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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421. 70회 칸영화제 주요 관전 포인트

칸이 선호하는 거장 가와세 나오미, 봉준호-홍상수와 아시아권 자존심 대결


계절의 여왕인 매년 5월에 프랑스의 휴양지 칸에서는 세계인의 영화 축제, 칸국제영화제가 개최됩니다.


내달 17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될 제70회 칸국제영화제의 경쟁 부문을 비롯해 비경쟁 등 공식 부문 초청작 라인업이 지난 13일 공개됨에 따라, 70번째로 최고의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을 안게 될 주인공은 누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요.



특히, 심사위원장의 기호와 취향이 본상 수상에 영향을 끼치는 가운데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고 국내에서도 개봉했던 영화 <줄리에타>를 연출하고 <그녀에게><나쁜 교육><귀향> 등 작품에서 강렬하면서도 감각적인 미장셴으로 인간 내면의 사랑과 욕망, 모성 등의 감정을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해 온 스페인 출신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으면서 그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궁금해집니다.


심사위원장의 취향을 미뤄볼 때, 인간의 본성을 사유하면서 보편적인 일상에서 특별함을 성찰해내는 드라마가 강한 작품들이 이번 칸영화제에서 강세를 띨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드라마틱한 스토리에 주제의식을 표현해내면서 감각적인 미장셴을 강조하는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이나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영화 속 주제의식을 사유케하고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들을 주의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또한, 칸영화제는 3대 국제영화제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색채가 짙은 영화제로 경쟁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등 과거 수상 경력이 있는 거장은 신작 초청이 용이하나 상업 영화를 연출한 신진 작가나 선댄스영화제 초청작 등 실험적인 작가들에겐 진입 장벽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아르노 데스플레셍 감독의 프랑스 영화 <이스마엘의 유령>은 마리옹 꼬띠아르과 샬롯 갱스부르, 마티유 아말릭 등이 출연하는데요, 프랑스 누벨바그의 뒤를 잇는 작가주의 감독으로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존재에 대한 성찰을 영화에 담아내는 데 탁월한 연출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는 세계 최대 온라인 콘텐츠기업 넷플릭스가 투자한 오리지널 필름으로,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영화 <문라이트><노예12년>으로 작품상을 거머쥔 제작자 겸 배우 브래드 피트의 플랜B가 제작을 맡았는데 600억 여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SF 판타지 블록버스터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조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는 <위 아 영><프란시스 하><미스트리스 아메리카> 등 작품으로 뉴욕 3부작을 완성한 노아 바움백 감독의 영화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도 칸 경쟁부문에 진출시켰는데요, 뉴욕을 배경으로 아빠와 남매 이야기를 그려낸 이 영화에는 아담 샌들러, 벤 스틸러, 더스틴 호프만 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요.


넷플릭스와 함께 주목받는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도 경쟁부문에 오리지널 필름을 진출시켰어요. 보편적인 서사로부터 연대가 필요했던 두 여자의 혁명적 사랑이란 서사를 이끌어 낸 영화 <캐롤>로 전 세계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은 토드 헤인즈의 신작 <원더스트럭>이죠.




유명 동화 작가 브라이언 셀즈닉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태어나서 만나 본 적 없는 아빠를 찾아 나선 소년과 가출한 청각장애인 소녀의 이야기를 50년의 세월에 교차해 전개한다고 해요.  


특히, 2015년 영화 <스틸 앨리스>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은 줄리안 무어와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올해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미셸 윌리엄스가 출연해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되고 있어요.


이처럼 올해 칸영화제는 기존 필름 영화사로부터 지구촌 전체에 네트워크를 확보한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플랫폼으로 외연을 확대한 변화도 주목할 만한 점이죠.



다르덴 형제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2015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디판>을 비롯해 <내일을 위한 시간><유스> 등 완성도 있는 예술영화를 국내에 소개했던 영화수입사 그린나래미디어는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올해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을 수한 영화 <토니 에드만>과 짐 자무쉬 감독의 <패터슨>을 수입한 바 있습니다.


거장들의 신작이 주목받고 있는 올해 칸 영화제에서 그린나래미디어는 미국 출신 토드 헤인즈 감독의 <원더스트럭>을 비롯해 독일 출신 미카엘 하네케의 <해피엔드>, 일본 출신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빛(히카리)> 등 판권을 이미 구입해 놓아 국내 개봉을 준비하고 있어 영화제 폐막 이후 국내 개봉도 기다려집니다.



칸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거장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신작 <해피엔드>는 <피아니스트><엘르>의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2012년 황금종려상 수상작 <아무르>의 장 루이 트린티냥을 캐스팅해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한 남자와 가족의 이야기로 현대 프랑스 중산층 가정의 단면을 조명할 것으로 보여요.


칸으로부터 다섯 번의 경쟁 부문을 포함해 총 일곱 차례의 공식 초청을 받았던 일본의 거장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신작 <히카리(빛)>은 시력을 점차 잃어가는 사진작가와 청각장애인의 음성 해설을 돕는 여자의 감성로맨스를 그려냈어요.


가와세 나오미 감독도 칸이 선호하는 여성 감독으로 2007년 칸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고 2011년 <하네즈>와 2014년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바 있습니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린 여성감독의 작품도 눈길을 끄는데요, 가와세 나오미 외에도 프란시스 코폴라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매혹당한 사람들>과 칸에 두번째 초청된 영국 출신 린 램지 감독의 <너는 정말 여기 없었다>가 어떤 평가를 받을 지도 지켜볼 만합니다.



UPI코리아가 배급하는 <매혹당한 사람들>은 돈 시겔 감독의 1971년작을 리메이크 했는데요, 미국의 남북 전쟁을 배경으로 금남의 학교에 머물게 된 부상당한 북군 병사의 이야기가 콜린 파렐, 엘르 패닝, 커스틴 던스트, 니콜 키드먼 등 톱스타들의 열연으로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요.


특히, <그 후>의 홍상수, <옥자>의 봉준호 감독과 함께 <히카리>의 가와세 나오미가 아시아권 국가의 자존심을 지키는 본상을 수상할 지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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