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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크푸치의 모닝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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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큐레이터 시크푸치 Jan 04. 2017

모닝레터_0104. 어떻게 잘 놀 것인가

행복의 기준 성찰..제자리와 시작이라는 제로의 양가성

2017년 새해 첫날 밤, 인덕대학교에서 진행된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에서는 새해에 걸맞은 '없다'와 '시작'이라는 양가성을 지닌 '0(제로)'를 소재로 한 행복한 힐링 토크가 펼쳐졌죠.

이날 톡투유에는 가수 김윤아가 게스트로 참석하고 MC 김제동을 비롯해 정재찬 한양대 교수,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인디밴드 랄라스윗이 무대에 올라 '세상의 속도와 관계없는 우리들의 속도'에 대해 힐링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마련됐어요.

2017년을 새로 시작하면서, '2016년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주제를 내놓자 개석에서는 사전에 배부된 스케치북에 '회사에 사직서를 냈을 때', ' 다단계를 남편이 그만뒀을 때', '수능 시험이 끝났을 때' 등 의견들이 쏟아졌는데요. 제 경우도 생각해보면, 사직서 냈을 때가 아녔나 생각이 듭니다.

이어 MC 김제동은 숫자 '0'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청중들에게 본격적인 질문을 던졌고 청중들로부터 다양한 사연이 나왔죠. 방청객 가운데 사연 신청자는 "통장 잔고가 0원이었음에도 행복할 수 있었다"며 덴마크에서의 생활을 이야기했죠. 그는 "덴마크에서 행복의 기준은 함께하는 시간이었다"며 "소유가 아닌 함께하는 시간을 되새기면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습니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은 "최근 사람들은 0을 노베이스라는 말을 쓰는데, 아무것도 없이 처음 시작하는 것"이라며 워드 클라우드로 '0'의 양가성을 설명했는데요, "제자리와 포기를 나타내는 '없다'라고도, 처음과 새로운 '시작'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 말이죠.

또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는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에 대해서 "사실 저는 40대부터 편해지는 부분들이 있다. 사회에서 일을 할 때 나이도 어느 정도 스펙이 되는 면이 있다"면서 "20대 여성으로서 일할 때는 네가 뭐 할 수 있겠냐고 생각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사회적 편견에 대해 토로 하면서 "지금은 나이가 어느 정도 있고 경력이 되니까 할수 있을지도 몰라란 생각으로 바뀐게 느껴진다"며 주변의 시선이 변화한다고 전했어요.

송길영은 김윤아에게 "얼굴이 예전과 똑같은 것 같다, 예전 나우누리 때부터"라며 신인시절부터 팬임을 전했고 "자우림이 원래 (PC통신 시절) 나우누리 동호회에서 만든 그룹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죠.

이어 정재찬 역시 "일탈, 매직 카펫 라이드 등 노래를 보면서 우리나라 가요에 새로운 시가 들어왔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이런 문법이 가요에 들어올 수 있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참, 나이가 아름답게 느껴진다..어머! 자우림"이라며 김윤아와 손을 흔드는 인사를 하며 팬심을 드러냈습니다.

김윤아는 "행복의 기준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며 소유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지혜를 나누며 "놀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곳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가능하다면, 많은 교육기관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길을 열어 놨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내비쳤지요.

이에 김제동은 "더 이상 노는 것을 죄악시하는 시대가 이젠 바뀌었다. 90세 100세까지 어떻게 하면 잘 놀 것인가를 연구하는 시대, 그런 거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하자, 송길영은 "자동화가 되면서 사람에게 일을 다 주기 어려워져 더 잘 놀아야 된다. 남은 시간을 잘 보내지 못하면 인생도 목적이 없어지면서 힘들게 살게 된다"며 "근면성을 강조하던 생산 체계에 의한 방식만 남아 노는 꼴을 못본다"며 경직된 사회를 꼬집었고요.

특히, 이날 방송에서 스케치북에 "0이라도 되고 싶어요, 내 통장은 마이너스"라고 적은 한 여성은 88만원 세대의 청춘의 슬픈 현실을 대표하는 사연으로 "학자금 대출로 인해 '빚'을 갚느라 하고 싶은 것을 못했다"고 소개해 가장 많은 공감을 이끌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