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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1211. 고전 뮤지컬에 경배표한 '라라랜드'

연말 극장가,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평타' 영화는


매년 연말이면 한해 동안 영화관을 많이 찾지않는 일반인들도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 같은 SF 판타지 블록버스터 영화나 <러브 액츄얼리>나 <어바웃 러브>같은 로맨스영화를 찾곤 합니다.


얼마 전, 오랫만에 만난 지인에게 영화를 소개하는 소셜필름 큐레이터 일을 하고 있다니까 연말에 볼만한 영화가 무엇이 있느냐고 물어와서 개인별 취향이나 장르의 선호도와 관계없이 무난하게 볼수 있는 '평타'가 될만한 작품을 떠올려봤습니다.


타란, 얼마 전 다음소프트가 2017년 비즈니스 키워드 6가지로 선정한 단어인데, 정보 과잉의 시대에 결정하기 힘든 사람들에게 일종의 안심이나 안정 심리가 작용한 무난함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개봉관에서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번외편처럼 다가오는 SF 판타지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과 원전사고를 소재로 한 영화 <판도라>, 사회안전망 밖으로 내몰린 여자들의 각자도생 <미씽>있지만 연말의 분위기에 가장 어울리는 로맨스와 판타지, 음악이 어우러진 <라라랜드>를 추천하게 됐지요.


영화 <라라랜드>는 지난해 영화 <위플래쉬>로 미국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개부문 후보에 올라 편집상, 남우조연상, 음악상 등 3관왕을 거머쥐며 주목받은 데미언 차젤레 감독이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을 캐스팅해 제작한 뮤지컬 영화입니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여주인공 미아 역의 엠마 스톤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역시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화제가 됐고 <레 미제라블><물랑루즈><시카고><맘마미아!>과 같은 블록버스터급 뮤지컬영화의 명맥을 잇는 작품 완성도로 국내 평단에서도 이동진 평론가 등으로부터 호평받고 있습니다.



특히, 전작 <위플래쉬>에서 관객을 몰입시키는 드럼비트와 재즈 선율을 내세우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차젤레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버드맨><위플래쉬>에서처럼 재즈를 소통의 언어로 재해석,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바보들의 도시 할리우드에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청춘의 이야기를 통해 1950~60년대 황금기를 이뤘던 뉴욕 브로드웨이의 고전뮤지컬에 대한 헌사를 전합니다. 백 투더 클래식 웰메이드 뮤지컬영화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의 타이틀이 오르기 전 한 여름 오갈 수 없이 차들로 꽉차 정체된 고속도로에서 청춘들이 일제히 밖으로 나와 'Another day of sun'이란 음악에 맞춰 경쾌하게 펼치는 플래시몹 장면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고전으로 불리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오마쥬를 전하고 <선샤인 온 리스>의 엔딩신을 떠올리며 21세기 뮤지컬영화 중 가장 강렬한 역대급 오프닝으로 불릴만 합니다.



영화 <카사블랑카>의 촬영지 건너편에서 할리우드 영화인들이 드나드는 카페에서 톱스타에게 무료로 커피를 건네며 할리우드 입성을 동경하는 배우지망생 미아(엠마 스톤 분)가 학수고대 하던 오디션에서 고배를 마시고 축 늘어졌을 때 위로하는 셰어하우스의 친구들과 파티장으로 향하는 장면은 영화 <맘마미아!>를 떠올리는 것 같았어요.



미아가 파티장에서 할리우드에 재즈클럽을 열겠다며 재즈의 부흥을 꿈꾸는 재즈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분)과의 만날 때부터 LA가 내려다보이는 할리우드 언덕에서 스텝을 맞추는 로맨틱한 페어 탭댄스 장면은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에 헌사를 전하는듯 보입니다.


차젤레 감독은 영화를 신데렐라 스토리나 마법 같은 극적인 이야기로 함몰시키지 않고 사랑이나 꿈 등 인생의 선택에는 댓가가 따른다는 진리를 누구에게나 일어났으면 하는 마법 같은 판타지와 되돌아보면 한 없이 부끄럽고 씁쓸하기만 한 청춘의 리얼리티로 균형감 있게 연출해내는 것 같아요.


극중 연인의 사랑이 팍팍한 현실로 인해 궤도를 수정하고 꿈을 이루는 인생관이 달라질 때쯤 서로의 테마로 변주하는 'City of stars'는 '사랑을 쫓으랴 꿈을 따르랴'며 다미엔 차젤레가 새로 쓴 <비긴 어게인>처럼 다가오는데요, 단순한 드라마에서 멈추지않고 누구에게나 꿈 꿔 봤을 동화같은 판타지로 잔잔한 위로와 격려를 선사합니다.



엠마 스톤과 라이언고슬링의 로맨틱한 댄스의 황홀함은 때론 감미롭게 때론 경쾌하게 흐르는 선율을 따라 관객들의 심장 박동도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리고 군더더기를 생략하고 캐릭터를 중심으로 펼쳐놓는 미장셴은 극에 대한 몰입감을 높여주는 것 같아요.


내년도 개최될 미국아카데미상 시상식 주요 부문에 후보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뮤지컬코미디 부문이 특화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은 따논 당상이 아닌가 생각되는 '인생영화'로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마시고 감동의 여운을 느꺼보시길 추천하고 싶습니다.


연말에는 혼자라도 함께라도 볼만한 영화 한 편 어떠세요?


From Morningman.


영화'라라랜드' 에필로그 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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