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레터_0808. 청춘세대 속풀이 토크, 사이다 공감

다시 유행하지 말아야 할 청춘을 울리는 신조어 베스트5로 토론


중장년층을 겨냥한 아재 예능이 지상파 TV를 비롯해 홍수를 이루는 가운데,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이 이번 달 1일부터 매주 화요일에 방영하기 시작한 예능 토크쇼 <열정 같은 소리>(이하 '열정소')는 답답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위축된 청춘들에게 사이다와 같은 공감을 선사하며 대국민 속풀이 토크쇼인 JTBC의 '김제동의 톡투유'의 빈 자리를 메울 프로그램으로 주목됩니다.


'열정소'는 최근 예능 분야로도 영역을 넓힌 영화평론가 허지웅이 MC를 맡아 교훈적이거나 일방적인 소통이 아니라 청년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면서 청춘들이 힘든 현실을 극복하는 이야기와 함께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에 교감하면서 힐링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요.


또한, 각양각색의 직업군을 지닌 2030세대 게스트가 참여해 눈길을 끄는데요. 구성원을 살펴보면,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영화배우 김꽃비를 비롯해 월세를 내야 한다며 트로피를 경매에 부친 영화감독 이랑, 청춘 잡지 '월간잉여'의 편집장 최서윤, 두뇌 천재로 알려진 모델 심소영, 힙합 가수 제리케이, '열정페이' 단어의 창시자 김간지, 일러스트레이터 김나훔 그리고 '프로듀스101 시즌2'의 열정 래퍼 장문복이 그들입니다.



허지웅은 "젊은 사람 열정은 왜 그렇게 맨날 싼가? 청년들의 불행을 이용해 한 두 푼 더 얻어가는 거로 기쁨을 얻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고, 모델 심소영은 "나이 먹으면 무조건 다 잘 되나요?"라고 말을 던졌고 최서윤 편집장은 "다음 생이 없는데 이번 생이 망하면 죽으라는 건가?"라며 팍팍한 현실에 대해 거침없이 내뱉으면서 말이죠.


'우린 졸라 젊다'라는 직설적인 화법의 타이포그래피가 눈길을 끌며 최근 청춘들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떠오른 서울 종각역 부근 마이크임펙트스퀘어의 옥탑층, 엠가든에서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는 VCR을 통해 2030 세대의 팍팍한 현실이 담긴 목소리가 전해지기도 했는데요, 취업은 막막하고, 팍팍한 현실에 답답한 대한민국 청춘의 자화상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방송에 앞서 실시한 앙케이트 결과에 따라 '청춘을 울리는 신조어 베스트5'를 공개하며 열정소 멤버들의 거침없고 솔직한 속풀이 입담은 시작됐는데요, 1위에는 청춘뿐 아니라 전 세대가 공감할 만한 헬조선이 올랐고, 2위에는 금수저-흙수저 등 수저계급론, 3위는 청년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어 버린 열정페이, 4위는 청년 실업자에 신용불량자를 합성한 신조어로 '청년 실신' , 5위는 이번 생은 망했다는 뜻의 줄임말로 '이생망'이 차지했어요.



헬조선이란 현실이 힘들지만 솔직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시종일관 이어간 게스트들은 가장 먼저 수저 계급론에 대한 화두를 시작으로 열정페이, 흑역사, 아르바이트 최저시급에 이어 인형 뽑기와 코인 노래방 등으로 대표되는 시발 비용(홧김 비용)에 대한 토크를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인터넷상에 수저 계급론은 부모의 자산과 수입 규모에 따라 흙수저부터 다이아몬드 수저까지 정해져 있다는 말에 게스트들에게 각자의 기준대로 선택하게 했는데요.


김나훔이 "학자금 대출로 학교에 다녔는데, 돈으로 사람을 가르는 현실에 대해 불편하다"라고 말하자, 심소영은 "부모님의 돈이 제 돈이라 생각을 한 적이 없고 현재 경제적으로 독립해 생활하고 있다"라고 응수했고, 이에 김간지는 "우리가 중요하고 수저 색깔은 중요하지 않다"라며 "부모의 수저 색깔을 따지기 전에 태어난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라고 뼈 있는 말로 공감을 샀어요.



"수저 계급론이 없어져야 한다. 행복한 가정인데 경제적으로 힘들면 흙수저인지, 부유한데 불행한 가정이 진짜 금수저라고 할 수 있는지 생각이 든다"라고 심소영의 말에 최서윤은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합의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다만, 용어를 소비하는 데 있어 내가 불행하다는 불행 배틀을 한다든가 저 사람은 부자니까 비난해도 괜찮다는 등 유희적이거나 자조적인 방식으로 수저계급론이 표출되는 방식이 문제다"라고 설명했어요.


김꽃비는 "수저계급론이 나온 배경이 내가 어떤 부모에게 태어났느냐에 따라 나에게 주어지는 기회 자체가 다르고, 부모의 계급을 뛰어넘기가 어려운 사회이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난 흙수저라는 걸 말하고 싶지 않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 물어보는 것 자체가 폭력이다"라고 불편함을 토로하자 제리케이는 "한국 사회의 고질병 같은 것"이라며 편을 갈라 붙여야만 해소되는 것 같다"고 전했죠.



김간지는 이생망과 같은 신조어의 유행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어디가 나쁘고 불합리한 건지 불만을 느끼고 해답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자 제리케이는 "생활비가 빠듯하고 아르바이트를 계속해야 하는 청년들에게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응수했어요.


이어 진행된 청춘의 홧김 비용이 월평균 19,000원이라는 데 충격을 줬고, 게스트들에게 주어진 홧김 비용의 사용처 가운데, 지난주 모닝레터에도 소개한 바 있는 "저가 생활용품점에서 천 원짜리 머리띠와 방향제 등을 득템하며 쇼핑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며 웃음을 선사한 장문복의 사례에서 경기 불황과 함께 인형 뽑기, 코인 노래방으로 현실을 버텨내는 청춘의 웃픈 초상이 다가왔어요.


흙수저, 이생망, 홧김비용 이런 신조어가 더 이상 청춘들의 대화 속 유행어가 되지 않으려면, '이젠 기성세대가 화답할 차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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