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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1119.성폭력 말하기 이끈 '연결의 힘'

사회적 약자를 옹호, 희망 전하는 사회정화 담론의 장


SNS에서 관심사를 나타내는 해시태그가 영화의 예상 밖 흥행을 몰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는데요, 오늘은 이 해시태그(#)가 소극적, 자기중심적 관계 추구를 선호하는 2030세대의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무엇보다 강력한 연결의 힘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SKT가 '연결의 힘'을 모토로 한 캠페인 광고 2탄에서는 고(故) 김광석의 미완성 노래에 대중이 노랫말을 더하고, 후배 음악가들이 곡조를 보태 신곡으로 소개하는데요, 바로 모바일과 SNS로 대표되는 네트워킹에 친숙한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것 같아요.


이뿐 아니라, 해시태그는 지난 주말 정권 심판과 박근혜퇴진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 하나하나가 모여서 개최된 민중총궐기대회에서 이뤄낸 광화문 100만 촛불의 기적을 그대로 국민들의 SNS계정의 해시태그를 통해 전달하며 #하야하라_000 #000퇴진 #000하야 등이 소셜네트워크에서 국민들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광화문 청계광장과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을 가득메우며 현 정권의 퇴진과 대통령하야를 촉구하는 촛불 민심은 해시태그 글씨가 새겨진 피켓, 전단을 통해 오프라인 세상으로 쏟아져 나왔고 이러한 광경은 인생사진처럼 다시 SNS 타임 라인을 가득 채우며 '연결의 힘'을 체감케 했습니다.



이달 초에 한국일보의 '2030 세상보기'란 고정코너에서 이진송 계간잡지 발행인이 기고한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란 칼럼에서는 최근 신작을 발표한 소설가 정이현의 중편소설 '상냥한 폭력의시대' 제목처럼 문단이나 문화예술계 등 전반에 걸쳐 독버섯처럼 퍼져있는 성폭력의 실태를 고발하고 성폭력 피해자들이 SNS라는 통로를 이용해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해시태그 성폭력 말하기'라는 운동을 통해 양지로 이끌어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10월 중순 트위터에서 유명 웹툰 '미지의 세계' 작가 이자혜가 3년전 미성년자 성폭행을 방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한 트위터리안이 미성년자였던 19살 때 36살 남성에게 성폭력을 당했으며 남자를 소개한 사람이 이자혜였다는 증언한 데 시인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고발이 이어지면서 웹툰, 문단을 중심으로 담론이 확산되었죠.


특히, 성적 착취를 당했던 성인 여성들이 그것이 어떻게 젠더 권력과 연령 위계가 작동하는 성폭력과 연계되는지 트위터 등 SNS의 소통을 통해 들불처럼 확산됐고 '오타쿠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가 만들어지면서 침묵하고 있던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분노와 증언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 관련자들의 사과문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특정 집단 내에 존재하는 문화와 감수성이 성폭력을 생산하고 방조하는 메커니즘을 살펴보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아래 '문단_내_성폭력'이란 해시태그 부터 미술계, 음악계, 공연예술계, 대학, 가족 내 성폭력까지 우리 사회의 병폐와 진상들이 '000_내_성폭력’이란 해시태그로 담론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성폭력의 피해사례 역시 성차별적 발언, 혐오 표현, 추근거림 및 데이트폭력 등 다양한 성적 괴롭힘으로 확장돼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고 트위터에는 여성인권 및 대학 여학생회, 페미니즘단체 연관 계정과 아카이브가 만들어지기도 했죠.


남성중심적이고 소수자의 감수성이 부족, 여성혐오적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젠더감수성'을 확산시키기 위해 페미위키가 출범했고 페미서포터즈, 페미라이터 등 사이버공간에서 창구도 다양해졌습니다.



젠더 감수성이란, 젠더 이슈를 감지하는 능력으로 젠더간 차이에 대한 인식부터 그에 따른 영향을 분별하는 능력인데요, 즉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여성 캐릭터의 성적 대상화, 폭력의 희화화, 성적 혐오, 성 차별적인 대사나 언어의 표현은 젠더감수성 부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니까요.


'상냥한(?) 폭력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SNS가 더 이상 자기 코스프레나 수다의 장이 아닌 '연결의 힘'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고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사회 정화 담론의 장이 되고 있다는 인식의 지평을 넓혀야 할 것 같아요


오늘 누구와 연결되고 계시나요, 연결의 힘을 믿는 하루 되시길.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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