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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127. 행복의 가치도 변화한다

"버스와 여자는 잡는게 아니란다"..남의 행복도?


허진호 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사랑의 속성을 조명했는데요 극중 상우(유지태 분)는 "사랑이..어떻게 변하니"라며 비애를 삼켰고, 영화 상우 할머니는 "버스와 여자는 잡는게 아니란다"라며 연륜있는 지혜를 전했죠.


상우를 통해 관객들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되살려내며 분노나 절망이란 감정 위에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슴에 간직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느꼈고, <8월크리스마스>에서도 시한부 정원(한석규 분)은 "세월은 많은 것을 바꿔 놓는다. 사랑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그친다"라는 내래이션을 읊조립니다.


2012년 N세대의 아이콘으로 당대 유행하던 PCS폰의 CF에서 김민희, 차태현, 신민아는 "사랑은 움직이는거야"라는 유행어를 낳으면서 인기모델로 자리잡았고, 이후에 많은 영상물에서 대사로 인용되기도 했죠.



올해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시상식 화제작인 <라라랜드> 역시 사랑의 유한성을 그려내는데요, 할리우드에서 일인극 공연 결과에 좌절하며 고향에 칩거하게 된 미아(엠마 스톤 분)를 찾아온 연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분)이 여자친구에게 캐스팅 기회가 있다며 다시 꿈에 도전하라고 하자, 여주인공은 "철이 들면 꿈도 변한다"며 처음엔 거절하지요.


그들은 사계절을 낭만으로 채웠지만 이후 오디션을 마치고 현실이란 벽 앞에서 "네 꿈에 모든 걸 쏟아부으라"고 서로의 꿈을 격려하며 시간을 흘러 5년 후가 되면서 그녀의 말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복선처럼 다가옵니다.


남에게 이름을 붙여주던 배우 지망생 미아는 자신의 이름이 회자되는 톱스타가 되고, 여자친구가 못마땅하게 여겼던 밴드의 순회공연으로부터 제 자리를 찾은 세바스찬은 삼바클럽으로 변한 재즈 클럽을 인수해 모두 꿈을 이룬듯 보입니다만, 두 사람 모두 사랑은 포기했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자괴감을 안겨주죠.



꿈과 사랑뿐 아니라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의 가치도 점차 변화하는 것 같아요. 추위나 더위를 피하면 뭔가 먹거나 자고 싶어지고 이후엔 안정감, 부와 명예에 이어 자아실현 등으로 변해가는 욕구의 충족 여부에 따라 행복감도 달라질테니까요.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스님이 자신이 운영하는 마음치유학교 교장으로 중앙일보 25일자, '마음산책'이라는 코너에 기고한 '행복 요소는 변화한다'는 칼럼에서는 변화하는 행복에 대해 소개했어요.


종교를 초월해 인생멘토로 폭 넓게 활동하고 있는 혜민스님은 최근 공부했던 명리학(사주로 한사람의 운명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동양철학의 한 학문)과 심리학에서 다소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방향성을 제시해왔던 행복론에 대해 많은 변화를 성찰하게 됐다고 해요.



스님은 수천년 이상 내려온 전통 학문으로 명리학 서적과 인간의단계별 욕구 이론을 정립한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래햄 매슬로의 책에서 공통된 점으로 행복의 요소들이 계속 변화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죠.


혜민 스님은 "인간의 행복이 돈이나 명예, 권력 등 단일 요소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성장 과정 속에 있는가에 따라 욕구가 달라지고 개인이 처한 환경이 달라 순차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전했어요.


이에 스님은 우리가 막연하고 추상적인 이상으로서 행복을 꿈꾸기보다는 현재 무엇에 결핍을 느끼고 있는지 욕구를 들여다보고 어떤 성장 로드맵으로 인생을 설계할지 생각하는 것이 궁극의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조언했지요.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는 욕구와 결핍 요소를 살펴야 할 때 같아요.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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