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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420. 세월호 3주기 '그날'의 기억

톡투유, 진상 규명과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 치유의 출발점이라는 자각


지난 16일 방송된 JTBC 오픈 토크쇼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에서는 세월호 3주기를 맞아 '그날'을 소재로 세월호 참사 그날과 얽힌 청중들의 다양한 사연이 조심스럽게 소개돼 이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이날 톡투유에는 만화가 윤태호, 송형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그리고 JTBC의 '팬텀싱어'에 출연했던 4중창단 포르테 디 콰트로가 출연해 국민 모두를 힐링하고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먹먹하게 만들었죠.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세월호 미수습자 9인과 얽힌 인연을 소개한 20대 여성이 보낸 사연에 청중들은 눈물을 흘렸는데요 "2014년 4월 16일을 떠올리며 뉴스 속보에서 선생님 이름을 본 순간 내가 잘 못 봤나 생각했다"며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이 여성은 세월호 미수습자 9인 가운데 고창석 교사가 재직했던 안산 지역 출신이었던 것. 중학교 시절 학생들의 훈육을 담당하는 고창석 교사를 회상하는 사연이 소개되고 참사 3주기 영상이 소개되자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고 카메라에 잡힌 청중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어요.


이어 "체육 선생님이셔서 당연히 탈출하셨을 줄 알았는데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뛰어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학교 담을 넘어가는 친구들을 한 번에 잡으시는 무서운 선생님이셨다"며 애써 웃음을 나타냈죠.


이에 김제동은 "이 이야기를 듣고 곁에 없는 이를 추억한다면 우리 머릿속에 그려져 참 좋다"며 "그날도 누구보다 가장 먼저 아이들에게 달려가셨겠지요"라고 답했어요.



뒤이은 사연도 세월호 유가족과 연관된 것이었죠. 안산 단원고 이단비의 사촌 언니라는 30대 여성은 "주저하다가 사실, 사촌 동생이 세월호에 타고 있었다. 그날만 생각하면, 사고가 나게 된 배경이나 구조되는 상황도 상식이 통하는 때였다면 분명히 아이들은 나올 수 있었을 텐데 누구 하나 나가자며 소리치는 친구들이 없었을까 안타까움이 더했다. 단비는 다행히 시일이 지나서 생일날 찾을 수 있었다"며 사연을 이어갔습니다.


그녀는 "이모에게 여기 나가면 무슨 말을 가장 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결국에 우리가 바라는 거는 남은 미수습자들 한 명도 빠짐없이 찾는 것과 정확한 진실 규명을 통해서 앞으로는 그런 사고가 절대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면서 최근 인양된 세월호에서 미수습자수색이 가장 선결된 것이라고 강조했죠.


송형석 전문의는 "외상 후 증후군을 설명하자면, 큰 사고를 당하면 30%는 멀쩡하고 40% 정도는 약간의 증상을 겪고, 20%는 중증이며 10% 정도가 굉장히 심한 외상 증후군을 겪는데, 이분들은 30년까지도 증상이 지속된다"라며 "초반에는 가족들과 잘 지내게 해주고 기분 편안하게 해주는 게 원칙인데,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사고를 잊으려 하지만 마음속에서 불안 증상이 계속된다"고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진단했어요.



김제동은 "답답하니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책임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라며 "왜 나가자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없었을까. 내가 안산으로 이사 갔으면 안 된다. 우리 아이 그 학교에 넣었으면 안 된다. 그러다 보면 결국 내가 태어났으면 안 된다 라는 자책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죠.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자신에게 탓을 돌리는 것"이라며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 치유의 출발점"이라며 "우리가 이렇게 모여서 마음속의 아픔을 드러내고 얘기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방송에 참여한 JTBC ‘팬텀싱어’ 우승팀인 포르테 디 콰트로의 멤버 고훈정은 세월호 참사 그날을 회상하며 “아이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많은 사람이 아파하고 공감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고 전해 깊은 여운을 자아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모두에게 죄책감을 안길 정도로 국가적인 사건이라서 사회나 정치권에서 더는 부추기지 말고 진정한 치유를 모색해야 할 것 같아요.


From Morningman.


시크푸치의 모닝레터_0420. 세월호 3주기 '그날'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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