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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228.문라이트, 오스카 Again2014

제작자 변신한 연기파 배우 3인방, '라라랜드' 독주에 제동


"영화 <라라랜드>가 아니라 <문라이트>가 올해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이하 오스카)이 26일(현지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개최된 제89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부문 발표에서 수상자가 뒤바뀌며 무대에 오른 영화인의 말입니다.


오스카 14개 후보에 올라 10개부문 가량 수상이 예측됐던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의 대항마가 된 배리 젠킨스 감독의 영화 <문라이트>는 3년 전인 2014년 오스카에서 흑인 감독과 배우가 출연하며 최우수작품상 등 3관왕을 수상했던 <노예 12년>의 제작사 플랜B의 작품으로 제작자로 변신한 배우 브래드 피트는 역량을 인정받고 스포라이트를 받게 됐네요.


<문라이트>의 브래드 피트 외에도 맷 데이먼이 제작자로 나선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각본상(케네스 로너건)과 남우주연상(케이시 애플렉)을 가져갔고, 68회 오스카에서 <브레이브 하트>로 작품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던 멜 깁슨이 제작, 연출을 맡은 영화 <핵소 고지>도 작품상의 바로미터인 편집상(존 길버트)과 음향효과상 등 각각 2개 부문을 가져가며 <라라랜드>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어요.



지난 86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제작사 플랜B는 <노예 12년>으로 당시 7관왕을 거머쥔 영화 <그래비티>를 제치고 최우수작품상, 각색상, 여우조연상(루피타 니옹고) 등 주요 3개 부문 수상하며 대이변을 연출했습니다.



오스카 시상식, '문라이트'로 열고 '문라이트'로 닫다


올해 감독상, 촬영상, 여우주연상(엠마 스톤) 등 6관왕을 차지한 <라라랜드>를 꺾고 시상식 첫 순서로 마허샬레하쉬바즈 엘리가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 시작해 각색상(배리 젠킨스) 수상에 이어 대단원에 최우수작품상까지 수상하며 <문라이트>로 열고 <문라이트>로 닫으며 3년 전의 영광을 재현했네요.


카리스마 있는 인생 멘토이자 인종갈등과 차별 속에 견뎌내야 하주인공의 대부 역, 마허샬레하쉬바즈 엘리의 존재감이 빛나는 영화 <문라이트>는 흑인 소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달빛에 투영된 미국사회의 민낯을 서정성 넘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특히, 순조롭게 진행되다 싶던 이날 행사는 가장 마지막 순서인 최우수작품상 수상작 발표 때 행사 주최 측의 실수로 중복해 프린트 됐거나 앞선 순서 때 시상자 중 한 명이 놓고 나온 여우주연상 수상자 봉투가 최우수작품상 시상 순서에 시상자인 워렌 비티에게 전달돼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죠.


고전영화 <러브 어페어><벅시>의 원로배우 워렌 비티와 <삼총사><잔 다르크>의 페이 더너웨이가 시상자로 무대 위에 올랐고, 워렌 비티가 뜸을 들이고 주저하다가 한참 바라보다가 페이 더너웨이에게 넘기자 거침없이 "라라랜드"라고 호명하자, 라라랜드 팀이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거의 다 발표했죠.



그러다가 뒤늦게 사회자인 지미 카멜이 원래 작품상 봉투를 가져와 개봉하자 수상 소감을 밝히던 <라라랜드>의 프로듀서 호로비츠가 라라랜드팀과 장내에 "실수가 있었다. <문라이트>가 작품상을 수상했다. 농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어요. 이때 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지켜보는 필자도 공동 수상이었나 싶었죠.


하지만, 호로비츠가 개봉한 수상작 시트를 카메라에 들이댔고 다시 사회자가 <문라이트>를 작품상이라고 정정하자 <문라이트>의 배리 젠킨스 감독 등 배우들과 스텝진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와 라라랜드팀에게 트로피를 건네받으며 다시 수상소감을 전했고, 워렌 비티가 해명하는 등 해프닝이 발생한 가운데 행사는 마무리 됐습니다.



이러한 해프닝으로 인해 오스카 공식 계정에 작품명을 정정하는가 하면, 국내 주요 매체에서도 앞서 작품상이 호명되기 무섭게 포털사이트에 올린 '라라랜드 7관왕..이변 없었다'는 헤드라인을 정정하는 해프닝도 목격됐어요.


예고된 Oscarssoblack..흑인배우, 남녀조연상 수상


올해 오스카 시상식은 지난해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일며 배우들의 보이콧과 공정성 논란을 겪은 주최 측이 이를 만회하기라도 하려는듯 사회자인 지미 멜은 오프닝 멘트부터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기 시작했요.


그는 "국가가 분열됐는데, 미국이 하나로 뭉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대화해야 하고 우리가 먼저 시작하자"라며 "지난해 오스카가 인종차별적이라고 했는데 올해는 트럼프 덕분에 그 이야기가 사라졌다"고 재치있는 진행을 이어갔어요.


여우조연상은 배우조합상에 이어 영국아카데미까지 휩쓴 영화 <펜스>비올라 데이비스가 수상했죠.



부대행사로 투어버스에 오른 다양한 인종들로 구성된 여행객을 배우들과 무대 사이로 불러 즉석 '시상식 투어' 이벤트도 진행하고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시상식 중간에 풍선을 사용한 쿠키 등 간식을 제공했죠.


하지만 초반에 여유있게 진행되던 시상식은 중후반으로 갈수록 시간 부족으로 인해 수상자가 급히 나와 숨을 돌릴 겨를도 없이 속사포같은 소감을 내뱉어 작품상 발표 실수와 함께 원활한 프로그램 진행은 과제로 남겨야할 것 같아요.


이번 오보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탓인지 남우주연상 수상 적합에 대해 딴지를 거는 매체도 있어 보이는데 연기자는 연기로 판단한다는 오스카의 심사 방향은 변함없었던 것 같아요.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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