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we can, yes we did" 오바마 고별연설이 남긴 것
어제 자 조간부터 하루 종일 화제가 된 것이 미국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긴 현직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고별 연설과 일주일 후 백악관의 주인이 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50분간 고별 연설을 했고, 그는 "변화는 나의 능력이 아니라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연대해서 이룰 수 있었다"면서 "Yes, we can! Yes, we did !"라는 마지막 메시지로 미국 국민들에게 변화 능력을 믿을 것을 당부했지요.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소설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 애티커스 핀치의 대사를 인용해
사람을 이해하려면 피부 속으로 들어가 그 속에서 걸어라"
는 말로 시민들에게 이해와 화합을 호소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불과 15시간 가량의 시차를 두고 첫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비전 제시에서도 사업가 기질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한편 기자들의 질문을 거부하며 언론에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고 냉랭한 분위기를 만들며 최근 탄핵 받아 직무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일변도의 기자간담회를 연상시켰어요.
오바마의 연설문 총괄 담당자 코디 키넌은 지난해 12월, 오바마가 하와이에서 휴가를 보내는 시기에 초안을 작성했고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비행기에서 연설문 초안을 오바마에게 전달했으며 오바마는 3~ 4 차례나 연설문을 고쳤다고 합니다.
키넌은 "초안을 작성해 대통령에게 건네주었는데 대통령은 마음에 들지 않는 문구는 노란색 리걸패드(메모장)를 꺼내 자신의 생각을 적어 내려갔다“면서 ”초안이 마음에 들 경우엔 전체적인 윤곽을 짜기 시작했다"고 덧붙였어요.
특히 연설문이 쓰여진 문서가 너덜너덜하게 변할 때까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수정 작업을 했다고 알려져 얼마 전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을 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강원국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국민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구술을 바탕으로 초안을 작성했고 자신의 생각을 보다 설득력 있는 말과 글로 다듬는데 한 달 내내 수차례 고치고 또 고쳤다"고 말한 내용이 떠올랐어요.
오바마는 이날 연설에서 "때론 두 걸음 후퇴하는 듯 느껴지지만 미국의 역사는 언제나 전진해왔다"면서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로 일어설 때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미국인들에게 시민 민주주의의 역할을 강조하며 '참여하고(show up), 몰두하며(dive in), 지켜달라(Stay at it)'는 당부를 잊지 않았어요.
2009년 취임 당시 연설문에서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는 말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고별 연설문에서 자신의 지난 업적을 생색내는 정치적인 메시지가 아닌 시민들의 민주주의 참여에 헌사를 보내며 비선실세나 언론장악 등 법치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이들에게 직격탄도 날렸습니다.
질서는 군사력이나 국가의 관계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원칙과 법치, 인권, 종교·언론·집회 및 독립 언론의 자유에 바탕한 것"
이라고요. 헌법에 기반한 권력의 주체가 국민임도 상기시켰고요.
지난 새벽에 특검에서 10시간 넘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조사한 끝에 박대통령의 청탁과 압박으로 최순실을 지원했다고 시인했다고 하네요. 이젠 댓가성 뇌물죄만 성립되면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연설에서 외쳤던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해냈다"고 광장에서 우리 국민들끼리도 포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바마의 시대가 저물고 있지만, 이번 연설은 세계적으로 시민 민주주의의 깃발을 펄럭이게 할 감동 그 자체의 명연설 이었어요. 시간되시면 전문을 들어보시길.
From Morning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