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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1120. 건강한 분노, 성숙한 국민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 거리와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민심은 선거권이 없지만 미래에 대한민국을 짊어질 아이들부터 갓 수능을 마친 수험생까지 손에 손에 피켓을 들고 국격을 잃어버린 국가에 분노하는 주말이었습니다.


우리가 공격적인 성격의 감정으로만 알고 있었던 분노는 다양한 사회문제의 요인이 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분노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건강한 분노'를 강조합니다.


광화문에서 개최되는 민중총궐기대회 촛불집회는 외신에서도 놀랄만큼 매우 질서있고 평화적으로 성숙한 국민의식을 보여주면서 지난 세 차례에 이어 네번째 촛불집회도 '건강한 분노'라고 일컬어지며 평화적으로 더욱 환하게 세상을 밝혔습니다.



분노를 부정적인 감정으로 금기시할 것이 아니라, 분노를 느낄 때는 분노함으로써 감정의 표현에 충실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오히려 이러한 분노를 느끼지 못하거나 억압한다면 감정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긍정적이고 사회적인 방향으로 '건강하게 분노하는 법'을 배워야 할것 같아요.


장기적인 저성장의 국면에서 국가의 성장은 정체되고 가계 소득은 점차 줄어들어 부의 양극화와 분배의 불평등은 심화되고 대외적으로도 불확실성이 커지며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채 불안감은 가중되고 이에 따라 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지요.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보도를 통해 1970년대 박정희 정권때 발생된 최태민의 육영재단 전횡, 80년대 영남대 학사농단의 퇴행이 21세기 박근혜정부의 퇴행적 국정농단으로 이어져왔다는 사실과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의혹, 최순실 일파의 권력형 비리와 대통령이 연루된 초대형 게이트의 진실이 하나 둘씩 밝혀지고 있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현 정부는 청와대 홈페이지를 오보, 사실 왜곡에 대한 변명의 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설마 했던 일들, 생각 조차 하지 못했던 비선실세의 전말이 점차 드러나는데도 편지 배달 사고 하나도 사과하는 집배원보다 못한 윗분들은 어느 하나 책임지려 하지 않고 아직까지 권력의 비호 아래 갑질이란 허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 보여집니다.


촛불 민심을 배반한 정부의 모습에 실망한 국민들의 분노가 1960년 4.19혁명과 1987년 6월 항쟁에 이어 광장으로 쏟아져 나오며 유모차를 끌고 나선 2030 워킹맘부터 교복차림의 세월호 세대까지 전국 곳곳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통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지요.


우리의 아이들이나 후세에 광화문 광장은 국가가 위기에 설 때마다 국민의 힘으로 다시 세워지는 성스러운 역사의 장소로 기억될 것이고 국민은 자신이 가진 주권을 '건강한 분노'로 표출하기 위해 광장으로 나와 국가의 주인으로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대통령이 퇴진하기까지 촛불을 환하게 밝힐 광화문에서는 더 이상 비선에 의해 농단되는 국가로 인해 공허감과 분노로 집회에 나오는 아이들이 없도록, 후세에 그런 세상을 물려주지 않으려는국민들의 역사적인 소명의식마저 느껴집니다.



특히, 건강한 분노를 표출한 100만 촛불은 시대의 위기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미래에 대한민국을 짊어지게 될 아이들에게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다'고 전하는 것 같아요.


이번 주엔 서울 50만 포함 전국적으로 100만 촛불이 지난 주에 이어 환하게 빛났는데요, 대통령이 퇴진하기까지 다음 주엔 다시 광화문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고 되고 있습니다.


건강한 분노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하루 되시길.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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