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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324. 선거,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이유

픽션이 팩트를 이기는 현상..메시지 내용보다 출처를 더 빨리 망각

 

제 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 분야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대선 보도 모니터링 및 감시에 나섭니다. 이들은 지난 20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2017년 대선미디어감시연대'(이하 대선감시연대)를 발족했어요.

 

지난 2012 대선에서 국정원이 불법적으로 SNS 여론 조작에 개입하는 등 충격적인 사태를 치른바 있어 올해 대선감시연대는 방송·지면 보도 뿐 아니라 페이스북 등 SNS 보도,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의 대선 특집페이지까지 감시 대상에 포함, 폭 넓게 언론보도를 감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유권자에게 정치적인 냉소와 혐오를 확산시키는 보도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보도 △선정적인 보도 △근거 없는 음모론과 흑색선전 의혹 폭로 등을 주요 감시 대상으로 했어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자 경선이 지난 22일부터 전국 동시 투표소에서 시작된 현장 투표 과정에 1천 여명이 참관한 가운데 경기, 대구·경북, 전북 등 지역 대화방에 후보자별 득표수 집계 결과가 유출돼 후보자 경선이 본격 시작되기도 전에 여론 왜곡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선관위의 관리에 허점을 노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자 후보자간 의혹 제기와 비방 등이 더욱 거세게 확대돼 각 정당이 치러야하는 본선 을 치르기도 전에 선거판이 후보자간 비방과 흑색선전 등으로 진흙탕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싶어요.  

 

커뮤니티형 뉴스사이트 조선PUB에 따르면,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흑색선전을 사회심리학 측면에서 '수면자 효과(sleeper effect)'라는 용어로 설명하는데요, 이는 자고 일어나면 소문을 어디서 들었는지 잊어버려서 라고 해요.


 

이렇게 되면, 최근 확산되고 있는 '가짜뉴스'처럼 소문을 결정적 증거처럼 받아 들이고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발단이 된 정황이 사라지고 각종 추측성 소문들이나 소수의견이 진실인 것처럼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가지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해당 내용에 대한 동의하는 경향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수면자 효과를 발견한 사회심리학자 호블랜드와 와이스(Hovland & Weiss)는 몇 가지 주제에 대해 신빙성이 높은 전문가의 저널, 논문 등 자료와 신빙성이 낮은 자유기고가의 글, 두 가지를 선정해 200여 명의 참가자들에게 각 메시지에 동의하는 정도를 설문에 응답하도록 하고 4주 후, 동일한 메시지에 대해 얼마나 동의하는지 다시 측정한 결과, 신빙성이 높은 글의 메시지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설득력이 10.7% 감소한 데 반해 신빙성이 낮은 글의 메시지는 설득력이 오히려 7.4% 증가한 것을 발견해냈죠.


 

정성훈 교수의 저서 <사람을 움직이는 100가지 심리법칙>에서도 이를 설명하고 있는데요, 인간의 기억이 메시지의 내용보다 그 출처를 더 빨리 망각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빙성 없는 글의 메시지를 더 믿게 된다는 것입니다.


수면자 효과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분야는 광고로, 광고 당시에 효과가 즉각 발생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는 광고에서 보았던 긍정적인 메시지만 기억하게 된다는 것인데요, 선거운동에서도 흑색선전이 효과가 있는 이유도 수면자 효과와 관련이 있다는 것 아시나요?

 

특히, 강한 파급력을 지닌 SNS는 위의 더불어민주당 경선 현장투표에서 후보자별 득표수 집계 유출 사례에서 보듯 선거에서 흑색선전의 주범으로 상대를 비방하는 메시지의 확산은  우리의 기억 속에 출처에 대한 정보를 지우며 '수면자 효과'를 부채질하게 된다고 합니다.

 

최근, SNS를 통해 유통되는 정보지(찌라시)에 난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의 출마설이 유력 조간에까지 보도되는 현상 또한 '수면자 효과'가 아닐까 싶네요. 올바르게 분별하고 판단해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시길.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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