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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323. 힐링 버스킹 '말하는대로' 종영

시즌2 예고..어떤 공감과 힐링의 메시지 전할지 관심



신개념 강연 토크쇼인 JTBC의 <말하는대로>가 첫 번째 시즌에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시즌2를 기약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습니다.


<말하는대로>는 '세바시', '강연 100도씨', '포프리쇼' 등 전성기를 이뤘던 강연 프로그램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질 무렵, 기존의 강연이 가진 틀을 깨고 연예인이나 명사들이 거리로 나와 진솔한 자기고백과 함께 따스한 힐링과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죠.


지난해 9월 첫 전파를 탄 시사교양 프로그램 <말하는대로>는 스튜디오와 같은 폐쇄된 공간을 벗어나 시야가 탁 트인 광장으로 나와 힐링 토크쇼 형식을 띤 '강연 버스킹'으로 주목받았는데요.



거리의 즉석 강연에서는 톱스타를 비롯한 저명한 인사들 역시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전하면서 촛불집회에서 시민 자유 발언과 맞물려 소통하고 공감하는 광장 문화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청중이 한정된 공간을 탈피해 신촌이나 대학로 등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서 진행되기도 했고,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강연을 들을 수 있도록 했죠.


특히, 종방에 출연한 강연자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띠었는데, 첫번째 시즌 마지막 방송인 24회분에는 지난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한국 선박을 구출하는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며 유명해진 외과전문의 이국종 아주대 중증외상특성화센터장과 역사 전문가인 심용환 강사, 얼마 전 <복면가왕>에 출연해 화제가 되며 최근 예능에도 출연하는 배우 박진주였어요.



이날 첫 번째 버스커로 나선 심용환 강사는 일본 정부와 졸속 합의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했던 역사 이야기를 꺼내며, 광복 40년이 지난 1991년에서야 담론으로 제기될 수 있었던 한국 사회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전했죠.


특히, 학자들이 발굴해낸 군 문서와 일본 군인들의 회고록,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 등을 명백한 증거로 제시하며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에 사과를 받아야만 하는 이유를  명확히 짚어준 생생한 역사교실이었다고 할 것 같아요. 국정 역사 교과서로 역사를  왜곡하려는 파면된 박근혜 정부의 반 역사적 행태를 실감케하는 대목이었죠.

  

또한 심 강사는 가족과 자녀로부터 외면당하며 고통과 외로움 속에 살아가야 했던 피해 할머니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공개하며 "이는 여성인권문제였다는 것을 놓치면 안 된다"며 "물질적인 보상보다 실제 필요한 것은 그들의 고통을 들어주고, 그러면서 그들의 아픔을 덜어낼 수 있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 이 사회의 역할이자 품격"이라고 전했죠.



드라마 <골든타임>과 <낭만닥터 김사부>의 모델이 된 인물로 알려진 이국종 교수는 "정부 관료들도 ‘골든타임’이라는 용어를 많이 쓰는데 ‘골든아워’라고 해야 한다. 한 시간 내로 치료가 시작돼야 환자가 살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중요한 말"이라며 "몇 달씩 사투를 벌이다가 떠나보낸 환자들이 많다. 그런 분들이 다 기억나 세상에 빚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그 동안 출연을 거렸던 배경을 설명했죠.


그는 아덴만 작전 당시 석 선장을 치료했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해군 수병들과 UDT 대원들이 목숨을 걸고 접전했는데 제 이름이 괜히 오르내리는 것 같아 부끄럽다"며 "외상관리 시스템의 부재로 제때 치료받지 못해 죽은 환자들이 1만여 명이 된다"며 영리 추구에 급급한 한국 의료계의 현실을 꼬집었어요.


마지막으로 등장한 배우 박진주는 밝고 명랑해보이는 모습 뒤로 영화 <써니> 이후 힘들었던 생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해 깊은 감동을 전했습니다.


박진주는 “배우로서 연기하는 것은 자신 있게 잘 하는데 박진주에 관해 이야기하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나조차 나에 대해 모르고 나를 아껴주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조금씩 들었다"며 속마음을 털어놨죠.


그녀는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알았으면 좋겠고 스스로 많이 생각하고 자신을 예뻐해 줬으면 좋겠다. 있는 그대로 사랑 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아셨으면 좋겠다. 여러분들은 특별 할 수 있는 존재며 이런 기분으로 집에 돌아 가셨으면 좋겠다”는 훈훈한 마무리를 전했어요.


강연 프로그램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말하는대로>는 첫 시즌을 마감하고 재정비 후 시즌2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어떠한 공감과 힐링의 메시지를 전할지 주목됩니다.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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