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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601.인간과 생명 존중, TED의 새가치

올해의 수상자, 교황의 강연과 '미래의 당신' 주제에 가장 부합된 신념


지난 5월 말 캐나다 밴쿠버에서 성 프란치스코 교황의 18분짜리 깜짝 화상 강연을 소개했던 세계 지식 강연 '2017 TED' 연례 콘퍼런스는  '미래는 당신(The Future You)'이라는 테마로 미래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청년들을 주목했습니다.  


기술(Technology), 오락(Entertainment), 디자인(Design)을 주제로 공유할 만한 강연을 나누는 커뮤니티인 TED는 기아와 질병으로 신음하는 아프리카에서 의료 혜택의 시각시대에 놓인 사람들에게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라는 아이디어를 통해 지난 2005년 동료들과 비영리 의료 단체 ‘라스트 마일 헬스(Last Mile Health)’를 설립한 라즈 판자비 박사를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했어요.


“세계에서 연간 900만 명이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다. 말라리아 진단에 필요한 1달러짜리 키트, 폐렴 치료제, 소독약 같은 의료용품이 든 배낭 하나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디지털 활용한 현지인 의료교육, 아프리카 오지 환자 살리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TED 콘퍼런스에 참석해 현장을 취재한 기자의 인터뷰 보도에서 그가 한 말이죠.


중앙일보 기사 원문



판자비 박사는 현지 의료 노동자들을 교육 하고 30가지의 질병에 대처할 수 있는 약품과 의료 도구로 꽉 채운 구호 배낭을 지급하고 구석구석을 찾아다니게 하면서 10여 년간 크고 작은 기적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는 자신의 결혼 선물로 받은 종잣돈 6,000달러를 근간으로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라이베리아 등 의사의 접근이 어려운 지역 마을에서 중등교육을 마친 현지인 가운데 ‘커뮤니티 의료 노동자’를 선발해 이들에게 기초적인 의료 교육을 하고 이들에게 정당한 급여를 지급해 소속감과 책임감을 강화했다고 합니다.


박사가 세운 의료 단체는 아프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1만여 명의 현지 의료 노동자들이 의술을 익힌 뒤 자신의 이웃들을 돕게 한 것이죠..특히, 커뮤니티 의료 노동자들은 지난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한 에볼라 사태 때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환자 이동을 제한하고 스마트폰으로 단체 소속 의사들과 연락하며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해요.



이러한 배경에는 얼마 전 개봉했던 영화 <라이언>의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인도 출신 판자비 박사의 굴곡진 개인사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70년대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로 이주했다가 1989년 내전이 발발하자 미국으로 망명해 지역 사회의 도움으로 가족은 노스캐롤라이나에 정착했고 판자비 박사는 의대를 졸업해 하버드 대학 병원과 버밍험 여성 병원 등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의대 재학 중이던 20대 중반에 다시 라이베리아에 건너가 내전 후유증으로 50여 명의 의사밖에 남지 않아 현지에서 의료 노동자가 치과 치료를 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고, 면허가 없는 일반인의 의료 행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의료계의 우려에  대한 고민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지역 의료 노동자가 의사의 몫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키우는 것"이라는데 착안해 이들을 관리할 전문 의료인이 필요하고 의료 분야에서 일자리가 다양해지면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죠.


그는 올해 TED 상으로 받은 100만 달러(11억 여 원)의 상금을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75개국에 커뮤니티 보건 학교를 세우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혀 2030년까지 약 3억 명의 생명을 더 구할 수 있다는 인류애에 대한 확신을 내비쳤어요.



판자비 박사의 이러한 행적은 환경과 지구촌을 생각하며 소외당하는 이들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유연한 혁명'을 주제로 한 교황의 깜짝 강연 메시지를 떠올리게 하면서 지속 가능한 의료 혜택 제공을 통해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생명 존중 등 '히포크라테스의 후예'로서의 신념을 실천하는 '미래의 당신', 현실 속의 히어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위기와 선택의 순간에서 외과 전문의 강모연(송혜교 분)이 되뇌던 "나는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며 인종, 종교, 국적, 정당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게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잊지 않고 말이죠.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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