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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1116.예상 밖 흥행 영화는 해시태그를 타고

나의 일상이 누군가에게 특별한 하루, 공감의 시대


충무로의 대표적인 신스틸러 유해진이 주인공을 맡은 영화 '럭키' 는 시사회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뜰거라곤 예상 못했는데, 개봉 6주차가 되는 이번 주까지 롱런 흥행으로 680만명을 넘어섰으며, 700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골치아픈 소재나 사회비판적인 주제에 부담을 느껴왔던 영화 관람객의 욕구를 정확히 들여다보고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컬트 코드를 접목한 B급 정서의 코미디 액션 영화로, 톱스타와 막대한 제작비를 앞세운 블록버스터와 비교해도 손익분기점 180만을 훌쩍 넘겨 소위 '대박'을 기록했지요.


누구에게나 과거를 말끔히 지우고 삶을 리셋하고 싶은 때가 있는데요, 매사에 철두철미한 킬러가 목욕탕의 미끄러운 바닥을 미처 체크하지 못해 뇌진탕으로 기억을 상실하면서 운 좋게도 인생을 리셋하고 다른 인생으로 살 기회가 주어져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냈습니다.


독특한 사운드트랙에 색다른 감성을 덧입힌 컬트 코미디영화 '럭키'는 '내게 또 다른 인생을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이란 가정을 통해 '넌 또 다른 나'라는 인식 속에 타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지평을 열어주는 동시에 주변 탓이 아닌 나를 먼저 돌아보라고 하는 것 같아요.



스크린과 방송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친근한 서민적 이미지로 인지도를 높여온 유해진은 영화 '왕의 남자’에서 육갑이를, ‘타짜’에서 고광렬 그리고 '해적'에서 철봉이를 맡았습니다.


그는 메소드 연기의 달인처럼 주연보다 존재감 있는 신스틸러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고, 신스틸러로부터 톱스타 반열에 들어선 류승룡, 김윤석을 이어 700만 티켓파워를 보이면서 충무로의 명품배우로 우뚝 올라선 것 같아요.


특히 극장가의 대표적인 비수기에 마블이나 디즈니 등 외화의 공세 속에 영화 '럭키'의 흥행 성공은 배우의 연기력 외에도 최근 영화의 흥행 판도를 가르는 SNS상의 입소문 영향도 한 몫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15일자 매일경제에서 전한 '영화 흥행 판별식? 개봉한 주말 SNS에 답 있네' 보도에서 "개봉 첫주 SNS 평가의 향방이 그 영화의 흥행을 결판 짓는다는 업계의 속설은 과장이 아니었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SNS 상에 입소문의 지표는 특정 대상이 언급되는 횟수를 나타내는 '버즈량'인데 모바일에서 버즈량이 많이, 오래도록 언급되는 것이 흥행의 열쇠란 것이죠. 특히 작품 개봉한 첫 주말에요.


연간 1,200여 편의 영화가 개봉하는데 '럭키'처럼 올해 각 분기별로 입소문 덕을 보며 대작들 틈에서 동시기 개봉한 경쟁작과 비교해 예상 밖 흥행을 거둔 영화로는 2월에 개봉해 470만여 명을 동원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5월 개봉해 41만여 명을 유치한 대만에서 수입한 다양성영화 '나의 소녀시대', 9월 말에 개봉해 272만여 명을 기록한 팀 버튼의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아이들의 집'이 이에 해당됩니다.


최근 본 작품 중에서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일본), '연애담'(한국), '로스트 인 더스트'(미국) 등의 작품 완성도나 주제의식이 좋았다고 생각되는데 이들 작품의 주요 키워드와 버즈량을 확인해봐야 겠네요.


영화 '아바타'에서 'I see you'라는 명대사가 있죠. 이 말을 관심사 기반의 네트워크로 가져온다면, 내 관심사만 본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소프트가 올해 트렌드를 통해 2017년 라이프스타일 키워드를 제시한 것 가운데, 현실 속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나를 코스프레하는 우리의 일상’이 있는데요, 코스프레란 코스튬 플레이(costumeplay)의 줄임말로 영화나 만화, 게임 속 캐릭터를따라 즐기는 놀이를 통해 또 다른 나를 찾는 시대 문화의 속성을 대변합니다.


올 4분기에도 연말까지 헐리우드나 유럽 영화 외에도 국내외 유수영화제에서 호평받은 중국, 일본, 대만 영화들이 다양하게 수입될 예정이고 개봉관에서도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제 3세계 영화를 만날 수 있는데요, 온라인마케팅 할 경우 나의 일상을 코스프레하는 누리꾼의 주요 키워드와 모바일 버즈량에 주목해야 할 것 같아요.


코스프레 투어까지 여행상품으로  생겨나고 있어 나의 일상이 누군가에게 특별한 하루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요즘 시대는 적극적으로 타자와 공유하고 공감하는 시대가 아닐까요.


가만히 SNS에 귀기울여 보시고 관심사를 찾아 보시길.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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