 소원인 버킷리스트라고 해도될 것 같은데요, 홀로 외롭게 죽기보단 누군가 자신의 임종을 지켜주길 바라는 시한부 노인들의 소박한 청을 거절못하고 들어주다가 '독거노인 살인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되는 노인의 이야기입니다.


'정사', '스캔들', '여배우들'을 연출했던 이재용 감독의 신작이며, 봉준호 감독의 '하녀', '돈의 맛', '장수상회'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윤여정이 박카스할머니 역을 맡아 냉소, 연민, 비애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내며 미친 존재감을 나타내는 것 같아요.


특히, 홀로 남겨진 채 병든 노인들이 가장 죽고 싶어하는 이유는 세상을 떠날 때 누군가가 지켜봐주고 남겨진 자들의 기억에 남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치료를 해도 생존할 가능성이 없는, 즉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생명을 연장하는 대신 품위 있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제도화하고자 최근에 2018년부터 시행될 웰다잉(Well-Dying)법이 통과되었는데요.


안락사, 존엄사 등 회생이 어려운 환자에게 존엄하게 죽을 수 있도록 선택하는 웰다잉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이러한 제도가 누구나 존엄하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누리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JTBC 금토드라마 '판타스틱'에서도 시한부 암환자가 자신의 장례식을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도록 '아듀파티'로 만들기위해 이색파티를 기획하고 초청장을 만들듯이 이제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미리 준비해야 하는 세상이 온 것 같아요.



시한부를 소재에도 불구하고 신파나 막장코드를 자제하고 유쾌하고 따뜻한 드리마 ‘판타스틱’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의사 준기(김태훈 분)는 역시 암 선고를 받은 소혜(김현주 분)와 장보기를 하면서 평범한 일상이지만 소소한 행복이 느껴진다고 고백했는데요


이렇듯 행복하고 평온한 감정을 유지할 때 뇌에서 세로토닌이라는 분비물질이 생성돼 스트레스나 우울한 감정을 억제시켜 준다고 합니다.


죽기 전에 고통이나 분노, 원망 속에 신음하기보다 평온한 상태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위안을 받을 수 있다면 사후에도 평안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를 평온하게 만드는 것을 꼭 하나씩 찾아 해보시길.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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